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2000년08월09일 제321호 

[특집] 성공한 광고는 신화를 만든다

음료·제품 분야의 광고는 매출 신장 보장… 보기 싫은 광고가 효과 만점인 까닭





(사진/만년 2위 제품을 선두로 끌어올린 레쓰비광고와 포카칩광고)

광고와 매출의 불일치가 자주 거론되긴 하지만, 광고가 히트하면 매출도 덩달아 오르는 게 아직까진 일반적이다. 특히 자동차, 주택, 가구 등 값비싼 제품(고관여)보다는 음료, 제과 등 값싼 제품(저관여)에선 더욱 효과를 발휘한다.

91년 동양제과는 ‘님에게’ 초콜릿을 출시했다. 그러나 당시 시장을 장악한 롯데 가나초콜릿의 아성을 조금도 뚫지 못했다. 장고 끝에 이름을 ‘투유’로 바꾸고, 거금을 들여 당시 인기절정의 홍콩스타 장국영을 모델로 기용했다. 그 이후는 다 아는 얘기다. 장국영 광고시리즈가 여학생들의 최고 관심사가 됐고, 뒷모습만 나온 장국영의 연인이 ‘이미연이다, 아니다’라는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투유초콜릿은 매출이 10배 이상 뛰었다.

만년 2위가 1위로 올라서는 데도 광고는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 포카칩은 88년부터 나왔다. 그러나 단 한번도 농심 포테토칩을 이겨보지 못한 만년 ‘2등 감자’였다. 그런데 98년 ‘앵란 감자’와 ‘김진 감자’ 그리고 ‘불량 감자’ 덕분에 단칼에 10년 숙원을 이뤘다. 월매출 15억원이 광고 뒤 30억원으로 늘었다. 캔커피 레쓰비도 네스카페에 눌려 기를 못 폈다. 그런데 98년 지하철 소녀 명세빈의 “저 이번에 내려요”란 한 마디로 세계적인 커피브랜드를 거꾸러뜨리고 업계 1위로 떠올랐다. 밀키스도 89년 주윤발을 등장시켜 당시 1위 제품이던 암바사를 출시 몇달 만에 완전히 제쳤고, 10년이 지난 지금 최지우 광고로 리바이벌 하는 등 지금까지도 그 효과를 보고 있다.

현대증권의 ‘바이코리아’도 지난 99년 2월 첫날 판매액이 7033억원으로 그동안 주식형 수익증권이나 뮤츄얼펀드가 기록한 첫날 수탁고 500억원의 10배를 넘는 엄청난 실적을 기록했다. ‘바이코리아’는 우리나라에 주식붐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주식투자=애국’이라는 이상한 등식마저 성립시키며, 업계 7위였던 현대증권을 업계 1위로 올려놓는 ‘기적’을 연출하기도 했다.

또 90년대 초반 비록 광고는 ‘가장 보기 싫은 광고’에 3년 동안 1위에 올랐지만, 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던 게 김청, 최주봉의 ‘속청’ 광고 시리즈였다. 이름을 가장 확실하게 기억하게 해줬기 때문이다.

자신의 취약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멋지게 승화시키는 역할도 ‘광고’가 해낸다. 60년대 말 보령제약은 용각산을 출시하면서 고민에 빠졌다. 해소천식에 뛰어난 성능을 가진 것은 나무랄 데 없지만, 가루약이라는 게 문제였다. 가뜩이나 기침이 잦은 천식환자에게 가루약은 부담스럽다. 보령제약은 광고로 뒤집었다. “이 소리가 아닙니다. 이 소리도 아닙니다. 용각산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라는 그 유명한 광고다. 용각산은 “해소천식에 엄청난 효능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당시 흑백 텔레비전 광고에 모델도 없이, 손 하나만 달랑 내놓고 약통을 좌우로 흔든 게 광고의 전부다. 하지만 결과는? 당시 후발제품이었던 용각산은 시장을 평정해 현재는 이 분야의 다른 제품들이 남아 있지 않다.

지금까지 최고의 카피로 인정받는 써니텐의 ‘흔들어주세요’도 사실은 처음엔 광고인들을 고심시켰던 부분이다. 당시 음료 제작기술의 한계로 완전히 녹지 않은 과즙이 병 아래쪽에 침전물처럼 가라앉았는데 이를 기술로는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이 상태로 내놓으면 소비자들의 외면은 뻔했다. 그런데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 ‘흔들어주세요’. 이 한마디로 제품의 독특함을 오히려 강조할 수 있었고, 친근감도 심어줬다. 써니텐에는 이제 더이상 침전물이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도 써니텐 광고에선 ‘Shake it up’(흔들어주세요)이라고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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