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특집] 광고는 좋아도 상품은 싫어! 제품에 대박을 안겨주지 못하는 광고 수두룩… 매출과 상관없이 뜨면 ‘실패한 광고’
광고가 큰 히트를 쳤는데도 실제 제품판매와 연결되지 않을 때, 광고인들은 가장 곤혹스럽다. 이런 예를 들 때마다, 가장 첫 머리에 떠올려지는 게 ‘따봉’이다. 지난 90년 해태음료의 썬키스트에 이어 2위에 머물렀던 델몬트는 역전을 노리며, 브라질 현지 촬영광고에 들어갔다. 마지막 멘트로 브라질어로 좋다는 뜻의 ‘따봉’을 삽입해 엄청난 히트를 기록했다. ‘따봉’은 삽시간에 시중의 유행어가 됐다. 그런데, 이럴 수가. 정작 매출이 오른 것은 썬키스트였다. 사람들이 강렬한 ‘따봉’만을 기억할 뿐 광고가 델몬트인지, 썬키스트인지 구별을 못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따봉’만 기억한다는 것 때문에 롯데칠성은 100% 과즙음료인 델몬트를 그대로 둔 채, 희석과즙 음료인 ‘따봉쥬스’를 내놓았는데, 이는 또 한번의 패착이 되고 말았다. 탤런트 윤미라 등이 나와 코믹광고 형태로 페트병 용기의 ‘따봉쥬스’를 광고했는데, ‘따봉’이라는 어감, 희석과즙, 코믹광고 등으로 싸구려 이미지를 풍겨 결국 수명은 그리 길지 못했다.
광고가 히트해도 제품은 실패하기 일쑤
이런 광고는 대부분 너무 강한 광고 이미지에 제품이 묻혀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동근이 “나, 오늘 회사 안 갈래. 왜? 피곤하니까”라는 광고를 기억하는 이들은 참 많다. 그러나 이 광고가 ‘활원’ 광고였다는 것을 아는 이는 몇명이나 될까?
광고가 히트해도 제품은 실패하기 일쑤
98∼99년 공주병으로 반짝 인기를 누렸던 김자옥은 이오요구르트, 세탁제 ‘아내의 향기’, 농심 ‘올리브 짜파게티’ 광고에 한꺼번에 등장했다. 하나같이 공주병 아줌마로. 그런데 소비자들이 공주병만 기억하고 제품명을 기억하지 못해 광고주들이 한동안 애를 먹기도 했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최근 018(한솔엠닷컴) 광고도 이 대열에 속한다.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는 그 유명한 카피와 안드레아 보첼리의 멋진 배경음악 등으로 젊은이들의 감성을 사로잡았으나, 정작 매출은 지지부진하다. 018이 기업인수합병(M&A) 소용돌이에 휘말린 탓에 소비자들은 018 광고를 즐기기만 할 뿐, 정작 다른 이동통신사를 이용하는 것이다. 광고업계는 앞으로 이런 추세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강기획 양웅 부장(카피라이터)은 “어떤 광고도 제품 한계를 뛰어넘을 순 없다”며 “또 소비자들은 이제 광고를 정보를 얻는 ‘수단’이 아닌 문화나 오락처럼 광고 자체를 보고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이제 광고의 역할은 직접 판매로 곧바로 연결짓겠다는 조급함을 벗어나 마케팅을 지원하면서 꾸준히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홍기획 정상철 국장(AE)도 “제품의 차별을 강조하려다보니, 많은 광고들이 일방적 주입식보다는 이미지 위주로 흐르고 있다”며 “광고와 매출의 불일치성을 지적하며 ‘광고의 실패’를 언급하기도 하지만, 만일 광고가 그 정도도 뒷받침해주지 않았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점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튀는 광고는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광고업계에서는 최근 온갖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선영아, 사랑해’ 광고도 자칫 이런 결과를 빚게 될지도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지난 3월말 서울시내는 온통 ‘선영아, 사랑해’ 벽보로 뒤덮였다. 어느 열혈청년의 순정처럼 보였던 그 벽보는 실은 여성인터넷 사이트 ‘마이클럽’(www.miclub.com)의 티저 광고였다. 문을 열기도 전에 떠들썩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마이클럽은 지난 4월3일 사이트를 처음 개설했는데, 가입자가 폭주해 시스템이 이를 다 수용하지 못할 정도였다. 광고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마이클럽 사이트에 접속한 네티즌들은 대부분 광고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면서 “경쟁사와 뚜렷한 차별성을 보이지 못한다면, 실망고객들이 다시는 찾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김병희 교수는 광고와 매출의 불일치에 대해 “요즘 광고인들이 제품컨셉과는 상관없이 오로지 튀는 광고만을 만들려 하는 것도 한 이유”라면서 “광고주의 귀한 돈으로 자기 작품을 만들려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백일섭씨의 ‘내가 곰이라구요’라는 우루사 광고, ‘맞다 게보린’ 광고 등은 시중에서 화제가 된 적은 없지만,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게 한 광고”라고 소개했다. 광고와 매출의 상관성은 광고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점점 더 풀기 힘든 수수께끼가 돼가고 있다.
권태호 기자/ 한겨레 경제부ho@hani.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