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정치 뉴스를 소비하고 계십니까? 소비하신다면 어떤 신문이나 잡지를 보십니까? 아니면 다른 매체를 활용하십니까? 텔레비전, 인터넷, 라디오 혹은…?
당신은 대통령 선거에서 언론의 영향력이 얼마나 크다고 보십니까? 또 언론의 역할이 크다는 데 동의하십니까?여기까지 정도는 다 다르지만 각자 나름의 고민과 답이 있을 겁니다. 질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당신은 언론이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제대로 된 대선 보도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편파적, 당파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한겨레21>은 민주언론시민연합과 함께 이런 물음을 품고서, 나름대로 답을 찾는 길을 떠났습니다. 편집자

▣ 류이근 기자ryuyigeun@hani.co.kr
▣ 최은주 기자 flowerpig@hani.co.kr
▣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t@hani.co.kr
▣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이젠 정말이지, 노무현의 마음을 알겠더라.”

한나라당의, 그것도 박근혜 전 대표의 대통령 선거(대선) 캠프에 있는 유승민 의원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지난 1월23일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만난 유 의원은 지난 몇 년 동안 ‘우군’으로서 잘 지내온 언론들에 대한 불만을 토해냈다. “봐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이젠 이명박을 편들고 있다. 이거 해도 너무한 거 아니냐?” 당시는 한창 대선 후보에 대한 ‘검증을 하네 마네’로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시장이 격하게 대립하고 있을 때였다. 박 캠프의 또 다른 의원은 “‘안티 <조선일보>’운동을 왜 하는지 이해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박 캠프의 인사들은 이런 얘기를 입에 달고 다녔다. 얼핏 보기에 보수 언론과 보수 정당의 대선 예비후보들이 두루 ‘행복한 동거’를 할 거 같으나, 2등으로 달리는 주자(박근혜)는 언론이 1등으로 달리는 주자에 견줘 소홀히, 더 나아가 불리하게 취급당하고 있다면서 상당한 불만을 품고 있었다. 얼마나 타당한 하소연인지는 따로 검증해봐야 할 일이다. 어쨌든 이들의 얘기를 통해 언론이 ‘1등(이명박) 후보 중심주의’에 빠져 있다는 목소리는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빅3’ 전체의 65.5%

대선 보도와 관련한 정치권의 언론에 대한 불만은 여러 축으로 존재한다. <문화일보> 정치부장 출신의 민병두 열린우리당 의원은 지난해 12월11일 ‘언론인 여러분, 한번 생각해봅시다’란 글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렸다. “보도 경향을 보면 2007년 대선 출마를 생각하고 있는 예비후보들이 한나라당 ‘빅3’밖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 …주요 언론이 한나라당 3인에 대해서만 반복 보도함으로써 이들이 상당한 후광효과를 거두고 있고, 국민들이 한나라당 주자들을 특별하게 인식하게 만드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을 중심으로 한 범여권의 후보들이 지리멸렬한 원인이 크겠지만, 언론이 지나치게 ‘한나라당 후보 중심주의’에 빠져 있다는 문제 제기다.

또 한편에선 민주노동당은 민주노동당대로 불만이다. 노회찬·심상정 두 의원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음에도 언론의 관심은 초라하다. 오죽하면 박용진 전 민주노동당 대변인이 “언론 보도를 보면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겠는가. 민주노동당은 언론이 합리적 근거 없이 ‘거대 정당 후보 중심주의’의 틀에 갇혀 기사를 생산하고 있다고 본다.

△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어딜 가나 수십 명의 기자가 따라다닌다.(사진/한겨레21 류우종 기자)

실제 언론들은 어떻게 대선 관련 보도를 하고 있을까? <한겨레21>은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공동대표 김서중·신태섭)과 공동으로 지난 1월1일부터 3월31일까지 석 달 동안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등 다섯 개의 대표적인 종합일간지들의 대선 보도를 분석했다. 신문의 올 대선 보도와 관련해 사실상 첫 분석 작업이다. 기사 분석은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진행됐다. △신문들의 각 대선 후보들에 대한 기사 및 사진 보도 건수△보도 내용△이명박씨가 국회의원을 지낼 때 밑에서 비서관을 지낸 김유찬씨의 이명박 후보에 대한 의혹 제기 보도 태도 등이다.

사회적 통념 대로 특정 대선 주자를 중심으로 한 보도 편중은 심각했다. 이른바 ‘빅3’로 불리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 대한 보도가 전체 대선 주자 관련 보도 4731건의 65.5%를 차지했다. 분석 대상이 된 주자들은 이 3명을 포함해 김근태·정동영·심상정·노회찬·정운찬·문국현 등 모두 9명이다. 이명박에 대한 보도가 24.8%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박근혜 22.7%, 손학규 17.9% 순으로 나타났다(그래프1 참조). 여론조사상 나타나는 지지율 순위와 신문의 대선 주자들에 대한 보도량의 순위가 거의 일치하는 특징을 보였다.

△ 5개 신문의 대선 후보별 보도 건수 비교(그래프 1)

언론사별 차이도 크지 않다. 다만 조·중·동과 <한겨레>, <경향신문> 사이엔 민주노동당 후보를 다루는 기사량에선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심상정, 노회찬 후보에 대한 <경향신문>의 보도 건수는 전체 분석 대상에서 각각 4.4%, 4.7%, <한겨레>는 각각 3.6%, 3.8%로 나타났다. 반면 <조선일보>의 보도 건수는 각각 0.9%와 1%, <동아일보>는 0.7%, 0.9%, <중앙일보>는 1.7%, 1.3%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3월 한 달 동안 신문 지면에 실린 대선 예비주자들의 사진도 ‘빅3’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8.5%에 달했다. 사진의 질도 문제다. 예를 들어 <조선일보>는 ‘빅3’에 대해서는 다양한 동정 사진을 거의 매일 싣다시피 하지만, 심상정·노회찬 의원은 사진이 거의 실리지 않는데다 실리더라도 반명함판 크기의 인물 사진이 전부였다. 신진 정치세력이나 기존 정치 지형에서 기득권이 없거나 적은 정치세력이 국민에게 다가갈 기회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다.

“어디 가서 뭐했는지만 이야기한다”

기사 내용에서는 후보의 동정을 알리는 보도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그래프2 참조). 그 가운데 이명박·박근혜·손학규 예비후보의 비중이 역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의 전체 대선 보도 기사 가운데 26.7%가 예비후보들의 동정, 단순 발언 중심의 보도였다. <한겨레>도 동정 기사가 25.7%에 달했다. 예비후보들의 공방을 다룬 보도(경선 관련 공방은 제외)는 주로 한나라당 예비후보들 간의 공방이 주를 이뤘으며, 분석 대상 신문사 가운데 <조선일보>가 전체 기사의 14%로 가장 높았다. 건강 관리법, 외모, 가정생활 등 전형적인 연성 보도는 <중앙일보>가 4.4%로 가장 많았으며, 이 또한 주로 ‘빅3’에 쏠렸다.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은 “한국의 기자들은 (후보들이) 어디 가서 뭐했는지 이런 얘기만 한다. 홍보 비서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 대선 후보 관련 언론사별 주요 보도 내용 분석(그래프 2)

정책 보도는 많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예비후보자들이 내놓은 정책을 단순 중계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빅3’ 후보들에 대한 정책은 어느 정도 보도됐다. 조·중·동에선 한 발짝 더 나아가 예비후보의 공약을 ‘띄워주는’ 보도 행태도 엿보였다. <조선일보>는 2월20일치 경제면 기사에서 이명박·박근혜가 내놓은 ‘7% 성장론’ 공약을 “힘들지만 가능하다” “리더십이 잘 발휘된다면 불가능하진 않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중앙일보> <동아일보>와 함께 이명박 예비후보의 외교·안보 구상인 ‘MB 독트린’을 대대적으로 소개했다. 다른 후보자들의 정책은 무시됐다. 조·중·동은 심상정 의원의 ‘3박자 경제론’이나, 노회찬 의원의 ‘서민 4대 기본권 확보’ 공약을 제대로 소개하지 않았다. 그나마 정책 보도와 도덕성 검증을 가장 많이 다룬 곳은 <경향신문>으로 조사됐다.

김유찬씨의 이명박 예비후보에 대한 의혹 제기 관련 보도에서 신문사 간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언론으로서 김씨의 의혹 제기는 대선 후보에 대한 사실상 첫 도덕성 검증의 기회였다. <조선일보> <동아일보>는 한 건의 사설도 싣지 않았다. 보도 건수는 언론사 간에 큰 차이가 없었으나, <동아일보>가 15건으로 제일 적었다. 반면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각각 4건, 2건의 사설을 썼다. 기사 제목을 놓고 어느 쪽의 입장을 반영했는지 분석한 결과, <조선일보>는 이명박 예비후보 쪽 주장이 조금 더 많았다. 내용에서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조·중·동은 이명박에 대한 ‘도덕성 검증’ ‘진실 규명’보다는 그로 인한 한나라당 내 갈등에 초점을 맞췄다. 또 이명박이 겪은 심적 고통을 부각하거나, 이런 논란에도 의연하게 대외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을 부각시킨 기사도 보였다.

언론이 권력을 만들어야 하나

분석을 담당한 이지혜 민언련 간사는 “보수 언론이 노골적으로 밀어주진 않았지만 이명박씨를 보호해주려는 태도가 엿보였다”며 “도덕성 문제가 제기됐는데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 것은 공정한 보도 행태라고 보기 어려우며, 시살 이명박 후보에게 유리한 보도를 해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 반면,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25일동안이나 한-미FTA를 반대하는 단식농성을 벌인 천정배 의원(가운데 부축받는 이)에겐 기자들의 발길이 뜸하다.(사진/ 한겨레21 박승화 기자)

이쯤해서 꼭 생각해볼 만한 게 있다. 바로 ‘공정성’ ‘객관성’ ‘중립’이란 신화로 자신들을 포장하는 한국 언론의 단상이다. 심상정 의원은 “우리 언론은 대단히 정치화돼 있다”며 “언론이 주권자인 국민을 대신해서 권력을 만들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들도 그렇게 인식했다. 국민들의 70.9%(2004년 국회정치커뮤니케이션연구회 조사)는 “신문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현장에서 대선 보도를 하고 있는 기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기자들의 56.4%(2007년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는 “신문·방송사의 대선 관련 보도들이 균형 있게 보도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언론, 그 가운데 신문의 대선 관련 보도가 공정하다는 신화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차라리 신문이 지지 후보를 밝히는 쪽으로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고, 또한 논란이 되고 있다. 학자들이나 언론 관련 단체 종사자들 가운데 원칙적으로 찬성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 기자들도 66.4%(2007년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가 언론사가 지지 후보를 공개하는 것에 찬성하고 있다. 물론 지지 후보 공개를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으며, 의견 기사를 통해서 지지 후보를 밝히더라도 그 밖의 기사는 공정하게 작성돼야 한다는 게 대전제다. 이 문제는 언론사가 아닌 유권자의 처지에서 고려돼야 한다. 정청래 열린우리당 의원은 “신문들이 어느 쪽 후보도 지지하지 않고 중립을 지킨다는 이미지로 포장돼 있지만 속으론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라며 “차라리 떳떳하게 정체를 밝히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칙적 찬성론자’들조차 현실적인 언론 환경을 감안할 때 당장 지지 후보를 공개하는 것은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 신문이 과거 노골적으로 특정 후보를 밀어주던 것과 달리 더욱 교묘하고 은밀하게 특정 후보를 밀어주면서 언론 모니터를 하는 시민단체들도 더욱 힘들어졌다.(사진/ 한겨레 김정효 기자)

김유진 민언련 사무처장은 “조·중·동이 신문 시장의 70%를 지배하는 왜곡된 시장구조에서, 지지 후보를 밝힌다면 거의 재앙”이라며 “정파적 색깔이 거의 똑같은 신문들이 같은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는 지지 후보 공개에 원칙적으로 찬성하면서도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언론이 의견 기사가 아닌 사실 보도에서만큼은 왜곡이 없다는 공감대가 존재하고 △피상적인 정보보다 후보로서 능력이나 자질, 정책 등에 대한 꾸준한 보도가 있어야 하며 △정파적 경도가 심한 사주로부터 편집권의 독립이 보장돼야, 지지 후보 공개 여부를 본격적으로 논의해 찬반을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지후보 공개 허용돼도 하지 않을 것

언론 전문가들은 후보 지지 공개가 허용되더라도 신문사들이 쉽게 지지 후보를 제시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권혁남 전북대 교수(신문방송학)는 “언론사 사주들이 정치적 도박을 하겠냐? 지금처럼 겉으론 중립적인 척하면서, 속으론 특정 후보를 지지하면서 얻을 수 있는 건 다 얻지 않냐”고 말했다. 김유진 사무처장도 같은 견해다. “언론사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해서 별로 얻을 게 없다. 지지 후보들이 당선되지 않았을 때 오는 정치적 부담도 크다. 독자들로부터 공정한 보도를 한다는 외형적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고, 의제 선택이나 보도 방향에서 사실상 특정 후보를 다 밀어줄 수 있는 지금 상황에서, 굳이 위험 요소가 있는 후보 지지 공개를 선택할 거 같지 않다.” 신문사들의 공개적인 정치적 편향에 따른 독자 이탈을 우려해 지지 후보를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김영욱 언론재단 미디어 연구실장의 지적도 설득력 있다.

이준웅 서울대 교수(언론정보학)는 “우리나라 언론은 편향적이고 불공정한 게 문제다. 우리나라 전통에 없는 것(지지 후보 공개)을 하는 게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신문들이 지지 후보를 공개하는 것에 대한 찬반 논란은 쉽게 결론나지 않을 것 같다. 그것과 상관없이 본질적인 문제는 신문들의 정치적 편향과 불공정한 대선 관련 보도다. 문제는 여전히 우리 앞에 놓여 있다.

		9명의 검색어로 3주 동안 분석 <한겨레21>과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신문 분석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 류이근 기자ryuyigeun@hani.co.kr 이번 기획은 <한겨레21>과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의 공동 기획이었으나, 사실 기사의 분석은 민언련이 도맡아 했다. 모니터 대상을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경향신문> <한겨레> 등으로 한정한 것은 다섯 언론사가 영향력 등 신문 시장에서 차지하는 상징적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동아일보> <한겨레> <경향신문>은 ‘카인즈 검색 서비스’(www.kinds.or.kr)를,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해당 인터넷 사이트의 PDF 검색을 활용했다. 텔레비전과 포털 등을 포함한 인터넷 매체 또한 그 영향력이 신문 이상으로 크지만, 이번 조사 대상에선 제외했다. 민언련은 신문을 분석하는 데 지난 3월27일부터 4월17일까지 꼬박 3주 동안 매달렸다. 1월1일부터 3월31일까지 대선 예비 후보들의 이름으로 각각 검색된 4731건(중복 포함)과 김유찬이란 이름으로 검색된 106건의 기사가 분석 대상이었다. 동명이인 기사, 독자투고, 신문연재 소설 등은 뺐다. 사진 분석은 명함판 사진까지 포함했고, 캐리커처(얼굴 그림)는 제외했다. 검색어는 이명박·박근혜·김근태·정동영·심상정·노회찬·손학규·정운찬·문국현 등 9명으로 한정했다. 이들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권영길 의원이 빠진 건 모니터 기간에 공식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고, 보도 횟수가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정운찬·문국현 등 다른 후보들을 분석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일관성이 부족한 점은 솔직히 밝혀둔다. 천정배 의원의 경우에는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단식 투쟁을 벌인 것 이외에, 그의 대선 행보와 관련된 보도가 거의 없어 분석에서 제외했다. 아울러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한나라당의 원희룡·고진화, 열린우리당의 김혁규 의원 등도 분석 대상으로 삼기엔 기사가 거의 없었다. 신문의 묘미는 ‘편집’에 있다. 기사를 지면 어디에, 어떤 제목으로, 얼마만한 크기로 배치하는지가 기사의 내용이나 빈도 이상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분석에서 기사 편집을 계량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아쉬움이 가장 크게 남는 부분이다. 분석을 총괄한 이지혜 민언련 간사는 “특정 후보나 정당에 유리하게 또는 불리하게 기사의 제목이 뽑혔는지 알아보려 했으나, 유·불리로 나누기 곤란한 제목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김유찬씨 관련 보도’를 제외하곤 어느 신문이 어떤 후보에게 편파적이라는 정치권 안팎의 팽배한 인식을, 실제로 계량화해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누구를 편드는 건지 아닌지, 그 객관적인 기준점을 설정하는 것도 쉽진 않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