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기 쉽고 맛깔나는 채식 요리 두 가지, 함께하실래요?
육식을 멀리한다는 것이 먹는 기쁨을 빼앗아간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비육식이 생활의 발견이자 음식의 발견이었으니까. 또 한 가지. 사실 생각보다 거창하거나 골치 아픈 일도 아니다.
▲들깨향 나는 초록비빔밥
지난해에는 집 뒤뜰에서 깻잎을 키웠다. 깻잎이 자라면서부터 즐겨 해먹던 비빔밥이다. 뭐 딱히 어디서 먹어본 적은 없으니까 마음대로 이름 붙였다. 이름하여 ‘들깨향 나는 초록비빔밥’. ‘들깨향이 나는’이라 수식한 것은, 보통 비빔밥에 쓰는 참기름보다는 아무래도 들기름을 살짝 얹어주는 것이 이 비빔밥에 제 맛을 더하기 때문이다. 엄마가 직접 짜온 들기름을 한국에서 공수해와서인지 향이 정말 좋다.
‘초록비빔밥’이라고 이름 붙인 것은 별 이유까진 없다. 통상 쓰는 재료들이 초록색이라는 게 이유라면 이유랄까. 지난해 여름 한국에서는 새싹 비빔밥이 유행이었다. 꽤 맛있었는데, 아쉽게도 이곳에선 새싹 공수하기가 녹록지 않다. 봄인 만큼 약하게 간한 산나물로 비빔밥을 만들어 먹어도 맛있으련만, 올해는 나물도 없다. 그러나! 깻잎과 상추로 만들어먹는 초록비빔밥도 맛이 상당히 괜찮은 만큼 추천. (비빔밥 위의 달걀이 뻘줌해 보일 수 있겠다. 동네 농장에서 항생제, 인공 조명, 동물 사료 안 쓰고 방목했다고 주장하는 달걀이다.)
재료: 상추, 깻잎, 호박, 오이, 기타 냉장고에 있는 야채들
비빔장 재료: 고추장, 간장, 다진 파, 다진 마늘, 깨
기타 준비물: 필수! 들기름
1. 잎 야채는 잘 씻어서 잘게 썰고, 호박과 오이는 약간의 소금과 깨를 뿌려서 볶아준다.
2. 비빔장 재료도 한데 섞어서 만든다. 분량은 ‘적당히’가 정답이지만 고추장 한 스푼에 나머지 양념 합한 거 한 스푼 정도 비율이면 알맞지 않을까. 요리는, 창의력입니다.
3. 밥 위에 야채와 비빔장을 얹고 들기름을 뿌려서 맛나게 먹으면 행복해진다.
단백질 완전정복: 콩과 버섯
단백질 결핍을 우려하는 사람이 종종 있는데, 채식주의자에게는 콩과 두부, 버섯류가 있다. 요것들은 무궁무진한 응용이 가능한 재료인지라 적극 추천할 만하다. 가령 두부는 부침과 찌개류, 두부야채전으로, 버섯은 각종 국물이나 볶음 요리에서 ‘고기’가 들어가는 모든 곳에서 훌륭하게 제 몫을 해내는 이쁜이다. 밑반찬 삼아 종종 해먹는 콩자반도 식물성 단백질 공급원이다. 호르몬 대체요법의 위험성이 논란이 되면서 최근 콩이 완경기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는 자연식품으로 알려지기도 했는데. 청국장·된장·두부랑 너무 친하게 지내는 나인 만큼, 유전자 조작 콩 문제에 대해선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깐풍 두부
깐풍기의 레시피를 두부에 응용해 ‘깐풍 두부’라 이름 붙였다. 원래 중국음식에서 ‘기’는 닭이라니, 이 음식의 제대로 된 제목은 깐풍 두부쯤 되겠다. 인터넷에서 얻은 레시피를 약간 덜 달게 변형했다. 너무 간단한 음식이 그럴싸한 한 접시 요리가 된다. 작은 두부 반모로.
1. 단단한 두부 반모를 깍둑썰기해서 옥수수 전분을 살살 묻혀둔다.
2. 케첩 6큰술, 간장 2큰술, 설탕 반큰술, 마늘 약간, 고춧가루 약간을 미리 섞어둔다(만약을 위해 소스를 넉넉히 만들어두는 것도 요령!).
3. 기름을 넉넉히 해서 두부를 튀긴다. 두부가 다 튀겨졌을 때 소스 냄비에 불을 켜고 그 안에서 튀겨진 두부를 굴려준다. (끝!) 나는 소스에 잣도 넣고, 촬영을 위해 파란 깨도 좀 뿌려놓는 센스를 발휘했다. 요리는, 창의력입니다.
국물 내는 법
고수라면, 야채 육수를 미리 넉넉히 만들어서 냉동했다가 쓰겠지만, 나는 다시마와 양파, 말린 버섯 불린 국물로 맛을 내는 편이다. 말린 버섯은 불린 뒤 건더기는 고명으로, 국물은 육수로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