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2002년06월19일 제414호 

‘사’자 직업… 역시 고소득의 사다리!

우리나라 노동시장 직업지도… 변호사·조종사·의사 등 ‘사’자 직업이 상위 10위 중 7개


사진/ (박승화 기자)


몇해씩 공부를 해도 합격이 보장되지 않는 사법시험에 한해 3만명의 젊은 인재들이 전공을 가리지 않고 덤벼들고, 해마다 응시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비이성적인 열기일까? 등록금도 비싸고 최소 6년을 공부해야 하는 의과대학에 가기 위해 몇번씩 대학입시를 다시 치르는 사람들은 또 어떤가? 비록 그것이 사회 전체로는 인력의 낭비로 이어진다고 해도 그들 각자의 선택을 불합리하다고 손가락질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법시험 이상 열기의 비밀

한국산업인력공단 중앙고용정보원이 최근 발표한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직업지도’는 사법시험에 합격만 하면, 졸업해서 의사 자격증을 따기만 하면, 우리 사회에서 그것만큼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되는 직업이 없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직업지도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전국 5만 표본가구에 거주하는 만 15살 이상 가구원 중 취업자 6만5193명을 대상으로 직업과 수입을 조사해 정리한 것이다. 어떤 직업에 어떤 사람들이 얼마나 종사하고, 그들의 소득은 얼마나 되는지를 처음으로 따져본 직업지도는 고소득직업의 대부분이 이른바 ‘사’자로 끝나는 직업이라고 밝히고 있다. 성별이나 근무연수 등을 감안하지 않고 직업별 월평균소득을 조사한 결과 ‘사’자 직업은 소득 상위 10위 안에 7개나 들어 있다.

최고소득 직업은 변호사다. 변호사는 월평균소득이 608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소득액은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을 모두 뺀 이른바 가처분소득이다. 중앙고용정보원 서현주 연구원은 “당사자가 밝힌 것이라 실제와 차이가 없지는 않겠지만, 표본이 많고 직접 면담조사한 것인 만큼 신뢰도는 높다”고 설명했다.


사진/ (한겨레 윤운식)


항공기 조종사(2위, 490만원), 변리사(5위, 418만원), 의사(6위, 409만원), 회계사(8위, 403만원), 치과의사(9위, 396만원), 세무사(10위, 367만원) 등도 10위 안에 들었다. ‘사’자 직업이 아직 죽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통계다. 이런 직업 외에 소득 상위 10위 안에 포함된 직업은 기업 고위임원(3위, 457만원) 출판·영화·방송 및 공연예술 관리자(4위, 424만원), 마케팅 및 광고 관련 관리자(7위, 403만원)로 모두 사장 또는 고위임원들이다.


사진/ "'사'자 직업, 아직 죽지 않았다." 직업별 월평균소득 1위 변호사는 680만원, 2위 항공기 조종사는 490만원, 6위 의사는 409만원으로 나타났다. (한겨레21)


소득 10위 안에 들지 못한 다른 ‘사’자 직업도 소득이 다른 직업에 비하면 매우 높다. 한의사의 월평균소득은 339만원, 감정평가사 332만원, 법무사는 329만원, 배 조종사는 284만원이다. 약사와 한약사도 254만원으로 비교적 소득이 많은 직업에 포함됐다.

전문직 종사자들 대부분 남자

여자의 경우도 전체 평균과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사’자 직업의 사람이 고소득자이기는 마찬가지다. 최고소득 직업은 의사(333만원)였다. 대학교수(323만원)가 2위였고, 통역사(319만원), 한의사(288만원), 교육 서비스 관련 관리자(286만원), 지휘·작곡 및 연주가(283만원), 영업 및 판매 관리자(266만원), 약사(236만원), 치과의사(236만원), 항공기 객실 승무원(194만원)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전문직 종사자의 대부분은 사실 남자들이다. 항공기 조종사와 기업 고위임원, 출판·영화·방송 및 공연예술 관리자(사장), 변리사는 거의 100% 남자다. 회계사나 세무사의 경우도 남자들의 독무대다. 변호사의 90%, 대학교수의 88%, 의사의 86%도 남자다. 여자 비율이 높은 전문직은 통역사(63.1%)와 약사(54.8%) 정도이고, 치과의사(35%)가 상대적으로 비율이 높은 편에 속한다.

고소득직업은 대체로 학력수준이 높아 우리 사회의 입시경쟁이 어디에서 비롯하였는지를 보여준다. 세부적으로 분류한 419개 직업 가운데 대학교수(317만원)는 평균 20.1년 동안 교육을 받아 가장 학력지수가 높았다. 거의 모두가 박사라는 얘기다. 그러나 대학강사의 학력지수는 18.7년으로 대학교수와 별 차이가 없는데도, 소득은 대학교수보다 매우 적은 평균 200만원에 그쳤다. 이는 중등학교 교사(204만원)보다 적은 수준이다. 변호사의 학력지수는 평균 16.6년으로 고소득직업 가운데서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소득은 가장 많아 사법시험 합격의 프리미엄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준다. 의사·치과의사·한의사의 학력지수는 17년 안팎이다. 학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도 수입이 적은 대표적인 직업으로는 여자 번역가(16.5년, 125만원), 여기자(16년, 133만원)를 꼽을 수 있다.

전문직이 아니라면 같은 직업에서 학력에 따른 소득 차이는 비교적 뚜렷하다. 상점 판매원의 경우 초등학교 졸업 이하 학력자는 월평균소득이 96만원, 중졸의 경우 110만원, 고졸의 경우 136만원, 대졸 이상인 경우 165만원으로 집계됐다. 경영일반 사무원(일반 회사원)의 경우도 고졸 사원이 평균 151만원을 버는 데 비해, 대졸 이상은 평균 178만원을 벌고 있다.

52살 여자청소원 60만원


사진/ 우리나라에 가장 흔한 직업은 10명 중 1명꼴인 상점판매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박승화 기자)


‘사’자 직업이 아니면서 소득이 많은 직업은 최근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경영 컨설팅 및 금융관련 직종이다. 경영지도와 진단 전문가(경영 컨설턴트)의 월평균소득은 348만원, 금융자산운용가(펀드매니저)의 소득은 316만원으로 대학교수보다 많다. 마케팅과 여론조사 전문가는 294만원, 투자와 신용 분석가(애널리스트)는 292만원이다.

이들 외에도 금융업 종사자는 대체로 소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과 투자 중개인의 월평균소득은 261만원, 보험계리인은 271만원, 금융사무원은 22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비교적 벌이가 좋은 직업으로는 자연과학 관련 연구원(250만원), 각종 공학 기술자(200만∼250만원), 지휘·작곡·연주가(241만원), 영화·연극 및 방송기술 감독(272만원), 해외영업원(247만원) 등이 눈에 띈다.

직업지도가 밝은 곳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월평균소득이 1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직업도 많다. 출판 및 자료편집 사무원(87만원), 경리직원(88만원), 사무보조원(79만원), 간호조무사(82만원) 보육교사와 보육사(71만원), 전화통신 판매원(87만원), 방문 판매원(96만원), 노점 및 이동 판매원(95만원), 체형관리 및 피부미용사(97만원), 경비원(82만원), 청소원(73만원), 주차관리원(96만원), 파출부 및 가사보조원(72만원), 설문조사원(95만원) 등이 대표적인 저소득직업이다. 특히 평균연령이 52살인 여자 청소원의 월평균소득은 60만원에 지나지 않았다.

통계는 농업 및 임업 종사자도 우리 사회의 취약 계층임을 보여준다. 평균학력은 6년(초등학교 졸업)으로 12개 대분류 산업군 중 가장 낮고, 평균연령은 57.7살로 가장 높으며, 평균 근속연수는 31.5년으로 가장 많다. 하지만 월소득은 80만원으로 가사 서비스업(파출부 및 가사보조원) 다음으로 적다.

우리나라에 가장 흔한 직업은 무엇일까? 상점 판매원이다. 상점 판매원은 취업자 10명 중 1명꼴(228만명가량)이다. 남녀와 연령대를 불문하고 상점 판매원은 가장 흔히 만날 수 있는 사람이다. 상점 판매원 다음으로는 일반 회사원(영업·회계·판매 등 제외)이 98만명, 주방장과 조리사가 97만명으로 그 수가 많았다.

 수입이 높은 직업 상위 30위(단위: 만원/월)

 

남자

여자

전체

 순위

 직업명

 수입

 직업명

 수입

 직업명

 수입

 1

 변호사

 620

 의사

 333

 변호사

 608

 2

 항공기 조종사

 490

 대학교수

 322

 비행기 조종사

 490

 3

 기업 고위임원

 457

 통역가

 319

 기업 고위임원

 457

 4

 치과의사

 445

 한의사

 288

 출판·영화·방송 및 공연 예술 관리자

 424

 5

 출판·영화·방송 및 공연 예술 관리자

 424

 교육서비스 관련 관리자

 286

 변리사

 418

 6

 의사

 421

 지휘·작곡 및 연주가

 283

 의사

 409

 7

 변리사

 418

 영업 및 판매 관리자

 266

 마케팅 및 광고 관련 관리자

 403

 8

 마케팅 및 광고 관련 관리자

 403

 약사 및 한약사

 236

 회계사

 403

 9

 회계사

 403

 치과의사

 236

 치과의사

 369

 10

 세무사

 367

 항공기 객실 승무원

 194

 세무사

 367

 11

 보험 및 금융 관련 관리자

 364

 해외영업원

 188

 보험 및 금융 관련 관리자

 352

 12

 한의사

 351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186

 경영지도·진단 전문가

 348

 13

 영업 및 판매 관리자

 349

 중등학교 교사

 186

 컴퓨터 및 정보시스템 관련 관리자

 347

 14

 경영지도·진단 전문가

 348

 초등학교 교사

 181

 전신·전화·우편 및 기타 통신시설 관리자

 340

 15

 컴퓨터 및 정보시스템

 347

 생명과학 관련 연구원

 181

 한의사

 339

 16

 법무사

 346

 대학 강사

 180

 영업 및 판매관리자

 339

 17

 전신·전화·우편 및 기타 통신시설 관리자

 340

 작가

 166

 감정사 및 감정평가사

 332

 18

 감정사 및 감정평가사

 332

 금융사무원

 164

 정부행정 관리자

 331

 19

 정부행정 관리자

 331

 오락·게임 및 여가 관련 종사원

 157

 법무사

 329

 20

 공학 및 기술관리자

 326

 통신공학 기술자

 157

 전기·가스 및 수도 관련 관리자

 326

 21

 전기·가스 및 수도 관련 관리자

 318

 부동산 중개인

 156

 공학 및 기술관리자

 326

 22

 경영일반 관리자

 318

 기술영업원

 156

 대학교수

 317

 23

 대학교수

 316

 패션디자이너

 156

 금융자산운용가

 316

 24

 스포츠 및 여가·오락 관련 관리자

 311

 마케팅·광고·홍보 및 조사 관련 사무

 155

 통역가

 315

 25

 IT 컨설턴트

 310

 소프트웨어 개발자

 151

 경영일반 관리자

 312

 26

 사회과학연구원

 307

 일반공무원

 147

 마케팅 및 여론조사 전문가

 295

 27

 금융자산운용가

 306

 출판기획 전문가

 144

 투자 및 신용분석가

 292

 28

 투자 및 신용분석가

 292

 보험모집인

 142

 교육서비스 관련 관리자

 292

 29

 교육서비스 관련 관리자

 292

 간호사(조산사 포함)

 141

 제조 및 생산 관리자

 289

 30

 제조 및 생산 관리자

 291

 보험사무원

 140

 사회과학연구원

 286

표본수가 적어 통계적 신뢰성이 낮은 직업은 순위에서 제외/ 자료: 중앙고용정보원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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