여행가 김순경씨가 추천하는 중앙고속도로 주변의 아주 특별한 맛집
중앙고속도로는 대구에서 의성과 안동,예천 그리고 영주와 풍기,단양,제천 등 한반도의 내륙 깊숙한 옛 고을들을 차례로 꿰뚫고 홍천을 거쳐 춘천에 이른다.
예전 같으면 고장의 이름만으로도 운전자들을 숨죽이게 하던 이름난 오지들이다. 하지만 길이 뚫린 지금은 오히려 청량하고 신선감 있는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어 좋다. 또 쉽게 접할 수 없던 내륙지방의 고유한 특산물과 풍물들을 아직은 크게 훼손되지 않은 상태로 접할 수 있다.
양념류 시장에서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의성마늘과 단양마늘, 영양·청송고추들의 산지가 있고, 한우의 명산지인 안동과 예천, 영주 등이 줄줄이 이어지는가 하면, 민물고기의 고장 안동과 단양, 춘천을 비롯해 쌀이 기름진 횡성과 사과의 명산지 풍기도 만난다. 이들 먹을거리들이 안겨주는 별미들을 하나씩 챙기면서 달리는 마음은 한결 여유롭고, 주변 산세가 그토록 아름답게 다가올 수가 없다.
군위·의성·안동 IC
매운탕·장터국밥의 진미를 찾아
경상도 내륙지방의 음식은 짜고 맵고, 강렬한 맛이 특징이다. 특성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음식이 매운탕과 장터국밥이다. 토속별미인 조밥칼국수와 비빔밥(헛제삿밥), 한우불고기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거매매운탕/ 가산과 군위 IC에서 효령면사무소 앞을 거쳐 부계와 영천 쪽으로 1.5km쯤 들어간다. 경북도 내 이름난 효령매운탕촌의 원조. 경상도 사람들 입맛에 꼭 맞는 매운탕을 끓여낸다. 맵고 짜면서도 입에 붙고 깊은 맛이 난다(054-382-9007·메기매운탕 1만5천∼3만원).
남선옥/ 의성 큰 시장 안의 장터국밥집. 2일과 7일 간격으로 서는 장날마다 머릿고기를 넉넉히 얹어내는 장터국밥이 별미다. 평일에는 70년대식 화덕에 구워내는 한우구이로 고객들이 몰린다(054-834-2455·장터국밥 3000원).
용상민물고기식당/ 안동 IC에서 안동 시가지로 들어가는 길목인 용상동에 있다. 경상도 지방의 별미로 손꼽히는 잉어찜과 쏘가리찜,쏘가리회와 매운탕이 전문이다(054-821-1407·잉어찜(2인분) 2만5천원).
선미식당/ 칼국수의 본고장 안동시내에서 내력이 가장 오래된 집으로, 안동 권씨 태사묘가 있는 삼산동에 있다. 조밥을 곁들인 담백한 칼국수맛이 일품이다(054-857-8498·조밥칼국수 4천원).
예천·영주·풍기 IC
황해도 냉면과 경상도 한우
영주와 풍기, 예천은 같은 영남권에서도 남다른 지역정서를 자랑할 만큼, 깊숙이 가려진 완고한 고을이다. 이런 지형적 조건 때문에 한국전쟁 때 난을 피할 수 있는 길지로 여겨 함경도와 황해도 지방에서 피난민들이 찾아들었다. 이들은 평양냉면과 함흥냉면, 불고기 등 음식문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지역특성과 맞아 지금은 영남내륙의 맛고장으로 손꼽힌다.
고려숯불갈비/ 예천군청이 예천참우(牛) 전문집으로 지정한 집. 예천참한우갈비만을 내는 양념갈비는 씹히는 질감과 입에 붙는 맛이 소문만큼 독특하다(054-654-3570·갈비 200g 1만1천원).
전국을 달리는 청포묵집/ 예천시내에서 50년이 넘게 청포묵 한 가지만을 낸다. 청포묵을 곱게 채썰어 오색으로 단장한 탕평채와 태평추, 골패묵, 청포묵한정식 등으로 다양하게 차려낸다(054-655-0264·탕평채한정식 6천원).
영주축산식육식당/ 영주시내에서 내력이 가장 오래되었고 규모가 큰 한우전문집이다. 식육점과 도축장을 경영하며 100% 소백산한우만을 내고 있다(054-631-1437·갈빗살 200g 1만5천원, 곰탕 3천원,도가니탕 4천원).
대복집/ 영주시내에서 27년간 이어온 복매운탕집. 톡 쏘듯 맵지만 입에 붙고 시원한 뒷맛이 특이해 복매운탕으로 영주시내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대중음식점이다(054-635-6528·1인분 5천원).
풍기삼계탕/ 영주시내에서 삼계탕 한 가지로 22년된 집이다. 장작을 지피며 큼직한 무쇠솥에서 푹 삶아내는 삼계탕이 부드러우면서도 진한 국물맛으로 영주시의 토속별미로 손꼽힌다(054-631-4900·8천원).
서부냉면/ 풍기읍의 평양냉면집이다. 한우갈빗살구이와 냉면을 내며 실향민 1∼2세대로 이어지는 고유한 냉면맛이 흠잡을 데 없다(054-636-2457·냉면 4천원).
단양·제천 IC
남한강 먹을거리 모두 모였네
단양은 예로부터 남한강 물길의 요새로 꼽히며 주변에는 단양8경을 거느려 서울과 충청, 영남권의 풍류객들이 즐겨찾던 고을이다. 민물고기가 풍성하고, 각종 곡물과 양념류들의 맛이 뛰어나 음식맛과 술맛 어느 하나 뒤질 데가 없었다.
맛나식당/ 단양읍에서 40년 가깝게 이어온 별밋집이다. 남한강에서 건져낸 올갱이로 해장국을 끓이고, 돼지 오소리감투로 두루치기를 엮어내는 등 특이한 토속별미들을 제맛나게 차려낸다(043-422-3380·올갱이해장국 5천원, 두루치기 1인분 5천원).
대잠농원식당/ 단양8경의 중심인 삼선암 계곡 입구에 있다. 단양 IC에서는 단양읍보다 거리가 가깝다. 서늘한 나무그늘에 앉아 맑은 계곡물을 내려다보며 먹는 토종닭백숙맛이 남다르다. 민박시설도 있다(043-422-1464·닭백숙 1마리 2만8천원).
비원/ 서제천 IC에서 제천시청 조금 못 미친 도로변에 있다. 중앙고속도로변에서 유일하게 만날 수 있는 한정식집이다. 올해 68살 된 호남 태생 여주인이 직접 차려낸다(043-644-2577·한정식 1인분 1만5천∼2만5천원).
원주·횡성 IC
한우불고기에 메밀묵 한 그릇
횡성은 쌀이 기름지고 밥맛이 유별나다. 또 횡성한우는 전국 우시장에서 알아주는 품질을 자랑한다.
흥업묵집/ 남원주 IC에서 4∼5분 거리인 흥업면소재지에 있다. 2대째 대물림해오는 메밀묵과 막국수맛이 강원도의 고유한 맛 그대로 소박하기 이를 데 없다(033-762-4210·메밀묵 3천원, 막국수 3천원).
함밭식당/ 횡성읍 시장 안에 있는 한식집이다. 횡성쌀로 지은 쌀밥에 한우허벅지살과 앞다리살을 즉석에서 양념을 묻혀 구워주는 불고기백반이 별미다. 갈비탕과 육개장도 있다(033-343-2549·불고기백반 200g 1만2천원).
춘천 IC
강원도 대표맛 즐겨보세요
춘천은 사방으로 가득 차 넘실거리는 호수와 아름다운 산세만으로도 가히 풍요의 고장이라 자랑할 만하다. 음식문화 또한 강원도를 대표한다.
배터가든/ 춘천시내에서 춘천호로 오르는 신동 MBC 송신소 앞의 신동나루 입구에 있다. 자연산 잡어들을 골고루 추려넣고 얼큰하게 끓여내는 잡어매운탕맛이 시원하기 이를 데 없다. 1인분 5000원으로 가격도 싸다(033-244-1201).
복천닭갈비/ 춘천의 음식명소인 조양동 일명 명동닭갈비 골목의 원조나 다름없다. 20여집이 모여 있는 닭갈비골목은 새벽 2∼3시까지 영업이 이어진다(033-254-0891·닭갈비 1인분 6천∼7500원).
실비막국수/ 춘천시내에서 내력이 가장 오래된 막국숫집이다. 35년간 한 솜씨로 말아내는 막구수맛이 뛰어나 전직 대통령들까지 단골로 찾는 집이다. 순수한 강원도산 메밀을 갈아 소박하게 말아내는 막국수맛이 구수하기 이를 데 없다(033-254-2472·3500원).
희정/ 춘천에서 명성이 높은 장어구잇집이다. 양식장어와 소양호에서 나는 자연산장어를 수집해 예약을 받은 뒤 낸다. 장어구이 단 한 가지로 춘천시내 고객수준이 가장 높은집으로 손꼽힌다. 소금구이와 양념구이 모두 제맛이 난다(033-254-2385·자연산장어 시가, 장어구이정식 1만5천원).
글·사진 김순경/ 여행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