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2002년01월16일 제393호 

정치이슈를 디자인으로 선동한다?

‘장기수 프로젝트’ 진행중인 실천적 디자이너 그룹 ‘AGI’


사진/ AGI가 디자인한 2000년 총선시민연대 '낙선운동' 포스터.


우리가 먼저 의뢰인을 찾아나가자.” 그래픽언어행동모임 AGI는 직접 소비자를 찾아나서는 디자이너 그룹이다. 이때 의뢰인은 기업이나 대자본이 아니라 바로 시민이다.

대학 때 선동을 약칭해 일컫던 그 ‘아지’다. 이들은 그래픽을 통해 시민과 시민운동과 만난다. “대학 때는 학생미술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사회생활에 뛰어들면서 일종의 진공상태를 겪었죠. 디자인의 결과까지 책임지지 않는 기능인으로서의 공적인 삶과 창작의 주체로 의식하고 실천하고자 하는 개인적 삶 사이의 간격을 메우고자 하는 생각에서 뜻 맞는 동료와 AGI를 띄웠습니다.” 디자이너 장문정씨는 대학 때부터 알고 지내던 동료 디자이너 김영철씨와 97년 ‘그래픽언어의 행동주의’ 선언을 했다. “디자인이 지금, 여기의 현실과 일상을 규명하고 파악하는 인식의 도구로 이해되어야 하며, 디자인은 곧 실천의 무기로서 사용되어야 한다.” 실천적 운동가로 디자이너의 삶을 구축하고자 하는 이들의 뜻이 담겨 있다.

이후 AGI는 프로젝트별로 헤쳐모여를 하면서 사진작가 손승현·김현필·김상욱씨, 디자이너 이정민·백창훈·김도희씨 등을 든든한 동지로 확보했다. 이들이 처음 의뢰인을 찾아나선 곳은 서울지하철노조. “지하철역을 오며 가며 글씨가 빽빽한 노조의 포스터를 보면서 시민들이 내용을 이해하고 감동을 받는 포스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조의 문을 두드렸죠.”

각기 생업을 가지고 있는 AGI 회원들은 이슈를 중심으로 뭉친다. 97년 지하철노조 포스터 작업을 시작으로 99년 스크린쿼터 폐지 반대 포스터, 2000년에는 총선시민연대의 ‘낙선운동’ 이미지 포스터, 노동문화박람회 포스터 등을 디자인했다. 지난해에는 실업문제 해결,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포스터 작업을 했다. “정치적 이슈는 오랫동안 우리 디자인에서 돌보지 않은 분야였습니다. 서구의 경우 상업 디자인과 디자인의 정치적, 사회적 발언이 균형을 이루면서 성장해온 데 비해 우리는 기형적인 구조지요. 이 불균형을 깨보고 싶습니다.” 현재 AGI는 장기수 프로젝트를 진행중에 있다. 올해가 가기 전 장기수 할아버지들 모두의 얼굴을 사진에 담아 전시공간에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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