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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의 40년 “결실 맺을까” YS와 JP의 끈질긴 정치적 인연…적과 동지로 수시변동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 YS와 JP 사람의 첫 인연은 63년 2월 시작됐다. 5·16 군사 쿠데타 직후 민주공화당 창당을 주도하던 JP는 민주당 구파의 소장그룹인 ‘청조회’를 이끌던 30대 정치인 YS 영입을 시도한다. 그러나 YS는 “제가 가야 할 길이 있다”며 한 배에 오르기를 거부했다. 이후 유신정권 2인자와 유신철폐를 외치는 야당 지도자로 엇갈린 길을 걸었다. 80년 민주화의 봄이 오자 JP는 공화당 총재로, YS는 신민당 총재로 대권 경쟁을 벌인다. 그러나 신군부가 두 사람을 구정치인으로 낙인찍어 정치규제 대상으로 묶자 연대를 모색한다. 84년 6월 민주화공동선언을 모색한 것이다. 그러나 JP가 “권력은 한번 잡으면 쉽게 놓는 것이 아니다”며 막판에 미국으로 떠나면서 결합은 무산됐다. 87년 대선 때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다. 초반에 기세를 올리던 YS는 대권후보 가운데 가장 약체인 JP와 연대를 제안했고, JP도 긍정적인 사인을 보냈다. 그러나 JP는 이번에도 끝내 결심을 못하고 발을 뺐다. 이어질 듯 말 듯하던 이들이 한 배를 탄 것은 88년 4·26 총선(13대) 이후. 여소야대 국면에서 DJ의 평민당에 제1야당 자리를 내주고 제2야당과 3야당 총재로 설움을 맛보던 YS와 JP는 90년 1월 노태우 대통령이 이끌던 민정당과 ‘3당 합당’을 결행했다. 민자당이라는 한 배에 올라탄 두 사람은 “야합”이라는 비판에 “구국의 일념”이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민자당에서 두 사람은 권력투쟁을 벌였다. 대권주자가 되려는 YS는 당무를 거부하며 내부 투쟁을 시작했고 JP는 “순리에 어긋날 경우 가만있지 않겠다”면서 YS에게 반기를 들었다. JP는 92년 3월까지도 세대교체론을 내걸고 YS에게 도전장을 낸 이종찬 의원을 대권후보로 미는 등 극단적으로 맞섰다. 그러나 민자당이 그해 3월 총선에 패하자 4월 돌연 YS 지지를 공개천명한다. 그리고 92년 대선에서 YS가 DJ를 꺾고 대통령에 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다. 이후 3년 동안 YS는 JP를 중용한다. 둘은 그러나 95년 파경을 맞았다. YS가 대권주자 선정 과정에서 JP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해 세계화와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키면서 당 대표인 JP의 자진사퇴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JP는 95년 2월9일 “오늘날 국민 고통은 (YS) 한 사람이 권력을 전횡·전용하는 데서 발생한다”고 YS에게 직격탄을 날리며 민자당을 탈당한다. 자민련을 창당한 JP는 그해 6·27 지방선거에서 선전한 뒤 96년 15대 총선에서는 무려 50석의 당선자를 내면서 제2야당 당수로 YS 앞에 다시 선다. 그리고 1년 뒤인 97년 11월, YS에게 최대의 복수극을 펼친다. 대통령인 YS가 어떻게든 집권을 막으려했던 인생 최대의 라이벌 DJ와 연합해 DJ정권을 탄생시킨 것이다. 그러나 지난 9월 임동원 통일부 장관 해임안 처리 뒤 DJ와 갈라선 JP는 최근 다시 자신을 쫓아낸 YS와 손을 잡으려 하고 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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