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표지이야기 > 표지이야기 기사목록 > 기사내용   2006년05월25일 제611호
10개의 월드컵, 4800만개의 월드컵

우리에게 월드컵은 어떤 의미인가, 월드컵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는 무엇인가…붉은 악마·독일인·여성주의자 등 10명이 말하는 축구 제전의 다양한 풍경

▣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월드컵은 하나가 아니다. 누군가에게 월드컵은 “대~한민국”을 외치는 축제의 장이고, 누군가에게 월드컵은 평택의 저항이 소외당하는 위기의 계절이다. 월드컵 심판에게 독일은 고대하던 나의 무대이고, 야구전문가에게 월드컵은 부러운 남의 잔치고, 여성주의자에게 월드컵은 폐쇄적인 그들만의 리그다.


다시 한 번 낡은 수사를 반복하자면, 60억 인류에게 60억 개의 월드컵이 있고, 4800만 한국인에게도 4800만 개의 월드컵이 있다. 북한의 노래처럼 “우리는 하나”가 아니고, 남한의 슬로건처럼 “우리는 대한민국”이 아니다. 하나는 하나가 아닌 것들을 삭제한다.

하나가 아닌 열 개의 목소리를 담았다. 붉은 악마, 월드컵 심판, 축구 마니아 출신 축구전문가, 야구전문가, 동네축구 선수, 여성주의자, 문화운동가, 인권운동가, 이주노동자, 독일인. 월드컵을 보는 10개의 시선을 모았다. 열 명의 사람들이 10개의 방식으로 월드컵에 참여하고 즐기고 비판하고 외면하는 이야기를 통해 월드컵을 둘러싼 오늘의 풍경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그들이 어떤 집단의 대표선수일 수도 없고 대표선수일 필요도 없지만, 그들의 포즈를 모아놓으면 월드컵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를 어렴풋이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좋든 싫든, 원하든 원치 않든 월드컵은 피해갈 수 없는 무엇이 됐다. 월드컵에 대처하는 당신의 자세는 무엇인가? 그렇다고 너무 심각할 필요는 없다. 다만 월드컵의 열기 속으로 빠지기 전에 잠시만 다른 시선도 응시해보자. 그리고 즐기자. 저마다의 방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