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hani.co.kr/h21

기사섹션 : 특집 등록 2002.05.29(수) 제411호

[특집] 박지원의 ‘정치감각’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 통과과정에서 반대의견 내놓은 속사정

체육투표권 도입을 위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 통과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한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박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1999년 8월 국회 문화관광위가 민간사업자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진 수정안을 통과시키려 할 때 제동을 걸었다. 사업을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하지 않고 민간에 위탁하도록 한 것은 원칙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었다. 박 전 장관은 “체육투표권 사업은 준조세적 성격의 법정사업이고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 적용에서도 배제되기 때문에 사업의 공공성과 신뢰성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따라서 사업 시행과 운영은 공공기관이 담당하고 전산의 운영·유지만 민간업체가 수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문화관광위 소속 전·현직 의원들은 박 전 장관의 태도가 아리송한 것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민간 위탁운영에 대해 반대입장을 밝혔으면서도 적극적으로 법안을 저지하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수정안 자체가 문화관광부와 당·정협의 등을 거쳐 만들어졌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에 장관이 개정안에 반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었다고 지적한다. 당시 의원들은 이 때문에 “그동안 당·정협의 하면서 합의한 내용인데 이제 와서 왜 딴소리를 하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문화관광위 소속 한 전직 의원은 “정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면 개정안을 며칠 보류시킨 뒤 당·정협의를 거쳐 일부 조항을 수정하면 되는 것이었다”며 “박 전 장관은 반대입장만 피력한 뒤 아무런 후속조처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실제로 의원들의 비판이 있자 “법이 통과되면 정부로서는 그 법을 존중해서 차질 없이 업무를 집행하도록 하겠다”고 슬쩍 물러서버렸다.

이런 이유로 당시 의원들은 “박 전 장관의 발언이 향후 특혜시비가 불거질 것에 대비한 ‘기록용’ 발언이었다”고 해석한다. 먼 장래를 내다본 박 전 장관의 ‘뛰어난 정치적 감각’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문광위 소속 한 의원은 “박 전 장관은 그 발언 한마디로 법 개정의 책임에서 벗어나고 면죄부를 부여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정남기 기자jnamki@hani.co.kr· 정인환 기자inhwan@hani.co.kr



http://www.hani.co.kr/section-021005000/2002/05/021005000200205290411064.html



The Internet Hankyoreh copyright(c) webmaster@new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