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2002년06월12일 제412호 

젊음을 공급한다?

젊음의 원천으로 불리는 노화방지제… 부분적 효과 있어도 부작용 위험 많아

천하를 통일하고 영화를 천년만년 누리려 한 진시황제. 만일 그가 되살아난다면 참으로 곤혹스러울 것이다. 환갑도 넘기지 못하고 50살에 죽은 진시황을 유혹하는 불로장생의 명약이 수두룩한 때문이다. 3천여명을 풀어 삼신산으로 보내 불로초를 찾으려 할 이유가 없다. 여기저기에 널린 노화방지제 자료를 모으는 데만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야 할 정도다. 미국에서는 노화를 방지하는 영양식품과 치료에 해마다 10억달러 이상을 쓰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기능성 식품시장도 해마다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환생한 진시황은 영원한 생명을 누리기 위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대표적인 노화방지제를 살펴본다.

항산화제



비타민 A, C, E와 셀레늄은 그 효능을 인정받았다. 자유 라디칼에 의한 피해를 막아준다는 항산화제는 암과 심장병을 예방하고 근육병·간장병·신장병 등 성인병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과학적 검증이 끝난 것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세포에 해를 입히고 암·심장병 등과 다른 노화 관련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 500mg 이상의 비타민 C를 복용하면 오히려 DNA가 손상될 수 있다고 한다. 셀레늄 역시 폐·대장·직장·전립선암을 방지하지만 피부, 방광이나 머리, 목, 가슴 부분의 암에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비타민제를 한달 동안 복용하는 데 5만원 정도가 들어가며 채소와 과일로 충당할 수 있다.

DHEA



콩팥 위의 부신에서 극히 미량이 만들어진다. 이 호르몬은 테스토스테론·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과 그 밖의 다른 호르몬의 합성에 관여한다. 35살이 지나면서 분비량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혈중 DHEA 농도가 낮으면 50대 이후에 관상동맥 질환에 노출되기 쉽고 유방암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한다. 알약이나 껌 형태로 시판되는 DHEA를 복용하면 노년기의 정력을 높이고 심장병을 예방한다. 암이나 기억상실 방지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캡슐 안에 든 젊음의 원천’이라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등의 발암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다. 젊은 사람이 복용하면 자연적 분비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도 손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오·남용을 우려해 수입이 금지됐다.

인간성장 호르몬(HGH)



어린이의 뼈와 근육의 성장, 발달을 조절하고 심장과 신장의 기능을 향상시킨다. 무엇보다 근력을 강화해 면역체계를 굳건히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장 호르몬은 신체의 각 세포에 작용해 세포의 대사작용을 활발하게 한다. 나이가 듦에 따라 차츰 분비량이 줄어든다. 그래서 호르몬을 추가로 복용하면 노화현상을 늦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HGH가 노화를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고 말한다. 성장 호르몬을 맞고 자란 소의 우유를 먹는 것만으로도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국내의 LG 등 제약회사들이 유전공학적으로 성장 호르몬을 양산하고 있다. HGH 생성 촉진제를 한번 맞는 데 5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들고, 한달 동안 HGH는 복용하는 데 100만원 정도 든다.

성 호르몬



남성 호르몬은 정소에서 생성되며 남성의 제2차 성징을 나타나게 한다. 여성 호르몬 중 에스트로겐은 여포에서 생성되고 여성의 2차 성징을 나타나게 하며, 프로게스테론은 황체에서 생성되고 자궁벽을 유지시킨다. 에스트로겐은 이미 30여년 전부터 효용성이 알려지면서 폐경기 여성들이 주로 복용했다. 심장질환이나 골다공증, 치매 등의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유방암 발병률이 1.3배 높아지며 혈관이 막힌다는 우려도 있다. 근육 발달 등으로 성생활에 효력을 발휘하는 테스토스테론. 하지만 양성 콜레스테롤인 고밀도지방단백(HDL)의 혈중농도를 낮추는 만큼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 노화와 직접 관련되어 복용해야 할 경우 의료보험이 적용된다. 여성 호르몬은 1회에 2만원, 남성 호르몬은 4만∼5만원이 든다.

기타 제품들

서양의학에서 과학적으로 효능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대표적인 게 녹용으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기운을 북돋는 작용을 한다. 인삼은 임상적으로 효능을 인정받은 장수식품이다. 녹용과 인삼은 노화방지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기보다는 피로나 원기부족 등 노화에 연관된 증상을 치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칼로리가 없고 무기질이 풍부한 다시마는 뼈와 치아를 튼튼하게 하고 갑상선 호르몬의 생성을 촉진한다. 은행은 노화로 인한 기억력 회복과 집중력 향상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툴리눔 독소 A형은 ‘보톡스’라는 이름으로 주름살 제거에 효능을 보이고 있다. 미간에 생긴 주름을 개선하지만 6개월에서 1년 뒤면 효과가 사라진다. 비타민C를 주입해 주름 부위에 부착하는 패치형 제품도 있고, 피부와 얼굴 근육의 혈액순환을 개선해 주름을 억제하는 제품도 나왔다.

글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사진 박승과 기자 eyes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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