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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만 걸면 원시인! 이용자들이 놓치기 쉬운 부가서비스… 비싼 휴대폰 100% 활용하자
지하에 촘촘히 깔린 기지국망을 배경으로 ‘걸면 걸린다’, ‘시원하게 팡팡 터진다’라는 카피가 휴대폰 광고를 채우던 때가 엊그제 같지만 현실에서는 흘러간 옛날이 된 지 오래다. 그만큼 지금 우리가 들고 다니는 휴대폰은 ‘잘 터지기만 하는’ 세대에서 저만치 벗어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정보를 주고받는’ 세대로 이미 옮겨왔다. 이동전화에서 정보가 널린 ‘손 위의 네토피아’로 바뀐 것이다. 휴대폰에는 쏟아지는 정보를 주체하지 못해 어지러울 정도로 이동‘전화’ 이상의 부가서비스들이 숱하게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휴대폰을 이동전화로만 알고 쓰는 이용자들이 적지 않다. 물론 잘 터지지 않는다면 제아무리 많은 정보라도 다 쓸모없긴 하지만, 20만∼30만원대에 이르는 첨단 휴대폰이 제값을 하도록 잘 다루기 위한 휴대폰 100% 활용법을 알아보자.
집에 놓고 와도 불안하지 않다?
우선 휴대폰을 통해 한글 40∼50자(영문 90자 안팎)까지 짧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단문메시지서비스(SMS)는 비교적 많이 쓰이고 있는 기능이다. 메시지 한건당 30원으로 요금도 싸다. 뉴스속보, 경기결과, 연예계소식, 일기예보, 주식정보 등을 시시각각 휴대폰으로 받아보는 문자정보수신서비스도 이용자가 많은 편이다. 요금은 한달 2천원 정도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거래은행 계좌의 입출금 내역과 잔액, 주식거래 내역 등을 자동으로 통보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요즘 휴대폰 이용의 화두는 역시 인터넷을 검색하고 전자메일을 송수신할 수 있는 무선인터넷 데이터서비스다.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게임도 즐길 수 있다. SK텔레콤(011·017)의 엔탑(n.TOP), KT프리텔(016·018)의 매직엔(magicⓝ), LG텔레콤(019)의 이지아이(eZ-i) 브랜드가 무선인터넷이다. 각 이동통신사업자의 무선인터넷은 요금이나 서비스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 SK텔레콤의 정액제를 이용하면 한달 5천원이면 150분을, 9800원이면 300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사용할 때마다 낼 경우에는 이동통신사업자마다 할인, 표준, 심야시간대에 10초당 8∼17원의 무선인터넷 접속료를 내야 한다. 현재 요금부담이 만만치 않지만 패킷요금제(이용시간이 아니라 데이터 전송량에 따라 통신 요금을 내는 것)가 적용되면 접속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최근에 나온 신형 CDMA2000-1x폰은 물론 99년 10월 이후 출시된 휴대폰이면 대부분 무선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그 이전에 나온 기종이라도 일부는 무선데이터통신 서비스용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접속 방식은 단말기 자판에 무선인터넷 검색키가 따로 마련되어 원클릭으로 가능한 것도 있고 화면 메뉴에 들어가 무선인터넷에 접속하는 방식도 있다. 그러나 무선인터넷을 통해 전자메일을 주고받을 때는 알아둬야 할 게 한 가지 있다. 문자만으로 작성된 메일이라면 쉽게 휴대폰 화면으로 읽을 수 있지만 인터넷 문서(HTML)라면 볼 수 없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휴대폰 사용이 일상화된 요즘, 집에 휴대폰을 놓고 나온 날이면 왠지 불안해지는 이용자들도 있다. 그러나 휴대폰 부가서비스를 꼼꼼히 들여다본 이용자라면 걱정하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각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자신의 휴대폰에 걸려오는 전화를 사무실이나 집에 있는 일반전화로 바꿔서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연결서비스’나 ‘착신전환서비스’가 이런 기능으로, 한달 700원 정도의 이용요금을 내고 자신의 휴대폰에 원하는 번호를 등록하면 된다. 통화중 전환 또는 대기서비스도 있다. 이 서비스는 대부분 무료로 제공되는데 내가 A와 통화도중 B에게 돌려주거나 A와의 통화를 잠시 보류하고 급하게 C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한 뒤 나중에 다시 A와 통화하는 식이다.
휴대폰으로 지하철 요금 낼 수도
약속장소에 기다리면서 “너 어디쯤 오고 있냐?”고 묻기 위해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 필요도 없다. KT프리텔이 제공하는 무선인터넷 매직엔 서비스에 접속한 뒤 ‘수호천사’ 메뉴에 들어가 휴대폰 위치확인서비스를 이용하면 해당 휴대폰을 들고 있는 사람의 위치를 오차 300m 범위에서 알 수 있다. 매직엔을 이용하면 휴가철에 낯선 곳에 가더라도 자신의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주유소, 병원, 은행 등을 찾을 수도 있다. 이런 것말고도 휴대폰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아, 이런 게 있구나 싶은 서비스들이 숱하게 널려 있다. SK텔레콤의 ‘넘버플러스서비스’나 LG텔레콤의 ‘듀얼넘버서비스’, KT프리텔의 ‘프리넘버서비스’는 자신의 휴대폰 단말기 번호 외에 또다른 수신전용 번호를 부여하는 것으로 업무용과 개인용 번호를 따로 구분해 사용할 수 있다. 부여된 번호는 전화가 걸려올 때 수신번호가 단말기 창에 표시되어 개인용인지 업무용인지 알 수 있다. 이용요금은 한달 3천원 정도로 영업사원이나 사업가, 괴전화 스토킹 등에 시달리는 가입자라면 이용할 만한 서비스다. 휴대폰만 있으면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할 수도 있다. LG텔레콤은 이지패스(ez Pass)가 장착되어 있는 휴대폰(T폰)을 사용하는 가입자가 휴대폰 하나만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019이지패스’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지패스서비스는 서울과 수도권의 지하철 전 구역과 버스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교통 요금은 나중에 휴대폰 요금에 합산해 결제된다. 휴대폰을 통한 ‘모바일 뱅킹’은 무선인터넷과 함께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대표적인 서비스다. 각 이동통신사업자는 웬만한 금융거래는 굳이 은행과 증권사를 찾지 않더라도 무선인터넷을 기반으로 어디서든 처리할 수 있는 모바일 금융시대를 열고 있다. 휴대폰으로 자금이체를 하거나 정기적금을 내고 주식거래를 하려면 사전에 거래은행 및 증권사에 모바일 뱅킹 이용을 신청해야 한다. 바깥에서 집안의 상황을 휴대폰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이용 요금이 10만원대로 비싸긴 하지만 이동통신사업자가 집안에 첨단 부가통신장비를 설치하여 누가 침입하거나 화재, 가스누출 등 이상이 발생했을 때 이를 메시지 및 음성통신으로 개인 휴대폰에 즉각 알려주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휴대폰을 그대로 가지고 나가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오스트레일리아, 일본, 홍콩 등지에서는 국내에서 쓰던 단말기를 그대로 쓸 수 있는 자동로밍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KT프리텔의 경우 로밍서비스를 이용해, 걸려오는 전화를 해외에서 받으려면 공항에서 미리 로밍용 단말기와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인증하는 로밍카드를 따로 받아야 한다.
일반 국제전화보다 최고 70% 저렴
휴대폰을 이용하면 국제전화를 기존 유선을 통한 요금보다 3분의 1까지 싸게 쓸 수 있다. LG텔레콤은 “일반 국제전화를 이용할 때 미국의 경우 6초당 84원인데 휴대폰을 통한 인터넷폰 국제전화를 이용하면 29∼36원까지 쓸 수 있다”고 밝혔다. KT프리텔은 국제전화 ‘00345’ 서비스를 통해 016, 018 가입자뿐만 아니라 모든 휴대폰 가입자는 일반 국제전화보다 최저 3%, 최고 70%까지 싼 요금으로 통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역시 국제전화 ‘00700’를 이용하면 휴대폰 가입자 모두 별도의 이동전화 요금없이 국제전화를 최고 70%까지 싸게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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