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10월9일. 이날은 북한이 핵실험을 한 날이지만 ‘애국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길거리에 나선 날이기도 하다. 촛불집회를 주최한 이들은 재향군인회·자유총연맹·뉴라이트전국연합·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227개 보수단체 회원들이다.

△ 10월13일 열린 보수단체들의 북핵 반대 집회. “보수여 총궐기하라”라는 외침이 거리를 뒤덮고 있다.

애당초 이들은 ‘한미연합사령부 해체 반대 천만인 서명운동본부’에서 출발했다가 같은 날 발빠르게 이름 앞에 ‘북핵 반대’를 집어넣어 또 다른 단체로 거듭났다. ‘한민족 생존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범국민 촛불기도회 넷째날인 12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 둘러싸인 광화문 청계광장은 보수단체의 악의에 찬 구호들로 뒤덮였다.

김정일보다 노무현이 문제다?

“윤광웅 장관 해임해라! 대한민국이 아닌 북한 정권 생각하는 이종석 장관을 북한으로 추방하라! 적화통일 발판 마련한 김대중을 처단하라! 국민을 속이고 실제론 불철주야 북한을 위하는 노무현을 반드시 해임하라! 386 좌익세력을 비롯해 반역하는 386을 다음 정권에서 반드시 처벌하자!” 집회 한쪽 구석에선 ‘박근혜 의원님 정치테러 배후를 밝히기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이 진행됐다. 낯익은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씨도 목발을 짚고 나타났다. 황진하·박계동·차명진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도 자리를 빛냈다.

다음날 오후 2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선 ‘노무현 고발·퇴진 촉구 국민대회’가 더욱 성대하게 열렸다. 행사를 주최한 국민행동본부는 주적의 핵개발을 도운 ‘이적’ 대통령 퇴진 촉구 1천만 서명운동 선포식을 가졌다. 9월에 시작된 ‘노무현에 대한 내란죄·외환죄 등 형사 고발 서명’ 운동을 북한 핵실험을 계기로 확대한 것이다. 이들은 “김정일이 문제냐? 노무현이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들의 눈엔 김정일·김대중·노무현이 핵개발의 공범이었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은 “간첩을 골키퍼로 세워놓고는 축구를 할 수 없다. 7천만 민족의 불행인 반역 3인방을 몰아내지 않으면 조국이 불바다가 된다”고 선동했다. 그의 외침은 나 홀로가 아니었다. 보수단체들은 길거리와 온라인에서, 한나라당은 국회에서, 조·중·동 등은 지면을 통해 보수의 대합창을 만들어냈다. “보수여 총궐기하라!”

보수가 북한의 핵실험에 갑자기 나서서 호들갑을 떠는 것은 아니다.

△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이 이종석 통일부 장관에게 북한 핵실험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더 나아가 내각 총사퇴로 현 공세 수위를 높였다.

주한미군 감축 - 국가보안법 존폐 - 용산기지 이전 -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등 ‘안보 이슈’가 나올 때마다 분노했고 길거리에 나섰다. 이들에게 북한 핵실험은 그 자체가 별도의 이슈가 아니라 안보 이슈의 하나로서 최종 결정판이었다. 북핵을 규탄하는 촛불집회 제목의 반을 ‘한미연합사 해체 반대’가 차지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보수단체들이 이구동성으로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을 포함한 남북 경협 등 대북 지원의 전면 중단을 즉각 요구하면서, 빼놓지 않고 “전시 작전권 단독행사 기도 중단과 한-미 동맹 강화”를 곁들이는 것은 안보 이슈가 묵주처럼 하나로 얽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보 이슈를 둘러싼 이 모든 ‘소란’의 책임은 햇볕정책과 평화번영 정책을 펴온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이들을 만들어내고 지지하는 진보 진영에 있다는 것이다.

핵실험 대응에 중간지대 사라져

이는 단순히 안보관이 달라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좀처럼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권력투쟁의 부산물이기도 하다. 권력투쟁에서 두 번이나 밀리면서 진보개혁 세력에 대한 반감과 불신의 뿌리는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잃어버린 10년의 회한은 직접적으로 김대중과 노무현을 향한 한풀이로 이어졌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보다 예방하지 못한 사람을 더 미워하는 논리처럼, 핵실험을 강행한 김정일보다 대북 포용정책을 설계하고 계승한 김대중·노무현을 더 미워하게 되는 것이 보수 진영엔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핵실험을 규탄하는 길거리 시위의 제목이 ‘노무현 고발·퇴진 촉구 국민대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보수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가 북한 핵실험 강행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북핵보다 더 무서운 대한민국 안보불감증”이라고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분명 북한이 핵실험을 하게 되기까지 정부의 대북정책과 그 운용에서의 문제를 건너뛸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보수의 정치적 편향은 북한 핵실험의 원인과 대책 등 문제의 접근방법을 뒤틀어놓는다. “초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외치지만, 내각 총사퇴부터 요구한다. 이들에게 안보 이슈는 이미 정쟁거리로 전락한 지 오래다. 대응방식에 중간지대란 없다. 모든 것은 “김대중·노무현의 탓”이다. 북한의 핵실험 뒤 그 원인과 대책 등에 대한 진지한 고민보다 ‘무능한 친북 정권으로부터 권력을 되찾아와야 한다’는 마음이 앞서는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진보개혁 세력의 최대 정치적 성과물로 꼽혀온 대북 포용정책의 흠집내기에 집중하는 것도 이런 정략적 계산에서 나온다. 핵실험 뒤 대부분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비교적 차분하게 반응하는데도 이를 안보불감증이라고 나무라며 나라가 결딴날 것처럼 호들갑이다.

△ 한나라당은 북한 핵실험의 원인을 대북 포용정책에서 찾는다. 북핵을 규탄하면서 그 이상으로 김대중·노무현·진보개혁 세력을 규탄하고 있다.

분명 북한의 핵실험 뒤 안보 이슈의 정쟁화는 보수의 지형을 강화해줬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10월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참여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54.3%로 높게 나타났다. 노무현 대통령의 낮은 지지도 속에서도 지난 7월 같은 조사에서 29.8%에 그쳤던 대북 포용정책 재검토 의견이 몇 달새 크게 늘어난 것이다. 정부 정책의 신뢰에 크게 금이 간 것이다. 반대로 보수 진영은 그만큼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진보 진영이 북핵의 후폭풍을 맞은 것이다.

안보 이슈는 기본적으로 보수에 유리

이같은 흐름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대선이 1년2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다른 안보 이슈와 맞물려 북핵의 정치적 후폭풍은 내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북핵, 작전통제권 환수, 주한미군 감축, 용산기지 이전 등 안보 이슈 어느 것 하나 조만간 깔끔하게 정리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어느 때보다 안보 이슈가 다음 대선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선의 결정적 구도로까지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연구실장은 “대선 이슈는 크게 경제와 민족 이슈인데, 경제 이슈가 폭발력이 강한 이슈가 아닌 반면에 대북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하는 민족 이슈는 인화성과 폭발력이 훨씬 강하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안보 이슈가 만들어내는 구도는 누구에게 유리할까? 안보 불안이 강화될수록 보수가 유리하다는 것은 선거판의 오래된 공식이다. 군사독재 정권 시절마다 선거를 앞두고 간첩단 사건이 발표되거나 북한의 위협을 부추기는 환경이 조성됐던 것도 이런 공식을 100% 활용한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안보 이슈들이 불안과 긴장을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쪽으로 간다면 보수의 집권 가능성이 높다는 계산이 나온다. 보수가 총력을 다해 안보 이슈에 ‘올인’한 것도 쉽게 설명할 수 있다. 권철현 한나라당 의원실의 김성현 보좌관은 “당에서는 당연히 안보 이슈를 활용할 것이다. 이보다 더 좋은 소재가 어딨냐?”고 말했다. 최근 일련의 안보 이슈는 보수세력을 결집할 뿐 아니라 현 집권세력을 ‘무능’이라는 또 다른 각도로 공격할 소재로도 효과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홍영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북한이 끝없이 긴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고, 설령 협상을 하더라도 국내 정치세력한테 이득이 되는 식으로 진행되기 어렵다”며 진보개혁 세력들한테 불리하게 안보 이슈가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 소장의 말은 현 국면에서 키를 쥐고 있지 않은 채 방어적·수세적 상황에 몰려 있는 진보 진영의 처지를 잘 보여준다.

밀어붙이다가 역풍 맞을까

하지만 늘 변수란 존재하는 법이다. 안보 이슈에 대한 보수의 태도다. 보수의 과잉 대응이 역효과를 불러 되레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원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이나 노무현 정부의 평화번영 정책의 재점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일정하게 나타날 수 있다.

△ 보수 진영은 주한미군 감축, 용산기지 이전 등 안보 이슈들이 한-미 동맹 재편이라는 피할 수 없는 역사적 조건과 상황에서 전개됨에도 참여정부가 무조건 잘못하고 있다고 외친다.

하지만 지금 조·중·동이나 한나라당과 같은 보수세력이 떠드는 것처럼 아예 (대북 포용정책을) 폐기하거나 과거로 되돌리는 것에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동의해줄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햇볕정책으로 상징되는 포용정책이 10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국민적 신뢰를 쌓아온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김형준 국민대 교수(정치학)도 비슷한 논리다. “지금과 같이 보수가 보수를 더 강화하려는 전략은 결집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밀어붙이기식 대북 강경책은 오히려 남북 간 대립을 통한 전쟁 위험을 높이고 경제를 흔든다고 유권자들이 판단할 수 있다.”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 진영에선 그동안 두 번의 대선 패배를 교훈 삼아 너무 경직돼 있는 대북관을 좀 부드럽게 가다듬어야 한다는 주장이 줄기차게 제기돼왔고, 결국 지난해 당의 정강정책에 이를 반영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물 만난 고기처럼 강경 일변도로 나아가고 있다.

보수세력이 노무현을 상수에 놓는 것도 전략적 착오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원 연구원은 “북핵 이슈를 연계해 노무현에게 타격을 주고 그 효과를 누릴 수 있겠지만, 대선에 다가갈수록 노무현은 사라질 변수에 불과하다”며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이 같이 오버하면 대선 국면에 들어서 좌표를 수정하는 것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수 내 신중론자들도 있다. 지금 당장 보수는 북핵을 둘러싼 안보 이슈를 비판하면 그만이다. 대안을 요구받지 않는다. 하지만 윤여준 전 한나라당 의원이 “집권을 목표로 존재하는 제1야당이라면 아무리 어려워도 이런 중요한 국가적 현안의 대안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당장은 아니더라도 대선에 근접할수록 대안 제시의 부담에서 보수조차 자유로울 수 없다. 대북강경 자세는 그런 상황에서 스스로 대북정책의 입지를 좁힐 수 있다. ‘뉴라이트’의 기수인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는 “일부 김정일 똘마니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은 집권 여당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보수 진영에서 나라를 김정일한테 갖다바친다고 얘기하는 것도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보수 최대의 기회, 혹은 위기

보수 진영이 안보 이슈를 키우면서 진보와 보수의 대립전선을 강화하고 있다. 이것이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현재의 국면에서 보수가 대선 전초전에서 한참 앞서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진보 진영은 흩어져 있고 열린우리당 내에서 거론되는 후보들의 지지율이 바닥권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보수가 만들어놓은 변수가 역으로 의도하지 않게 진보를 결집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 불과 3년 전이다. 한나라당은 대선 패배의 한 원인으로 대북정책의 경직성을 반성했지만 최근 안보 이슈에 대한 대응은 더욱 경직돼 나타나고 있다. 내년 대선 뒤 어떤 평가를 내릴지….

북핵은 현재진행형이다. 어떻게 사태가 전개될지 예측 불가능하다.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따라 정치적 영향도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남한 내부적으로 더욱 중요하고, 이를 놓고 정치적 대립과 갈등이 존재한다. 그 키는 지금으로선 보수가 쥐고 있다. 그래서 보수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 동시에 위기가 될 수도 있다.

		미국 만세, 노무현 바보, 미친 북한… 안보 불안감 부추기는 수구신문들의 역주행이 불안하다 ▣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이럴 때 뭐 사재기 단속이랑 이런 조처 한다면 오히려 더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 공안검찰 책임자는 북 핵실험 뒤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차분하고 현명했다. 사재기나 현금 인출, 해외 탈출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문제는 수구신문이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대한민국 비상사태다’라며 안보 불안감을 부추겼다. “북한 핵실험 한반도 초긴장”(조선·10월10일치 1면), “북한, 설마 설마 했는데… 불안해서 못살겠다”(조선·10일치 2면), “북한 핵실험 강행… 한반도 ‘핵공포’ 덮쳤나”(중앙·10일치 1면), “민족적 재앙 현실로 다가선 느낌”(중앙·10일치 11면), “북한 핵실험 강행… 한반도 핵폭풍”(동아·10일치 1면), “충격의 핵요일… 시장엔 공포만 있었다”>(동아·10일치 14면). <조선일보>는 “낙진이 심해져 기형아가 태어나는 것 아니냐” “핵이 서울에 떨어지면 서울 인구 절반이 죽는다고 하는데, 6·25는 아무것도 아니다” “아이들도 키워야 하는데 이민이라도 가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10일치 2면)는 겁에 질린 시민 반응‘만’ 전했다. 하지만 <조선일보>의 예상과 달리 시민들이 침착하게 반응하자, <조선일보>는 안보 불감증 훈계에 나섰다. 10월11일치 이 신문은 주한 외국인들의 반응을 따서 “북한의 결정적 핵 도박에도 무감각한 한국인들의 ‘핵 불감증’ ‘안보 불감증’에 더욱 놀라고 있다”“북한 핵 도박에 놀라고 남 불감증에 더 놀라”라고 보도했다. <중앙일보> 북핵 여론조사 기사(11일치)는 응답자의 66%가 ‘불안하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마치 겨울에 ‘추우냐’고 물었더니 대다수가 춥다고 대답했다는 식이다. 수구신문은 증시와 외환시장도 핵 펀치를 맞아 대공황에 빠질 것이란 빗나간 분석을 내놨다. <조선일보> 10일치 사설 ‘한국 경제는 북한 핵의 충격을 이겨낼 수 있는가’에서 “북한 핵실험의 제1파는 먼저 증권시장과 외환시장을 덮치고 이어 밀려들 제2파는 실물경제 쪽으로 쏟아져 몰려올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의 한국 경제 파국 시나리오는 ‘해외 자본과 직접투자 축소 → 한국 신용등급 저하 → 한국 채권 발행금리 급등 →외자 조달 어려움 → 기업투자와 민간소비 급랭 → 한국 경제의 목을 조이는 사태’다. <조선일보>의 경제위기 해법은 생뚱맞게도 ‘한-미 동맹 강화’다. 주식시장과 외환시장도 하룻만에 정상을 되찾았고, 2차 핵실험 헛소문이 알려진 11일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북 핵실험 일주일이 지났지만 <조선일보>가 예측한 위기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의 불확실성이 없어졌기 때문에 “북한의 핵실험은 (한국) 투자자들에게 선물”이란 칼럼을 싣기도 했다. 북 핵실험 직후 SBS 여론조사 결과, 북한 핵실험 책임이 미국(38.1%), 북한(35.6%), 한국(22.8%)에 있다고 나왔다. 또 56.1%가 경제제재 같은 압박정책이 아니라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문화방송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들은 북한 핵실험 이유를 ‘대미 협상카드’(72.1%)로 꼽았다. 남한을 위협하기 위한 것이라는 응답은 4.5%였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북 핵실험은 부시 대통령 대북정책의 총체적이며 충격적 실패라고 지적했다. 영국 <가디언>은 ‘북한의 핵 정책은 미치기는커녕 매우 이성적’이라고 주장했고, <더 타임스>는 대안이 없을 땐 포용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 <르몽드>는 미 대북 정책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수구신문은 북한과 미국의 책임을 균등하게 짚고 대화로 해결하길 바라는 나라 안팎의 흐름과 거리가 먼 일방통행 보도로 일관했다. 수구신문의 북 핵실험 보도는 ‘미국 만세’ ‘노무현 바보’ ‘미친 북한’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들이 해법으로 내놓은 핵우산,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반대, 햇볕정책 폐기 같은 ‘역주행’이야말로 진짜 한반도를 비상사태로 몰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