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표지이야기 > 표지이야기 기사목록 > 기사내용   2004년04월03일 제503호
자민련, 대전 · 충청이여 미워도 다시 한번…

자민련 공천자 면면 분석…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인지도 중심 배치

김소희 기자/ 한겨레 정치부 sohee@hani.co.kr

자민련은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대전과 충남·북 24개 지역구 공천에만 ‘각별한’ 공을 들였다.

공천 기준은 첫째도 명망성, 둘째도 명망성이다. 정치철학이나 정책비전보다는 대중적 인지도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탓에 당 차원에서도 ‘물갈이’니 ‘개혁공천’이니 하는 정치적 수사를 일절 달지 않는다. 일단 표밭인 충청권에서 “붙고 보자”는 전략으로 가지 않으면 당의 간판을 내려야 할지 모른다는 절박함 탓이다.


△ 자민련의 충북 제천시 · 단양군 지구당 개편대회. 자민련은 대전과 충남 · 북 지역구 공천에만 각별한 공을 들였다.(사진/ 연합)

실제 3월29일까지 전국적으로 145곳의 지역구 공천을 끝냈으나, 충청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사실상 “하고 싶다”고 손든 이들에게 공천을 준 양상이다. 대부분 오래된 지구당위원장들로, 이들 가운데 30여명가량은 후보 등록 전이나 선거운동 기간에 출마를 포기할 것으로 당에서도 내다보고 있다.

‘전략 지역’인 대전의 경우, 임영호(동구), 오희중(대덕구) 후보 등 직전까지 구청장이었던 이들을 전진배치했다. 임 후보는 2선, 오 후보는 3선의 구청장으로 대부분 지역구민들에게 이름 석자를 대면 알 만한 이들이다. 대전부시장 출신인 정하용 후보(서구)도 이에 포함된다.

충북은 현역 의원인 정우택 의원(진천·괴산·음성·증평)을 빼고는 이렇다 할 명망가가 많지 않아 고심을 거듭했다. 14대 국회의원이었던 김진영(청주상당), 직전까지 청주시의장이었던 최병훈(청원군) 후보 등이 눈에 띈다.

‘야심 지역’인 충남은 현역 의원과 전직 관료들이 몰려 있어 충북에 견줘 나름대로 ‘화려한 면면’을 자랑한다. 이인제(논산·금산·계룡), 김학원(부여·청양), 정진석(공주·연기) 의원을 포함해, 비례대표인 조부영(홍성·예산), 김종호 의원의 탈당으로 비례대표를 승계한 변웅전(서산·태안) 의원 등 5명의 현역 의원이 포진해 있다. 16대 국회 자민련 의원 10명 가운데 절반이 있으므로 텃밭 중의 텃밭인 셈이다. 또 한국방송 앵커 출신의 류근찬(보령·서천), 충남부지사 출신의 이명수(아산), 직전까지 천안시의장이었던 장상훈(천안을), 당진군수였던 김낙성(당진군) 후보 등도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다.

전국적인 탄핵 역풍 속에 자민련도 심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 3월12일 탄핵 표결 때 대부분의 소속 의원들이 ‘대세에 따라’ 탄핵 가결쪽에 몸을 실으면서, ‘노무현=신행정수도’라는 등식을 갖고 있는 밑바닥 민심이 확 돌아서버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몇 안 되는 현역 의원들의 경쟁력도 장담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게다가 애초부터 정책이나 비전이 아닌 명망가 위주의 공천을 한 탓에, 총선을 코앞에 두고 뾰족한 해결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오로지 대전, 충남·북에 ‘미워도 다시 한번’의 바람이 불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