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2000년11월01일 제332호 

[특집] 인생의 조각을 촘촘히 엮는다

소설 같은 당신의 인생을 자서전으로 만들기 위한 몇 가지 방법

남기고 싶은 얘기, 일화 중심으로 일화 위주로 상황을 재현하면 자서전 집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독자에게 가장 들려주고 싶은 얘기, 자신이 꼭 기록해두고 싶은 얘기부터 먼저 써보는 것이다. 아울러 그때 상황을 대화문 형식의 직접 화법을 통해 영화나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재구성해본다면 읽기 쉽고 재미있는 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연대기 순으로 집필한 자서전은 어느 초등학생이 ‘나는 오늘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학교에서 공부하고 친구들과 함께 놀고… 집으로 와서 TV를 보고 잠을 잤다’는 식으로 써놓은 일기를 연상케 한다.

기억의 단서를 찾아

자서전을 쓰다보면 아주 오래 전 일들이 모두 생생하게 기억나지 않는 경험을 할 것이다. 이처럼 기억의 한계에 부딪혔을 때 인터뷰가 많은 도움이 된다. 인터뷰는 주변 사람들과의 격의없는 대화로 생각하면 된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기억의 단서를 찾아내고 상대방도 공감할 수 있는 글을 만들 수 있다. 아울러 인터뷰 대상이 되는 가족이나 이웃들과의 사랑을 확인하며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도 경험하게 된다.

자신에 관한 글이라면 무엇이든 자서전의 글감이 될 수 있다. 70대의 한 노인이 자서전을 쓰려 하는데 초등학교 3학년 때의 일기장이 있다면 원문 그대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값지고 멋진 글이 될 것이다. 경험담은 물론 자신의 가치관을 자서전에 담을 수 있으며 손수 지은 시나 언젠가 써두었던 기행문의 한 구절도 자서전의 내용이 될 수 있다.

문장은 짧게, 내용은 하나의 소재만을

어디부터 어떻게 써야 할지 막연하다면 먼저 말로 해보고 글로 써보는 과정으로 옮겨간다. 누군가에게 재미있게 또는 진지하게 들려줄 수 있는 얘기가 될 수 있는지 확인해보는 것이다.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다면 문장은 짧게, 내용은 한 가지 소재에 대해서만 집필하는 습관을 익혀간다. 원론적인 얘기 같지만 이 두 원칙만 지켜낼 수 있다면 설령 어설픈 구성의 글일지라도 훌륭한 자서전으로서의 틀을 갖추는 데 충분하다. 가능한 하나의 문장을 사용하고 부득이한 경우에도 두개의 문장을 이은 중문으로 제한해 본다. 세련된 글일지라도 3개 이상의 문장을 이어가면 독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하나의 소재에 대한 글의 분량은 200자 원고지 2매에서 5매 정도면 적당하다.

존대어와 ‘나는’을 가능한 쓰지 않는다

자서전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존대어를 쓰기 쉽다. 아니 의도적으로 존대어를 쓰는 경우가 많다. ‘아버님께서는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너그럽게 대해 주셨다’와 같은 문장을 예로 들 수 있다. 자녀의 입장에서 부모에 관한 글을 쓰면서 존대어를 쓰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자서전의 독자가 가족으로 한정되지 않는다면 존대어를 쓰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다른 사람의 자서전에서 존대어를 계속 읽게 되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그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앞의 예문은 ‘아버지는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너그럽게 대해 주었다’로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 아울러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나는’이란 주어를 가능한 쓰지 않는 게 좋다. 자서전에서는 ‘나는’이란 주어를 쓰지 않아도 독자들은 누가 주체인지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주제별로 나눈 뒤 책제목까지

하나의 소재에 관한 글을 하나씩 계속 쓰다보면 차츰 글쓰기에 익숙해지고 10편 이상의 글이 쌓이게 되면 성취감과 자신감을 스스로 느낄 것이다. 수십편 또는 100∼200편의 글을 모으면 손색없는 자서전의 내용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소재 중심의 글들을 하나의 소주제별로 묶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를테면 친구들과 관련된 글이라든지 가족 사랑에 관한 글, 자신의 가치관에 관한 글, 어느 특정 시기에 관한 글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소주제 안에서는 연대기 순으로 배열하는 게 좀더 자연스러울 수 있다. 이어 소재 중심의 글과 소주제를 모두 합해 전체를 상징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 책제목을 뽑아내면 자서전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황우선/ 전기작가

(작가 황우선씨는 신문기자를 거쳐 전기작가로 활동하면서 ‘자서전 집필과 손수 출판'을 강연하는 등 자서전 쓰기 대중화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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