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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진료에 보험료 거덜난다 의료계의 지나친 진료행위로 재정난 심화… 의료공급 관리하는 제도적 장치 절실
일방적인 공급으로 유별난 수요 만들어
지난해 건강보험이 최악의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정부는 ‘5·30 재정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어 같은해 11월 “중간점검 결과 전체 목표의 97%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더라도 이들 대책이 앞으로도 효과를 계속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의료공급자들이 강화된 심사에 적응해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 진료공급을 늘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전망대로 2006년에 보험재정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건강보험 재정문제의 핵심을 우리나라의 의료공급 구조에서 찾는다. 구조적 문제는 몇 가지 세부적인 정책대안으로는 풀리지 않는다. 우리나라 의료기관은 병상 수 기준으로도 80% 안팎을 민간이 차지해 세계최고의 사적 소유구조를 띠고 있다. 의료인력 대부분은 전문의들이며, 96년 MRI 보유대수는 세계 3위, 최근의 근시수술 장비 보급률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모두 사적 소유구조 아래서 생겨난 기형적 구조이다. 보험 지불체계인 ‘진료행위 보상체계’도 의료공급구조를 왜곡시키는 것으로 지적된다. 우리나라는 진료행위 하나하나에 값(수가)을 매겨 급여비를 지불하는데, 이를 행위별 수가제라고 한다. 행위별 수가제는 의료공급자가 공급량을 아무리 늘려도 보험 급여비가 나온다. 이 때문에 의료공급자는 공급량을 최대한 늘리는 것으로 과잉경쟁의 돌파구를 찾는다. 불요불급한 환자에게 주사를 놓고, MRI를 찍고, 매일같이 병원을 다시 찾게 하거나 입원기간을 늘리는 것이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을 근본적으로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의료공급 관리’ 방식이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서구 선진국에서는 1980년대 이후 다양한 방식으로 공급을 관리해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첫걸음도 떼기 전에 의사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해 복지부가 주사제 사용행태 등을 조사해 남용실태가 드러나는 의료기관에는 보험급여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발표하자 의사들은 ‘진료권 침해’라며 들고일어났다.
포괄수가제 전면 시행을 누가 막는가
우리나라에서도 올해부터 포괄수가제가 부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신영전 한양대 의대 교수는 “포괄수가제는 가장 낮은 수준의 공급관리 방식이지만, 일단 우리의 여건으로는 1차적으로 적용해볼 수 있는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포괄수가제가 전면적으로 확대되려면 사회적 여론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공급자들이 자발적으로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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