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2000년12월12일 제338호 

[특집] “너희는 ‘법률’건드리지 마”

개폐논의 무성했던 변호사법 90조 2호, 국회 법사위는 변호사 출신 투성인데…

현재 변호사의 법률사무 독점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주는 법적 장치는 변호사법 90조 2호다. 이 조항은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향응 기타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고 소송사건·비송사건·가사조정 또는 심판사건·행정심판 또는 심사의 청구나 이의신청 기타 행정기관에 대한 불복신청사건, 수사기관에서 취급중인 수사사건 또는 법령에 의하여 설치된 조사기관에서 취급중인 조사사건 기타 일반의 법률사건에 관하여 감정·대리·중재·화해·청탁·법률상담 또는 법률관계 문서작성 기타 법률사무를 취급하거나 이러한 행위를 알선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물론 그동안 이 조항에 대해 개폐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법률을 심사할 국회 법사위가 주로 변호사 출신 국회의원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 때문에 번번이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했던가. 헌법재판소도 지난 5월 이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교통사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손해배상 합의를 알선하고 18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손해사정인 박아무개씨는 이 조항에 대해 “변호사 아닌 국민의 직업선택 자유를 침해하고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변호사제도는 일정한 전문지식과 소양을 갖춘 변호사가 법률사무를 독점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토록 한 것이므로 일반 국민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대한변협은 지난해 각 지방변호사회에 ‘특허법률사무소’라는 이름을 쓴 변리사 사무소의 실태를 파악해 ‘법률’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도록 경고하고 불응할 때는 고발 등의 조처를 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변리사가 법인을 설립할 때 특허법률법인으로 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변리사법 개정 추진 움직임에 대한 조직적인 반발이었다. 변협은 법질서에 대혼란이 예상된다고 주장했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자기 밥그릇 챙기기가 정도를 지나쳤다”는 비판이 일었다. 법률이라는 단어를 자신들만이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오만한 발상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법률사무의 독점을 규정한 변호사법의 개정이 진지하게 모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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