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2002년05월22일 제410호 

“방송토론이 발목잡을라”

한나라당 서울·인천 후보 토론에 소극적… 경기 후보들은 정책대결 진수 보여줘

지방선거 후보들이 텔레비전 방송토론회를 놓고 벌이는 샅바싸움이 치열하다. 이해득실을 따져 득이 되면 적극적이지만 손해라는 셈법이 나오면 일단 기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영방송사의 광역단체장 후보에 대한 1회 이상 토론회 개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선거법 82조2항). 돈 안 드는 선거운동과 유권자에게 판단의 합당한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서울시장 후보들 가운데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소극적이고 민주당 김민석 후보와 민주노동당 이문옥 후보가 적극적이다. 이명박 후보는 한국방송 등 여러 방송매체의 토론회를 일정의 어려움을 이유로 지연시켰다. 이 후보 쪽은 대통령 아들의 구속 등 객관적인 여건이 최적의 상황이라 보고, 자칫 실수할 수 있는 텔레비전 토론회 등 가능하면 노출을 피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민노당 이 후보는 방송토론에서 배제된 데 대해 매우 분개하고 있다. 한국방송 토론 직전 법원에 방송중지가처분신청을 냈고, 이 후보의 팬클럽인 ‘깨끗한 손’ 회원 일부는 방송사 앞에서 1인시위를 벌였다.

인천시장 선거전에선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가 토론을 기피하는 바람에 한국방송과 SBS 토론회가 무산됐다. 그러자 민주당 박상은 후보는 성명과 기자회견을 통해 “뭐가 구려서 토론을 거부하느냐”며 공격의 호재로 활용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쪽은 “중앙당의 지방선거 대책이 내려오지 않아 좀 미루자고 했을 뿐 안 하자는 게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양쪽은 뒤늦게 문화방송 등 3곳과의 토론회에 합의했다. 안 후보가 초반 토론회에 소극적인 이유는 인지도에서 월등히 앞서는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박 후보의 지명도를 올려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98년 지방선거 땐 민주당과 자민련의 연합공천을 받은 최기선 후보가 텔레비전 토론을 완강히 거부하자 후발주자인 안 후보가 이를 거세게 비난한 바 있다. 4년 만에 처지가 뒤바뀐 셈이다.

경기지사 선거에선 손학규 한나라당 후보와 진념 민주당 후보 모두 토론에 자신감을 보이며 텔레비전 토론에 적극적이다. 지난 5월17일 SBS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정책토론의 진수를 보여줬다는 평을 들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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