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표지이야기 > 표지이야기 기사목록 > 기사내용   2004년06월01일 제512호
“그들은 양심불량 범죄집단!”

한기총이 보는 여호와의 증인과 병역거부… 그들을 피해자로 모는 일부 언론과 인권단체에 큰 유감


최삼경/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단사이비문제 상담소장 · 빛과 소금 교회 담임목사

여호와의 증인의 대체복무제가 사회적 문제로 등장하는 지금 찬반이 뜨겁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민과 기독교인들이 이를 반대하고 있는데, 이는 어떤 형태의 대체복무제든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대체복무제를 추진하는 일부 언론들과 인권 단체들, 그리고 당사자인 여호와의 증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이 있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다. 하나씩 살펴보겠다.

감옥에 간 것과 이단과는 상관없다

일부 언론들의 시각에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예컨대 이 문제를 보도한 <한겨레21>(367호)의 기사 제목이 ‘이단의 가시관 쓴 대체복무제’라고 되어 있었다. 이 말에 의하면 마치 정통 기독교가 여호와의 증인을 이단으로 했기 때문에 이들이 감옥에 갔고, 마치 국법을 어겨 감옥에 간 여호와의 증인과 이들을 위하여 대체복무제를 지지하는 자들은 선하고 이들을 이단이라고 하거나 이를 반대하는 기독교인들은 눈물도 피도 없이 매정하고 악한 자들인 것과 같은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그 뒤에 방영한 문화방송의 〈PD수첩〉에서도 유사한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다음의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그들이 집총을 거부하고 감옥에 간 것과 기독교에서 그들을 이단으로 한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국가가 국법을 어겼기에 이들을 감옥에 보낸 것이지 기독교인들이 이들을 감옥에 보낸 것은 아니다. 기독교는 법을 만든 당사자도 아니며 법의 시행자도 아니다.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나라도 군대가 자원제로 바뀌어서 저절로 이 문제가 해결되는 날이 오더라도, 여호와의 증인의 집총 거부는 악한 일이고 잘못된 일이란 점에는 변함이 없음을 알아야 한다.

둘째, 정통 기독교가 여호와의 증인을 이단으로 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교리적인 문제 때문이다. 여호와의 증인들이 주장하는 교리가 정통 기독교의 교리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이단이라고 한 것이다. 즉, 이들이 삼위일체 교리를 부정하고, 예수님의 신성을 부정하고, 성령의 인격성을 부정하며, 지옥의 존재도 부정하고, 그리고 피에 대한 잘못된 생각으로 수혈을 하지 않는 등의 교리적인 차이 때문에 이단이라고 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 재향군인회가 병역거부자에 대한 무죄 선고에 항의해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기총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반대입장을 갖고 있다.(사진/ 류우종 기자)

양심을 앞세워 병역을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들은 평화주의자들이요, 다수의 힘에 의해 억울하게 고난과 핍박을 당하는 양심론자들인 것처럼 만들어가는 것이 심히 유감스럽다. 여호와의 증인은 병역거부 외에도 수혈거부, 가정파괴, 학업포기, 결혼포기 유도, 국민투표 거부, 국기경례 거부, 애국가 봉창 거부, 세금납부 거부 등의 범죄를 하는 집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권단체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인권단체들은 양심과 인권을 앞세워서 대체복무제를 지지한다. 그러나 이는 선한 양심을 지지하는 행위라기보다, 잘못된 종교적 신념에 의한 특정 종교자들을 위한 대체복무제라고 해야 맞다. 이들이 양심 운운하는 데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첫째, 병역을 거부하는 소수의 양심보다 병역의 의무를 다하는 다수의 양심이 더 중요함을 알아야 한다. 왜 국법을 어기는 소수의 양심은 보호돼야 하고 국법을 준수하는 다수의 양심은 도외시돼야 하는가?

둘째, 여호와의 증인들이 양심을 앞세워 병역을 거부하는 것이 존중돼야 한다면, 여호와의 증인들 중에 병역을 이행하는 양심은 왜 보호하지 않으며, 그보다 죽어가는 자식에게 수혈을 거부하여 자식을 죽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렇게 죽어가는 아이들은 누구의 양심에 의해 생명을 잃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그렇게 인권과 양심이 소중하다면 생존의 인권은 왜 도외시하냐는 점이다.

하나님은 전쟁을 하라고도 하였다

셋째, 이 세상에는 종교적 양심 외에도 도덕적, 사상적 양심도 있다. 이것도 같은 수준에서 보호돼야 평형이 맞다. 예컨대 유대인 600만명을 죽인 독일의 나치주의를 찬양하는 양심이나, 공산주의를 찬양 선전하는 양심도 같은 양심이라고 해야 하지 않겠는가?

넷째, 종교인의 양심은 국가를 부정하고 병역을 거부하는 그런 양심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정치 제1장 제1조가 바로 “양심의 자유”이다. “…누구든지 신앙에 대해 속박받지 않고 그 양심대로 할 권리가 있느니 아무도 남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지 못한다”라고 되어 있다. 어떤 양심은 국가를 지키는 데 반해, 어떤 양심은 국가를 부정하는가 하는 점이다.

다섯째, 군대란 궁극적으로 전쟁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이렇게 전쟁의 위협이 약할 때 동정론에 의해 만들어진 대체복무제가 정작 전쟁 앞에서는 균형 있는 법이 될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 그리고 현재 여호와의 증인들이 소수란 점에서 동정하는 경향이 많으나 다른 종교, 즉 안식교나 불교에서도 같은 의미의 교리를 결정하여 다수가 대체복무제를 원한다면-이미 그럴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지만-그때는 어떻게 하겠는가? 몇명까지는 대체복무제가 가능하고 몇명이 넘으면 불가능하도록 만들겠는가?

살인하지 말라는 십계명 때문에 군입대를 거절하는 여호와의 증인에게는 다음과 같은 잘못이 있다.

첫째, 군대는 살인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집단이 아니고 살인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존재하는 집단임을 알아야 한다.

둘째, 이들의 말에 의하면 십계명을 주신 하나님 자신이 악한 신이 되고 만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수도 없이 전쟁을 하라고 하였고, 심지어 “가축은 살리고 어른은 물론 어린아이까지 죽이라”고 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삼상15:1-3).

정부를 마귀의 앞잡이로 보는 그들

셋째, 이들이 군대에 가지 않는 것은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 때문만이 아니라, 정부를 마귀의 앞잡이로 보기 때문임을 알아야 한다. 이들은 ‘국가를 사탄으로 보는 논리는 일제시대 신사참배를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을 잡아갈 때 쓰던 논리’라고 변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미국 시민권을 가진 자가 한국 정부에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여호와의 증인들은 세상 정부에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고 하여 세금을 내지 않는 행위나, 많은 여호와의 증인들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것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이들이 굳이 세금을 내는 것처럼 거짓된 주장을 한다면 세금에는 국방비가 포함돼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결국 살인을 위해 세금을 낸다는 모순된 주장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여호와의 증인들이 비록 범법자들이요, 잘못된 교리에 매인 이단자들이지만 부모가 아무리 잘못된 아이라도 버리지 않는 것처럼 사랑으로 이들을 위해 균형 있는 어떤 형태의 대체복무제를 만들자고 하는 것까지 반대하지 않음을 피력하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체복무제는 잘못이란 점을 주장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