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표지이야기 > 표지이야기 기사목록 > 기사내용   2005년06월08일 제563호
국민 81.3% “부부강간을 처벌하라!”

가정폭력특례법 개정안 국회 제출, 전국 성인남녀 700명 여론조사
“부부강간 성립한다” 58%, “억지로 맺은 성관계 경험 있다” 27%

▣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ㅈ(35)씨는 지난 4월 의사인 남편을 성폭력특별법상 강간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남편은 별거 중인 아내를 힘으로 눌러가며 2~3차례나 성관계를 강제했다. 남자는 심지어 아이가 보는 앞에서 아내의 옷을 찢어 벗긴 뒤 성관계를 강요했다. ㅈ씨는 남편과 현재 이혼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수치심과 모멸감을 견디다 못한 ㅈ씨는 남편이 형사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뜻을 굳히게 됐다.

동의 없는 단순 성관계는 처벌 대상 아니다


△ (사진/ 윤윤식 기자)

우리나라에서 부부간의 강간이나 성폭력이 인정될까? ㅈ씨 사건이 경찰과 검찰을 거쳐 법원에 가서, 아내에 대한 남편의 강간이 인정될지는 불투명하다. 오랫동안 법적, 사회적으로 부부강간이 인정되지 않은 탓이다. 이런 가운데 홍미영 열린우리당 의원은 6월4일 부부강간의 처벌을 명시한 가정폭력특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법률을 놓고 벌써부터 “가정 내 부부간 문제에 대한 법의 간섭”이라며 반대하는 쪽과 “부부강간은 성적 자기결정권과 인격권 침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부부강간이란 힘이나 공포의 수단을 통해 배우자에게 행하는 강제적 성관계를 말한다. 통상 강압적 성관계, 구타를 동반한 성관계, 가학적 성관계 등 3가지로 나눈다. 이번에 국회에서 발의된 가정폭력특례법 개정안은 배우자에게 “성적 위해를 가하는 것”을 가정폭력의 정의에 새롭게 포함시켰다. 구체적인 처벌 기준은 형법상 강간을 규정할 때 따라붙는 “폭행이나 협박으로”의 경우로, 부부간의 특수관계를 고려해 보통의 강간보다는 비교적 엄격히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홍미영 의원은 “단순히 배우자의 동의 없는 강제적 성관계 등은 처벌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때리면서 또는 때린 뒤 강제적 성관계를 맺거나 원치 않는 변태적 성관계를 물리력을 동원해 강요하는 것을 처벌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강간 논쟁이 불붙기 시작한 것은 1997년 사실혼 관계에서 강간죄를 인정한 판례가 나오면서부터다. 그뒤 한국여성의전화연합이나 한국여성개발원 등에서 배우자 강간의 처벌을 법적으로 명문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봇물을 이뤘다. 부부강간은 배우자 강간 등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에 피해자가 여성인 까닭에 ‘아내강간’이나 ‘아내 성폭력’으로 불린다. 피해자인 여성의 자기 몸에 대한 권리와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남성의 침해를 강조하는 것이다.

<한겨레21>은 지난 6월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주)리서치플러스에 맡겨, 전국 성인남녀 700명을 상대로 부부강간에 대한 여론조사를 벌였다. 조사결과 국민의 열명 중 여덟명이 부부강간에 대한 법적 처벌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간 강압에 의하거나 때론 폭력까지 행사해 성관계를 강요했을 때, 법적 처벌이 필요한가”라는 물음에, “그렇다”는 응답은 81.3%로 나타났다. 반면 “법적 처벌까지는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18.7%에 머물렀다.

“법적 처벌이 필요하다고 보는 이유”를 묻자, 68.3%가 “성적 자기결정권 및 인격권을 침해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타인에 대한 강간과 같은 범죄이기 때문”(11.5%), “경각심을 주기 위해”(19.0%)가 뒤를 이었다.

폭행을 동반한 성관계 경험도 2.8%


법적 처벌이 필요하지 않다고 본 응답자는 “나쁘지만 처벌까지 하는 것은 심하다”(45.4%), “가정 내부의 부부 문제”(36.2%), “부부간 성관계는 결혼에 따른 의무”(15.7%) 차례로 이유를 꼽았다.

국민 절반은 처벌과는 상관없이 부부간에도 강간죄가 성립한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간에 강간(죄)이 성립한다고 보는가”라는 물음에 “성립한다”(58.4%)는 답변이, “성립하지 않는다”(39.6%)는 답변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그러나 부부강간에 대한 처벌과 부부강간의 성립 여부에 대한 답변 수치에는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신성자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부부강간이라는 말을 받아들이기 굉장히 불편해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겨레21>은 이번 조사에서 부부강간의 개념을 쉽게 풀어서 처벌의 필요성을 묻는 것과, 부부강간이란 단어를 직접 제시하면서 부부간 강간(죄)의 성립 여부를 따로 물었다.

“부부간에 상대방의 의지와 상관없이 억지로 성관계를 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묻자, 문제가 있다는 답변이 전체의 92.6%에 달했다. 반면 문제가 안 된다는 응답은 6.3%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런 ‘인식’과 ‘현실’사이에는 일정한 괴리가 있었다. 실제 부부생활에서 배우자와 원치 않는 성관계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조사 대상자들 가운데 기혼자 500명을 따로 빼, “배우자가 억지로 요구해서 성관계를 한 적이 있는가”를 물었더니,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27.2%에 달했다. 우리나라 열쌍의 부부 가운데 세쌍이 배우자와 원치 않는 성관계를 한 경험이 있는 셈이다. 부부강간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인 “때리면서 또는 때린 뒤에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강요받은 적이 있나”라는 물음에는 2.8%가 “있다”고 답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부부강간으로 처벌된 사례는 단 한건도 없다. 대법원이 1970년 3월 “남편이 강제로 처를 간음하였다 하여도 강간죄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결을 내린 지 35년이 지났지만, 판례는 깨지지 않고 있다. 이를 배경으로 오랫동안 형법상 부부강간은 인정되지 않는 논리가 지배적이었다.

현형 형법으로 처벌 가능하나 시행안돼


그러나 지금은 현행 형법으로 부부강간을 처벌할 수 있다는 게 교수나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들의 거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행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부녀를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부녀’의 개념에 아내를 뺀다는 예외조항이 없기 때문에 남편도 형법상 강간죄의 적용 대상이 된다는 것이 통설이다. 부부강간 성립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부부강간을 인정한 판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8월 한 여성이 남편을 강간 등의 혐의로 고소했으나, 강간 부분은 기소되지 못한 채 법원에서 강제추행치상죄만 인정됐다. 사건을 맡았던 이명숙 변호사는 “부부강간은 현행 법으로 얼마든지 처벌이 가능하지만,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고소하는 경우도 드물고, 고소하더라도 중간에 취하하는 경우가 많다. 이영주 법무부 여성담당관은 “처음부터 운영이 잘못됐기 때문인지 고소사건이 거의 없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부부사이라고 해도, 일반 성폭행 사건처럼 검찰은 기소하고 법원은 유죄 판결을 전향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성계가 부부강간 처벌을 법률에 분명히 새겨두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연숙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인권국장은 “아내강간이 폭력의 일부라는 것을 확인시켜주기 위해서라도 부부강간의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포함한 개인의 인격권에 앞서 성교를 포함한 부부간 동거의 의무가 우선시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미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1970년대부터 형법상 강간으로 부부강간을 처벌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유엔인권위원회는 1999년 우리나라에 “부부간의 강간을 형사범죄로 보지 않는 점”을 시정하라고 권고했다.

부부강간 법제화에 반대하는 법률 전문가나 의원들도 부부간 강간의 성립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형법으로 부부강간을 처벌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부부강간 처벌을 명시하는 특별법을 따로 만들 필요가 없다고 본다. 박동섭 변호사는 “현재 법체계에서도 얼마든지 처벌이 가능한 것을 굳이 특별법에 넣어, 여러 사람한테 알리고, 부부불신이나 부부싸움을 더 조장할 필요가 있나”라고 말했다. 이에 견줘 일부 진보적인 법률 전문가들은 “부부강간을 가정폭력특례법으로 처벌하게 되면 강간이라는 무거운 범죄를 너무 가볍게 다룰 우려가 있다”면서 반대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이번 가정폭력특례법 개정안은 금고 이상의 형 등이 예상되는 부부강간은 형법상 강간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증거나 증인이 없어 논란이 예상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다른 유형의 강간이나 성폭력 범죄와 마찬가지로 법을 적용하고 판단하면 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부부간 권력 불평등이 주요 원인

한편에서는 부부강간이 아주 드문데 굳이 요란스럽게 법을 만들 필요가 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그러나 한국여성의전화연합이 최근 가정폭력 피해 여성을 대상으로 남편으로부터 폭행 뒤 성폭행을 당한 경우를 조사했더니, 62.6%에 이르렀다. 여성부가 지난해 전국 기혼남녀 5916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8.6%가 배우자로부터 성적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부부강간이 현실에서 가정폭력의 한 형태로 자주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이런 조사 결과보다 실제로는 부부강간이 더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는 게 여성계의 공통된 얘기다.


△ 부부강간은 '범죄' 다. 한국여성의전화 회원들이 아내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요구하며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사진/ 한겨레 장철규 기자)

부부강간은 좀처럼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고소나 신고 건수가 낮은 것은 부부관계의 일이 굉장히 사적이면서도 은밀하기 때문이다. 이명숙 변호사는 “여성들이 남편한테 성적인 괴롭힘이나 강간을 당했다는 사실을 남자 수사관이나 법관 앞에서 얘기한다는 것은 엄청나게 수치스러운 일로 느끼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보통 강간 피해자 100명 가운데 4명 정도가 가해자를 상대로 고소를 한다고 한다. 남편한테 강간당한 것을 신고하는 비율은 이보다 더 낮을 수밖에 없다. 신성자 교수는 “남편에 견줘 힘과 자원에서 종속적인 위치에 있는 아내의 경우 강압적인 남편의 성폭력 상황에서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또는 심리적 어려움으로 저항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부부강간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심영희 한양대 사회학과 교수는 “가부장적 사회에 팽배해 있는 일상적인 권력의 불평등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세계경제포럼은 우리나라의 양성평등 의식이 조사대상 58개국 가운데 54위로 나왔다고 발표했다. 많은 학자들은 남성이 자신의 일상의 권력을 확인하려는 의도로 ‘보상추구 행위’를 하면서 아내강간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남성들이 부부싸움 뒤 아내와 성관계를 통해 화를 풀려고 하고, 또 그렇게하면 화가 풀린다고 믿는 것은 이러한 예들 가운데 하나다. 또 남편의 아내에 대한 ‘소유 의식’도 부부강간의 토양이 되고 있다. 이혼소송 중이거나 별거 상태에서 부부강간이 쉽게 일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성계 “남녀 성대결 될까 걱정”

여성계에서는 앞으로 입법 과정에서 부부강간에 대한 찬반 논란이 남녀 성대결로 진행될 것을 우려한다. 박소연 상담위원은 “호주제 폐지 찬반 때처럼 남녀가 극단적으로 나뉘어 본질과 다른 논란이 증폭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지난 5월3일 홍미영 의원이 부부강간 처벌 법제화를 추진한다는 언론보도가 나가자 홍 의원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아이디를 밝히지 않은 남성들의 비판이 줄을 이었다. “마치 남편을 발정난 짐승으로 취급하려 한다.” “교도소에 자기 마누라랑 성관계를 했다고 들어오는 남자들이 많아지겠다.” 감정 섞인 반감이 대부분이었다. 곽아무개(40)씨는 “내 마누라를 내가 간수한다는데, 누가, 왜 강간죄로 처벌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일부 남성들의 부부강간 법제화에 대한 반대와 비판은 많은 부분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게 여성단체들의 지적이다. 여성단체 관계자들은 “이번 개정 법률안은 폭력 등을 동반한 부부강간을 처벌하려는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한겨레21>의 여론조사 결과, 부부간 강압적 성관계에 대한 처벌을 찬성하는 남성들이 전체의 78.3%로 나타나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젊은 미혼 여성의 처벌 지지율 높다

‘부부강간이 성립하는가’에 대해서도 여성의 긍정 훨씬 높아

여성일수록, 나이가 어릴수록, 미혼일수록 부부강간에 대한 처벌을 높게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21>이 부부강간에 대한 법적 처벌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여성들의 84.4%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남성들의 78.3%에 비해 6.1%포인트가 높게 나온 것이다. 같은 질문에 20대 89%, 30대 85.2%, 40대 80.8%, 50대 68.7%, 60살 이상 72.1%가 법적 처벌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 미혼의 89.3%가 법적 처벌이 필요하다고 본 반면에 기혼은 78.1%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와 같이 성별, 연령, 결혼 여부에 따른 태도는 부부강간(죄)에 대한 문항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여성의 67.5%가 부부간 강간이 성립한다고 봤으나, 남성은 49.4%였다. 미혼의 72.6%가 부부간 강간이 성립한다고 본 반면, 기혼은 그보다 20%포인트가 낮은 52.7%에 그쳤다. 특히 20대의 75.4%가 부부강간이 성립한다고 봤으나 60대 이상은 29.8%로 큰 차이가 났다. 부부간에 상대방의 의지를 무시한 성관계에 대해서도 여성이거나 미혼이거나 연령이 낮을수록 문제가 있다는 반응을 많이 보였다.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는 “젊은 사람일수록 여성의 권리와 인권에 대한 인식이 높은 게 사실”이라며 “여성은 자신들이 부부강간의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세기 말부터 아내강간은 범죄

네덜란드는 비자발적인 성적 삽입도 처벌 대상


△ 2004년 스페인에서 열린 피켓행렬. 남편이나 동거인에 의한 폭력으로 숨진 여성들을 추모 하고 있다. (사진/ EPA)

남편의 아내에 대한 강간은 20세기 말까지 아무런 법적 문제가 되지 않았다.
‘관습적’ 아내강간의 면책을 법적으로 정당화한 인물은 17세기 영국의 매튜 헤일(Matthew Hale) 판사다. 그는 “혼인계약의 조건에 아내는 남편이 원할 때는 언제나 성교에 응한다는 철회할 수 없는 동의가 포함된다”고 못박았다. 이 때문에 영국에서 1990년까지 아내강간은 불법적인 성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영국은 1991년 ‘암묵적 동의 이론’을 없애고, 1994년 ‘형사정의 및 공공질서법’을 제정하면서 아내강간을 포함시켰다. 미국에서도 매튜 헤일의 이론은 ‘코먼 로’(Common Law)로 이어져, 1960년대까지 남성의 아내강간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1970년대부터 ‘결혼 강간 면제’ 조항이 폐지되기 시작해, 1996년까지 17개 주에서 완전히 폐지됐다.

캐나다에서는 1983년 형법 개정을 통해서 성폭력 범죄에서 혼인의 예외를 인정하지 않았다. 우리와 법 체계가 가장 유사한 독일에서도 1997년부터 강간죄의 성립 요건에서 ‘혼인 외의 성교’라는 말을 뺐다. 부부강간을 가장 폭넓게 인정하는 나라는 네덜란드다. 혼인 여부와 상관없이 폭행·협박뿐만 아니라 신체에 대한 비자발적인 성적 삽입도 강간의 처벌 대상이다. 다만, 우리와 같이 강간죄가 친고죄인 일본은 파탄 등으로 정상적인 부부가 아닌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강간죄를 인정하고 있다.



남성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전체 남성 2% “폭력에 의한 성관계 강요받은 경험 있다”

부부강간의 피해자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해당된다.
여성부가 지난해 기혼남성 5916명을 대상으로 결혼 뒤부터 2003년까지 배우자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는지 조사했더니, 여성의 남편 폭력이 2.0%로 나타났다. 전체 배우자 성폭력은 8.6%, 남성의 아내 성폭력은 7.6%, 상호 성폭력은 1.0%로 나타났다.

여성부 관계자는 “상호 성폭력을 빼면 순수한 여성의 남편 성폭력은 아주 낮은 수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겨레21>의 배우자로부터 폭력에 의한 성관계를 강요받은 경험이 있냐는 물음에 전체 남성의 2%가 그렇다고 답했다. 남성의 아내 폭력은 3.5%였다. 배우자한테서 억지로 성관계를 요구받은 경험은 남성이 23.9%, 여성이 30%로 나타났다.

서울여성의 전화 강경화씨는 “가끔 남성들이 성폭력 피해상담을 하기 위해 전화를 걸어온다”고 말했다. 여성계에서는 여성의 남편 성폭력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자칫 부부간 성폭력의 대다수 피해자가 여성이라는 사실이 희석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명숙 변호사는 “가정폭력특례법에 부부강간 처벌을 명시화하면 여성으로부터 성적 피해을 입은 남편은 강제추행죄 등을 통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자는 ‘부녀자’로 한정한 현행 형법상 강간의 보호 객체에 들어가지 않는다. 프랑스는 1980년 강간죄의 보호 객체에 남성을 넣었다. 한국여성개발원에서는 지난 2001년 강간죄의 보호 객체를 남녀로 확장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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