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생태공원의 상식을 버리고 부동산 광풍을 일으키는가… 6조 이상의 개발 수익에 메인 지역까지 건드릴 가능성 커
▣ 글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 김규남 인턴기자 paullife79@naver.com
▣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1988년의 일이다. 그때 한국과 미국 사이에는 용산 미군기지 반환 협상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 무렵 한국을 찾은 미 국무장관 조지 슐츠는 성남 비행장에서 헬기를 타고 용산기지로 이동하다 기묘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콘크리트 더미에 갇힌 서울 한복판에 끝도 없이 펼쳐진 ‘녹지의 섬’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게 아닌가. 놀란 슐츠는 옆에 있던 수행원에게 “저기가 거기냐”고 물었고, 수행원은 “그렇다”고 답했다.

△ 용산 GS자이 위에서 바라본 용산기지 전경. 푸른 나무 숲이 아름답게 가꿔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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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슐츠는 “그렇다면 이것은 (서울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게 옳겠다”고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이후 기지 이전 협상은 급물살을 타 1989년 두 나라는 1996년까지 미군을 용산에서 빼기로 도장을 찍었다. 그렇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한국 정부는 그로부터 15년이 지나서야 ‘5조5천억원+고무줄’의 가격으로 용산기지를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1980년대부터 이어진 암묵적 동의를…
1차 용산 미군기지 이전 협상이 진행되던 1980년대 말부터 한국 사람들에게는 돌아오는 용산기지 터를 어떻게 이용할지에 대한 암묵적 동의가 있었다. 그것은 도심에 남은 유일한 녹지 공간인 용산을 생태적으로 잘 보존해 대대손손 후세에게 남겨주자는 ‘소박한 바람’이었다. 1991년 서울시가 미군 부대 터를 17곳의 소공원으로 구분해 ‘자주·민주·통일 이념’을 고취하자는 다소 유치한 ‘민족공원’ 조성 계획을 세운 이후 생태학자들은 용산을 남산과 한강을 잇는 생태공원으로 꾸며야 한다는 구상을 발전시켜왔다. 이후 정치 지도자들은 그동안 되풀이된 수많은 실수·태만·무능력에도 불구하고 용산에서만큼은 이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 거기까지가 지금까지 시민들이 공유하고 있는 용산에 대한 ‘상식’이다.

△ 용산은 현재 공사 중이다. 한강로와 맞붙은 용산기지 주변에는 고층 건물이 앞다퉈 들어섰다(왼쪽). 남산과 한강을 잇는 녹색길 운동을 하고 있는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기호 교수팀은 용산 지역의 미니어처를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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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정부가 2006년 7월27일 입법 예고한 ‘용산 민족·역사공원 조성 및 주변지역 정비에 관한 특별법’을 보면, 미군 부대 이전 비용을 위해 끝내 ‘상식’을 배반하고 만 정부의 난처함이 느껴진다. 정부는 그 난처함을 시민들에게 고백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대신, 부동산 광풍에 몸을 싣는 쉬운 길을 택했다.
법안은 돌려받는 미군 기지를 전면 공원화하는 대신 땅을 일부 떼어 아파트·주상복합 등 주거시설과 상업·업무·문화 시설 등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길을 터놨다. 정부는 또 개발 터를 돈 받고 업자에게 넘기는 대신 대한주택공사·한국토지공사 등 정부투자기관에 넘겨 독점 개발을 가능하게 했고, 종합기본계획이 만들어지면 정부와 시민사회 대표 26명이 모인 ‘용산민족역사공원건립추진위원회’의 심의를 받게 했다. 구본환 건설교통부 도시환경팀장은 이에 대해 “미군기지 이전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결국, 남은 것은 어느 지역을 얼마나 떼어 파느냐로 좁혀진다. 용산기지 개발업무를 총괄하는 국무조정실과 개발 실무를 담당하게 될 건설교통부는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지만, 대강의 그림은 그릴 수 있다. 용산 미군기지는 몸통이라 할 수 있는 메인(24만 평)·사우스포스트(57만 평)와 도로로 단절돼 있는 캠프킴(1만4천 평)·미군수송단(2만5천 평)·유엔사(1만6천 평) 등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캠프킴·미군수송단·유엔사 터는 개발 광풍을 피해나가기 어려울 것이 확실해 보인다. <한겨레21> 취재팀이 찾은 용산 지역 부동산들은 아예 ‘캠프킴’ 터를 “주상복합 건설 예정지역’으로 표시해두고 있었다. 그렇다면 정부가 얻을 수 있는 개발 이익은 얼마나 될까?
<한겨레21>은 정부의 예상 수익을 추정해보기로 했다. 자연녹지지역으로 묶여 있는 캠프킴의 공시지가는 평당 429만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한 땅값은 600억6천만원이다. 이 땅이 상업용지로 용도변경돼 개발 계획이 세워지는 순간 마법이 시작된다.
총 분양수익만 6조 넘을 듯
서울시는 지난해 6월17일 공장 터였던 뚝섬 서울숲 상업지구 땅 1만6500평(3필지)을 팔아 1조1262억원을 벌어들였다. 애초 매각 예정가는 평당 3100만원 남짓이었지만 앞마당에 펼쳐진 서울숲과 한강 덕에 그 2배가 넘는 평당 6825만원에 낙찰되는 대박이 터졌다. 큰 거래에 뒷얘기가 없을 리 없다. 서울시는 업체의 과열경쟁을 우려해 입찰 날짜를 한 차례 연기했고(그 때문에 땅값은 더 올랐다), 국세청은 낙찰받은 회사를 상대로 고강도의 세무 조사를 벌이는 소동을 빚었다. ‘뚝섬의 마법’은 용산에서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될까. 황용천 해밀컨설팅 대표는 “(용산 땅값이) 최소 평당 6천만원을 호가할 것”이라고 말했고, 정열 자이D&C 대표는 “적게는 7천만원, 많게는 1억원까지 오른다”고 장담했다. <한겨레21>은 땅값을 평당 6천만원으로 잡았다.
정부가 이 땅을 상업용지로 바꾸면 용적률(바닥 면적의 합)은 최대 800%, 인센티브 적용을 받으면 1천%까지 올라간다. 1만4천 평의 땅에 10배인 14만 평짜리 건물을 지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겨레21>은 보수적으로 용적률을 600%로 산정했다. 평당 분양가는 2004년 3월 분양 때 시중 돈 7조원을 긁어모아 화제를 뿌린 용산 시티파크 수준인 평당 2천만원으로 잡았다. 총 분양면적은 8만4천 평에 총 분양수익은 1조6800억원. 같은 방식으로 다른 두 곳도 개발한다면 총 분양수익은 6조6천억원으로 예상된다. 물론 시장 상황에 따라 분양수익은 그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이 가운데 건축비를 빼면, 정부가 말한 미군부대 이전비용 ‘5조5천억원+고무줄’을 빠듯하게 맞추거나, 오히려 돈이 조금 남을 수도 있겠다(표1 참조).
그렇지만 불행히도(!) 정부의 꿈은 그렇게 소박하지 않은 것 같다. 조성일 서울시 도시계획과장은 “정부의 입법예고안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1991년부터 이어진 전통에 따라 “용산 미군기지 터는 통째로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법안에는 “건교부 장관이 복합개발지구(개발지역)뿐 아니라, 용산공원 조성지구(공원화 지역)의 용도변경(이는 지방자치단체장의 고유권한이다) 권한까지 갖는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서울시는 그동안 캠프킴·미군수송단·유엔사 터는 어쩔 수 없이 내주더라도, 몸통인 메인·사우스포스트는 사수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 “이건 공원 조성지구까지 용도변경해서 개발하겠다는 뜻이거든요.” 결국 정부는 ‘몸통’에까지 손대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추진위원들의 입장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그런 징후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는 국무조정실이 발주한 용역 보고서에도 드러난다. 2005년 12월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와 한국조경학회가 제출한 보고서 ‘용산 미군기지 공원화 구상안’은 구체적이고, 그래서 노골적이다. 보고서는 캠프킴·미군수송단·유엔사 터 등을 주상복합이나 고급 주거지로 개발하고, 메인·사우스포스트에 속한 △삼각지역 북쪽 진입부 △한강로변 신용산역 주변(미군 121병원 포함) △국립중앙박물관 북쪽 △한남 뉴타운 쪽 진입부 △녹사평역 서쪽 지역의 5개 지역도 개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 경우 정부가 거둬들이는 개발 이익은 <한겨레21> 추정치 6조6천억원보다 갑절 이상 늘어날 수 있다. 정부가 용산기지 터를 팔아 땅장사를 하겠다는 속셈이 아니라면 정부의 ‘5조5천억원+고무줄’의 실체는 적게는 10조원, 많게는 15조원에 이른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용산공원 개발계획을 단계마다 심의하게 되는 ‘용산민족역사공원건립추진위원회’의 입장은 어떨까. 2005년 11월10일 위촉된 위원회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민간위원 16명과 정부위원 11명 등 총 27명으로 구성돼 있다. <한겨레21>은 이 가운데 민간위원 13명을 상대로 용산 미군기지 활용 방안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를 벌였다. ‘개발이 불가피하다거나,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위원은 선우중호·김홍규·김정태·조현정 위원 4명이었고, ‘개발을 최소화하고 전면 공원화해야 한다’는 위원은 김병욱·이태진·손숙 위원 3명에 불과했다. 김기호·임승빈·김봉열·안건혁·김진애 위원 5명은 ‘일부 터의 개발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거나, 입장이 불분명’했다. 황기원 위원은 대답하지 않았고 반병률·박용훈·조의진 위원은 연결되지 않았다. 예상보다 “개발은 절대 안 된다”는 생태론자가 많지 않았는데 이 때문에 문화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2월 기자회견에서 “위원회는 결국 정부의 개발을 추인하는 들러리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표2 참조).
위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정부의 구상이 좀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선우중호 위원은 “용산기지에 신분당선이 연결된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고(시장에서는 이미 신사역까지 올라오는 신분당선이 용산기지를 관통해 용산역이나 서빙고역으로 연결될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다), 김병욱 위원은 “국방부와 여러 단체에서 기념관을 짓게 땅을 달라는 압력이 강하다”고 말했다. 개발론자인 김정태 위원은 “지상은 공원을 조성하고 지하는 코엑스몰 같이 수익이 나는 공간을 만들면 사람들이 몰려들어 공원 효과가 난다”고 했고, 김홍규 위원도 “서울시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땅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공원에는 대규모 터 파기가 이뤄져 지하철이 지나고, 코엑스 같은 수익시설이 들어서며, 거대한 평당 수천만원짜리 주상복합이 들어서 거대한 위용을 뽐내게 될 것이다. ‘생태공원’이 아닌 ‘민족·역사공원’이라는 이름처럼 흉물스런 전쟁기념관의 아류들인 각종 단체의 기념관이 터 곳곳에 자리하게 될지도 모른다.
평택의 야만, 용산의 탐욕
그래서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모든 시민들이 함께 누려야 할 녹지공간의 상품화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용산 미군기지 터가 상업적으로 개발되면 그것은 부자들의 앞마당이 되고 만다”고 말했다. 공공재인 공원이 돈 많은 계층이 비싼 값에 구입하는 상품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2004년 3월 시티파크의 광고홍보 문구는 그 욕망을 여과 없이 그려낸다는 점에서 오히려 솔직하고 시원스럽다. “100만 평 자연 속에 태어난 별천지, 시티파크에서 특별한 생활의 주인이 되십시오.”

△ 시민단체들은 용산을 지키기 위한 길은 용산기지 이전협상을 다시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 것 같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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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대로를 지나 서울 도심으로 접어들면, 한강로 양쪽을 따라 늘어선 우악스런 건물들이 눈길을 잡아끈다. 왼쪽의 대우 트럼프월드(37층·2개동)를 시작으로 시티파크(43층·5개동)와 파크타워(40층·6개동) 11개동의 뼈대가 올라가고 있다. 저만치 벽산메가트리움도 보이고 용산 GS자이, 월드마크타워도 대우 이안도 보인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기호 교수의 연구 결과 12월22일 동짓날 오후 4시, 40층이 넘는 시티파크와 파크타워 11개 건물이 용산공원 쪽에 드리우는 그림자의 길이가 350m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그것은 사익이 극대화되면 공공영역에 어떤 피해를 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예”라고 말했다.
아마도 용산기지 터를 누구보다 잘 보존하고 싶었던 것은 노무현 정권이었는지도 모른다. 공원을 아끼고 가꾸는 것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가 도시에서 저질러온 수많은 잘못과 실수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고, 좀더 나은 도시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생태적 가치를 놓고 벌이는 커다란 논쟁의 한 부분이기도 했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동안 언뜻언뜻 드러난 한-미 두 나라 정부 관계자들의 말의 불일치를 종합하면 그 돈은 5조5천억원이 아닌 10조원이나 15조원인 듯 보이고, 정부는 이를 국민들에게 납득시킬 자신이 없는 듯하다. 미 24사단이 인천을 통해 서울에 들어온 것은 1945년 9월이다. ‘그 60년’ 동안 용산은 한국 사회를 억압해온 가장 큰 상처였다. 그들은 용산을 떠나면서 다시 한 번 우리에게 2개의 큰 상처를 받아들이길 강요하고 있다. 하나는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평택의 야만’이고, 다른 하나는 부끄럽고 안타까운 ‘용산의 탐욕’이다. 국무조정실과·건설교통부 관계자들은 “계획은 아무것도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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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바꾸면 대안이 보인다 이전비용이 문제라면 국채발행·국민신탁 등을 왜 고민하지 않나
▣ 김규남 인턴기자 paullife79@naver.com
정부가 “미군이 떠나는 용산기지 터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것은 ‘5조5천억원+고무줄’로 알려진 천문학적 이전 비용을 한국 쪽에서 고스란히 부담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용산기지를 살리고도 이전 비용을 마련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안은 ‘세금’이다. 그러나 2005년 현재 195조원(일반·특별회계 합계)에 달하는 우리 정부의 예산 규모를 생각할 때 선택하기 쉽지 않은 대안이다. 집행 과정에서 엄청난 조세 저항도 불보듯 뻔하다.
다음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국·공채 발행이다. 국·공채를 발행하면 단기간에 큰돈을 마련할 수 있어 초기 이전비용을 쉽게 충당할 수 있다. 채권 값과 그 이자는 결국 국민의 부담이라는 점에서 ‘세금 투입’과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 그렇지만 용산공원은 대대손손 우리 민족이 함께 이용할 시설이란 점에서 지금 세대가 모든 부담을 떠안는 ‘세금’ 투입보다는 여러 세대가 나누어 부담을 떠안는 채권 발행이 더 합리적인 대안이라는 지적도 많다.
시민단체들은 시민들의 참여를 극대화할 수 있는 ‘국민신탁’(National Trust) 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한다. 이는 보존가치가 있는 자연과 문화자산을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보전·관리하자는 시민환경운동이다. 얼마 전 문화방송 팀이 보여준 ‘김시민 장군 공신교서’ 환수 운동이 대표적인 예라 할 만하다. 그렇지만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만으로 수조원에 달하는 모금운동을 펼친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시한 “다른 부지 매각”도 생각해볼 만한 대안이다. 오 시장은 7월31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용산기지 터 전체를 공원화하기 위해 인근의 철도공작창 부지나 상암동 DMC 등 서울 시내 10여 곳의 주요 국유지에 대한 상업용지로의 용도변경 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터를 개발해 이익을 얻으면 굳이 용산기지를 파헤칠 이유가 없다.
일부 시민단체들이 꺼낸 카드는 ‘재협상론’이다. 애초 잘못된 협상으로 국민 부담이 커졌으니 미국과 다시 협상해 이를 바로잡자는 것이다. 말은 백번 지당하지만, “재협상 불가”론을 고수하는 한국 정부를 움직이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이고, 협상이 시작된다고 해도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지 불투명하다. 조명래 단국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우리 경제 규모에 비춰 시민적 합의가 있다면 절대적인 돈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문제는 정부가 다양한 대안을 검토해 ‘묘안’을 짜내기보다는 부동산 시장을 다시 한 번 출렁이게 하는 쉬운 길을 택했다는 점이다. 홍성태 상지대(사회학) 교수는 “한마디로 한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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