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표지이야기 > 표지이야기 기사목록 > 기사내용   2004년11월10일 제534호
부시는 나에게 무엇인가

세계의 대선이 돼버린 미국 대선… ‘팍스 아메리카나’ 시민 11인이 말하는 미래 자신의 운명


저 먼 미국에서 벌어진 대통령 선거와 당신은 무슨 관계가 있는가. 부시의 재선은 당신의 인생 운명에 과연 개입하는가. <한겨레21>은 황우석 서울대 교수와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 등 각계각층 인사 11명에게 릴레이 기고를 받았다. 더불어 네티즌들에게 ‘부시와 나’에 관한 20자평을 받았다. 이후 한반도와 세계질서에 대한 심층기사도 ‘2라운드’로 준비했다.


▣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 (일러스트레이션 / 양시호)

미국의 대선은 세계의 대선이 되었다.

베이징 나비의 날갯짓이 뉴욕의 태풍이 된다는 카오스 이론을 증명하듯, 미국의 대선은 세계인의 일상에 ‘구체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부시 집권 4년 동안 우리는 그 진실을 뼈저리게 확인했다. 부시 대통령의 한마디에 한반도에는 전운이 감돌았고, 그의 지시에 따라 이라크인 수만명의 목숨이 오락가락하기도 했다.

우리는 이제 대한민국의 국민일 뿐 아니라 ‘팍스 아메리카나’의 신민이 돼버렸다. ‘우리에게도 미국 대통령 선거의 투표권을 달라’는 말이 더 이상 단순한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는 현실이다. 미국 대선의 결과는 지금, 여기, 나의 문제가 됐다. 그래서 ‘부시와 나’는 ‘노무현과 나’만큼이나 실감 나는 주제가 됐다. <한겨레21>은 ‘부시와 나’를 주제로 부시 대통령의 재선이 한국의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생각한 글들을 모았다.

지금 세계를 규정하고 있는 것은 양극화(Polarization)다. 탈냉전으로 체제 대립이 사라지자 각국에서는 ‘내전’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보수와 진보 50 대 50의 사회로 나뉘어져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미국 대선은 그 양대 세력의 대리전 양상을 띠었다. 세계는 온통 부시와 반부시로 나뉘어졌다. 반부시 진영의 정서는 ‘부시가 아니라면 누구라도 괜찮다’(Anyone but bush)로 표현됐다. 케리를 지지하는 한 미국 여성이 든 피켓의 슬로건은 ‘케리가 아니면 전쟁이다’(It’s Kerry or war)였다. 단순히 ‘케리냐 부시냐’가 아니었다. 어떤 이들에게 부시는 곧 전쟁이고, 전범이었다. 다른 이들에게 부시는 영웅이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집회에서는 성조기를 흔들면서 ‘부시 대통령 만세’를 외치는 진풍경이 연출됐고, 진보적인 사회운동가들은 한국에서 부시 낙선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당연히 부시의 당선을 둘러싼 반응도 양극이다. 누구는 한반도에 전쟁 위기가 닥쳤다는 불안감에 휩싸였고, 어떤 이는 한-미 동맹 강화와 북한 민중 해방의 초석이 마련됐다며 쌍수 들어 환영한다. 이처럼 우리 모두에게 부시의 당선은 나의 승리이자 나의 패배였다.

<한겨레21>이 모은 ‘부시와 나’에는 다양한 ‘나’들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의 글에는 승리한 나의 뿌듯함이 녹아 있다면, 아줌마 김종옥씨의 글에는 패배한 나의 처참함이 배어 있다. 개신교인들의 서로 다른 목소리도 담았다. 미국 대선은 기독교 근본주의의 승리이기 때문이다. 박천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총무가 부시 지지의 입장에서, 지강유철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이 비판의 입장에서 글을 보내왔다. 한국에 거주하는 이슬람 노동자의 목소리도 들어보았다.

찬반을 넘어선 다양한 목소리도 담겨 있다. 먼저 미국 대선의 쟁점이었던 동성결혼·줄기세포 문제에 관련된 사람들의 글도 모았다. 줄기세포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황우석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가 부시 대통령의 당선이 자신의 연구에 미칠 영향에 대해 글을 써 보내주었다. 한국남성동성애자인권운동모임 ‘친구사이’의 회원이 부시의 동성혼 금지 공약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에 관한 글을 썼다. 미국 유학생, 환경운동가, 경제인 등 미국 정부의 정책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한국인들의 이야기도 있다. 이 밖에 전업주부 등 부시와 무관한 듯 보이지만 결코 무관하지 않은 ‘나’의 이야기도 실려 있다. ‘부시와 나’에는 11명의 ‘나’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겨레21>은 ‘인터넷 한겨레’(hani.co.kr)를 통해 ‘부시와 나’를 주제로 한 네티즌들의 20자평을 모았다. 여기에는 11명의 목소리가 미처 담지 못한 다양한 ‘나’들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참여해준 네티즌들께 감사를 드린다.

‘부시와 나’를 넘어 미국 대선 이후의 국제 정세와 한반도의 앞날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표지이야기의 제2라운드 격인 ‘부시와 세계’도 꾸몄다.

• 황우석- 나의 연구를 막지 말라
• 노회찬- ‘조-미 공동코뮈니케’를 추억함
• 정재철- 그 잔인한 마케팅 안 배우련다
• 박천일- 한-미 우호사절단 보낼 준비 중!
• 지강유철- 부시가 믿는 예수에 절망한다
• 샤니- 테러, 우리를 지목할까 두렵다
• 심혜식- 축하전화가 쏟아지다
• 오성규- 환경운동가는 왜 피곤한가
• 이민석- 미국으로 시집가긴 틀렸다
• 김종옥- 별로 섹시하지도 않은 것이…
• 정현태- 미국 유학생, 눈앞이 감감합니다
• 콩트- 2008년 11월에 되돌아보는 부시 재임 4년
• 북한 ‘피말리기’는 계속된다
• 유럽 경악, 아시아 담담
• 부시와 함께 ‘천년왕국’으로…


‘부시와 나’ 네티즌 코멘트

앗싸
나 전쟁영화광! 돈 주고 영화 안 봐도 되겠당.(벌건 눈사람)

세계 평화 위한 필수품
세계 평화 두 가지만 잘하면 됩니다. 조지‘기’, 부시‘기’. 자! 다같이 조지기 부시기 조지지 부시시~~~.(깻잎이)

나와 부시
빨리 나와 부시! 나와 부시라, 다 뿌시라!(호자이)

사람은 술을 마셔야 한다
결론: 사람은 술을 마셔야 한다. 부시도 교회 다니지 말고 계속 술 마셨어야 한다.(이남훈)

남편과 나의 정치적 차이
남편은 ‘해피’하대요. 저는 ‘회피’하고 파요.(김정화)

돌아와죠 슈퍼맨
한때였지만 슈퍼맨을 잊고 로보캅 시리즈 따위에 넋놓았던 나 자신을 반성한다. 머리 빈 근육질들이 슈퍼맨의 고매한 뜻을 어찌 알쏘냐. 몸 되고 머리도 되는 할리우드 스타들은 더욱 분발할지어다.(김도연)

부시
부시… 부쉬… 불쉬… 불쉿! (나의 기분) (꼼)

부시와 나
1. ‘로저와 나’를 만든 마이클 무어는 ‘부시와 나’를 만들어라.
2. 마이클 무어가 만드는 코미디 영화를 4년 더!!(신)

부시
부시, 평화의 중심에서 전쟁을 외치다.(007)

부시시한 얼굴로
걱정이 더 많아져 편안한 잠을 못 자서 모두들 아침마다 부시시한 얼굴이 되겠죠?(못난이 얼굴)

U.S 카드
부시시한 나를 더욱 부시시하게 만든 당신 떠나라.(산동네)

부시는 영웅?
부시는 이라크를 해방시켰다. 그것만으로 그는 위대하다. 물론 전쟁으로 인해 무고한 사람들의 죽음은 너무나 슬픈 현실이다. 그러나 후세인이 계속 ‘내 맘대로’ 정치하게 할 수는 더더욱 없었다.(노스핀)

내 책상 위엔 부시 사진이
아메리칸 드림은 유효하다. 원숭이도 대통령 먹는데, 내라고 신세가 언제까지 이럴쏘냐. 미래는 밝다.(달 아래 잔 하나)

부시는 내 신앙의 걸림돌
죄 없는 사람들 조지고 부시는 일을 잘도 해대는 부시가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마음이 아픔.(와이 공작원)

2행시로 대체 ^^
부: 부끄럽지만 우리나라 현실이다. 시: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ricky)

내 차 마련의 꿈은 다시 한번….
“저… 아버지, 내년엔 차 한대….” “부시 됐다. 기름값 더 든다.”( lovepop)

不氏
부씨…. 그는 현재 내가 증오하는 유일한 인간이다.(아니올시다)

무제
난 공포에 떨며 잠 못 이루노라, 적 그리스도여.(슬픈이)

☞ 채택된 분들께는 한겨레신문사 출판부에서 발간된 <전선기자 정문태 전쟁취재 16년의 기록>을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