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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팔자가 상팔자! 애견 위한 택시·호텔·장례업체 성업… 목욕가운·레인코트까지 입으며 전용 껌 씹어
애견 인구가 늘어나면서 갖가지 형태의 관련 산업도 번창하고 있다. 단순한 용품은 물론이고 미용·병원·호텔·사료·훈련 등 그 분야도 수십 가지다. 최근에는 애견 전문 택시회사 등 독특한 형태의 관련 산업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애견협회가 추정하는 국내 애견은 200만∼300만 마리 수준. 관련 산업의 규모는 1조원가량이다. 이 가운데 애견 자체는 1천억원 안팎에 지나지 않는다. 용품·사료·미용·훈련 등이 40%를, 질병 관련이 50%를 차지한다. 개를 키우는 입장에서는 애견을 분양받는 것보다 관리하는 데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 음식 못지않은 사료와 간식
사료와 간식은 제품의 다양도가 사람이 먹는 음식 이상이다. 한 인터넷 업체가 내놓은 애견 간식 목록을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유럽산 전갱이, 새우&멸치, 북해산 노가리, 쥐포, 소시지, 닭모래집, 닭가슴살가루, 칼슘캐러멜-딸기맛·요구르트맛·치즈맛 등 종류와 가짓수가 수백 가지에 이른다. 심지어 애완견 껌도 있다. 사료도 비슷하다. 쇠고기-크림치즈, 쇠고기-닭가슴살, 참치-가다랑어, 참치-멸치 등 종류가 풍부하다. 애견 미용학원이 수강생들로 넘쳐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벌써 1년여 전부터 지망생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애견 센터에서 미용 한번 하는 데 2만∼3만원 수준이니 애견 수가 늘어날수록 이 분야가 성장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미용 용품의 경우 사람 것보다 더 비싸고 전문화돼 있는 것이 있다. 예를 들면 애견 전용 브러시는 냄새를 제거하고 비듬과 같은 각종 이물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특수하게 제작된다. 공기를 이용해 물을 싫어하는 동물들이 목욕을 대신할 수 있도록 만든 브러시도 있다. 가장 최근에 선보인 애견 산업은 애견 전문 택시회사다. 지난 5월30일 설립된 ‘도그택시’(dogtaxi.com)가 그것이다. 이 회사는 몸이 불편하거나 혼자 사는 사람들이 애견을 데리고 병원 등에 가는 불편을 덜어주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타우너 등의 차량 뒤편에 애견을 위한 좌석을 마련해놓고 운송과 관련한 모든 일을 수행한다. 단순한 운송에서부터 병원에 데려갔다가 치료가 끝나기를 기다려 다시 데려오는 일, 아침 출근할 때 개를 받아 애견 호텔에 집어넣은 뒤 퇴근 때 찾아서 집으로 데려다주는 일, 미용실에 데려갔다가 오는 일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여행·출장·이사 때도 요긴하게 사용된다. 요금은 5km당 1만5천원이다. 이 회사 전욱 사장은 “전문업체가 있다는 사실을 몰라 아직 이용자가 적지만 고객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납골당 형태 묘지도 만들어줘
애견 전문 장례업체도 있다. 사람과 거의 비슷한 장례 절차를 거치며, 납골당 형태로 묘지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현재 2∼3개 업체가 성업 중이다. 이 가운데 인터넷 사이트인 강아지넷(kangaji.net)은 규모와 수준에 따라 국화·백합·장미·무궁화 4가지로 나누어 장례를 치러주고 있으며, 장례 이후 추억을 간직하도록 CD 앨범도 제작해준다. 장례 절차는 염을 하고 꽃으로 장식한 관에 안치한 뒤 수의를 입혀 화장하며, 최종적으로 납골당에 안치한다. 사이트 안에는 애견 사진과 함께 주인이 남긴 작별인사를 기록한 사이버 분향소도 마련해놓았다. 시장 규모가 가장 큰 것은 동물병원이다. 요즘은 예방주사를 맞히는 것이 필수적이어서 약품시장의 규모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집에서 간단하게 바이러스 여부를 테스트할 수 있는 진단시약도 다양하게 나와 있다. 병원의 경우 한번 가면 4만∼5만원이 들기 때문에 비용이 만만치 않다.
정남기 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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