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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욕 좀 먹으면 어떠냐” 출세한 기회주의자보다는 최악의 경우라도 좌절한 원칙주의자로 남고파 인터뷰/ ‘개혁모임’한나라당쪽 김원웅 간사
―개혁모임을 주도하고 한나라당 간사까지 맡았으니 당지도부의 견제가 심할 텐데. =솔직히 여야 정치권의 핵심들은 특정지역에 기반하고 있다. 때문에 수도권이나 중부권의 정서를 잘 모른다. 이제 지역주의에 기댄 낡은 리더십으로는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없다. 이것을 타파하는 데 욕 좀 먹으면 어떠냐. ―당지도부가 상당히 불편해한다. =나더러 “왜 당지도부를 자꾸 긴장시키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기득권자를 긴장시키지 못하는 모임을 뭣 하러 만드나. 여야 지도부가 불편해하고 우리를 의식하는 게 개혁모임의 존재이유다. 우리가 노선을 선회하든지 아니면 그쪽이 낡은 정치행태를 깨야 한다. ―솔직히 과거에도 비슷한 모임이 있었는데 이번이라고 잘될까. =과거에는 그런 시도를 했던 사람들 대부분이 당과 당론을 위해 자신의 개혁성을 순교적으로 포기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 대부분 원칙주의자들이 모였다. ―16대에 진출한 몇몇 소장파의 처신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데. =16대 초반에 “당론과 소신이 부닥치면 소신을 따른다”고 말했던 사람들 가운데 재빨리 자기 소신을 당론에 맞춘 사람들이 있다. 또 몇몇은 민주화운동이란 과거를 팔아서 기득권 세력의 화장품 노릇을 자처하기도 한다. 개혁모임 활동은 이런 사람들을 구분하고 심판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김 의원이 너무 강성이라는 비판도 있다. =나도 자주 내 말과 행동이 지나친 게 아닌지 검증한다. 최근에도 과거 함께 개혁정치을 부르짖던 이철, 박계동 전 의원 등과 만나 “내가 과격하냐”고 물었다. 그들은 “무슨 소리냐. 우리 주장은 그때부터 일관됐고, 국민도 그것을 바란다”고 말하더라. ―지도부와 계속 엇가면 다음에 공천 못받는 것 아니냐. =국회의원 되는 데 연연하지 않겠다. 14대 때 함께 개혁적 의정활동 하다가 15대서 낙선한 사람 가운데 나만 다시 의원이 됐다. 2번 했으면 됐지…. 언젠가는 그만두는 것이다. 아직도 바깥에 있는 그들의 꿈을 변질시켜가면서까지 출세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나는 출세한 기회주의자보다는 최악의 경우라도 좌절한 원칙주의자로 남고 싶다. ―당론정치 타파를 내걸었지만 앞으로 당론준수 요구가 더 강해질 텐데. =이념 정당도 아니면서 신념체계와 관련된 부분까지 당론에 따르라는 요구는 무리다. 그것은 당 맹주의 야심을 당론으로 분식해서 조직인의 윤리로 강요하는 것이다. 그런 당론정치가 타파돼야 정치가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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