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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는 잉태되는 순간부터 어린이 책읽기에 대한 부모들의 모든 궁금증을 위해
임신 3개월된 예비 엄마입니다. 책읽기는 언제부터 하는 것이 좋나요. =우리 옛 어른들은 아이가 잉태되는 순간부터 아이 엄마로 하여금 바른 것만 보고 바른 생각만 하고 바른 것만 먹게 했습니다. 잉태되는 순간부터 아이를 인격적인 존재로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책읽기도 잉태되는 그 순간부터 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아이가 잉태되는 순간부터 어머니는 좋은 그림책을 부드러운 목소리로 소리내어 읽거나 좋은 그림책을 보면서 즐긴다면 뱃속에 있는 아이도 어머니의 목소리를 통해서 이야기의 세계를 경험하게 되겠지요. 그리고 세상 밖으로 나와서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그림책의 세계로 자연스럽게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엄마가 책을 읽을 때 리듬감이 있는 언어를 정확하게 발음하면서 부드럽고 따듯한 분위기로 읽으면 뱃속 아이도 좋아할 것입니다. 100일된 아기 엄마입니다. 외판원이 아이에게 위인전을 읽혀야 한다고 하더군요. 주변에 보면 위인전이 없는 집도 없고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하하하, 이 질문을 받고 한참 웃었습니다. 우리나라, 아니 세계 어디에도 100일된 아이를 위한 위인전은 있지도 않지만 있어서도 안 되겠지요. 이 시기 아이는 눈에 들어오는 사물을 익히는 때입니다. 위인전을 이해할 능력이 자라지 않았어요. 한 사람의 인물을 바로 이해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살았던 시대와 역사를 이해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그 사람의 삶을 이해해야만 합니다. 100일된 아이의 사고는 아직 거기까지 자라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엄마와 피부로 많이 접촉하면서 엄마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정서적 만족감을 얻는 것이 더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와 더불어 엄마가 아이를 어르면서 하는 여러 가지 말, 자장노래, 운율이 있는 이야기들은 아이의 언어능력을 향상시킵니다. 이 시기 아이들은 사물을 익히는 때이므로 동물이나 곤충, 식물, 과일, 야채 따위의 그림이 자세하게 그려진 사물 그림책을 보여주면 좋습니다. 아이들은 대개 1살 전후면 그림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인물전은 아이의 사고가 어느 정도 확장되어 주변에 대한 관심과 이해력이 생기는 3학년 전후해서 읽게 하세요. 그동안 그림책과 동화를 풍부하게 읽도록 도와주세요. 5살된 딸아이에게 지금까지는 읽어주었는데 이제 혼자 읽게 하는 것은 어떨까요? =그림책은 기본적으로 엄마가 아이에게 읽어주는 책입니다. 엄마가 따듯한 목소리로 읽어주면 아이는 눈으로 그림을 읽으면서 엄마가 읽어주는 말(언어)을 함께 읽는 것입니다. 귀로 듣는 언어가 아이의 기억 속에 저장되고 눈으로 그림을 읽으면서 즐거움을 느낍니다. 아이는 엄마와 함께 읽으면서 궁금하면 묻기도 하고 즐거우면 기뻐하기도 합니다. 혼자서는 궁금해도 즐거워도, 혹은 무서워도 새로운 것을 발견해도 그것을 반응하거나 표현할 수 없습니다. 어릴 때 그림책을 읽어주는 엄마를 통해 아이들은 무수한 언어 경험을 하고 그것이 이후에 자라면서 아이의 지적 능력을 발전시켜주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혼자 읽게 하지 마시고 읽어주세요. 7살된 딸아이 아빠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기보다는 엄마나 아빠인 제게 읽어달라고 합니다. 하루 두세권씩 읽어주는 편인데, 이러다 학습지를 공부갈 경우 문제를 파악하는 이해력이 부족해지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아이들이 책을 읽어달라고 하는 것은 그 책에 담긴 내용을 즐기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책을 읽어주는 엄마나 아빠와 함께 있는 것이 좋아서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스스로 독서하지 않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는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지금 아이들 나이는 대체로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시기입니다. 그러나 초등학교 2학년을 전후하면 서서히 이런 의식이 사회화되지요. 또래친구 집단이 생기고, 관심이 조금씩 밖으로 확대됩니다. 그러면 자기 스스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조금씩 자라면서 스스로 읽으려는 마음도 생기게 됩니다. 제 생각으로는 아이가 고학년이 돼도 할 수만 있다면 읽어주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책을 읽어주면서 아이가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도 알게 되고요, 아이의 독서력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아이는 잘 이해되지 않거나 모르는 점에 대해서 그 자리에서 바로 물을 수도 있습니다. 귀로 듣는 이야기를 통해서 아이는 풍부한 문학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어휘능력이 신장되는 것은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효과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와 어른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착실하게 실행한다면 학습지를 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아이가 학습지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면, 학습지 자체에 아이가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나 문제는 없는지를 먼저 살펴보셨으면 합니다.
조월례/ 어린이도서연구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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