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02월26일 제498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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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대안인가

급부상하는 ‘대표 합의 추대론’의 허와 실… 탈 · 복당 거래설, 리더십 미검증 등 변수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박근혜 대표’로 침몰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호’를 구할 수 있을까. 2월22일 최병렬 대표의 기자회견을 즈음해 ‘박근혜 대표 합의 추대론’이 급부상하고 있지만, 당 일각에서는 박 의원의 부정적 이미지에 대한 우려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 한나라당 대표로 집중 거론되는 박근혜 의원. 박의원이 대표에 오르려면 수많은 난관을 지나야 한다.(한겨레 김봉규 기자)

대표적으로 꼽히는 약점이 2002년 한나라당의 탈당과 복당 과정이다. 당시 이회창 후보와 대립각을 세워 탈당했다가 당 대 당 통합 형식으로 다시 복당하기까지 정치적 처신 문제는 제쳐두더라도, 복당 과정에서 이인제 자민련 의원에게 ‘지원자금’을 건넨 것과 같은 ‘금전적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당 안팎에서는, 검찰이 이미 사실관계를 파악했고 박근혜 의원이 대표가 되는 순간, 치고 나서면 한나라당이 회복 불가능한 수렁으로 빠질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까지 돌고 있다.

박 의원이 만들었던 한국미래연합이 창당 과정부터 자금난을 겪었고, 이합과 집산의 연속이던 한국 정당사의 관행이었던 만큼 ‘청산 자금’이 건너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그럴듯한 분석도 뒤따른다. 아직 ‘설’ 수준이고 최 대표 이후를 노리는 세력의 정치 공세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박 의원은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를 만들어 정치개혁에 앞장선다, 복당이 아니라 당 대 당 통합이다 등 4가지 조건 외에는 어떤 단서도 달지 않았고 금전 지원은 전혀 없었다”며 지원설을 일축했다.

또 하나의 약점은 박 의원의 역량과 정체성에 대한 의문이다. 한나라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신비감에 싸인 듯한’ 박 의원이 대안 카드로 부상하고 있지만, 정작 박 의원의 리더십이 검증받은 적은 한번도 없다는 것이다.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에 여러 정치세력의 ‘최대공약수’라는 이유로 박 의원에게 키를 맡겼다가 어찌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소장파 일각에서는 “유신의 이미지가 어른거리는 박 의원이 새로운 한나라당이라는 지향점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박 의원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가 오가지만, 정작 박 의원 자신은 합의 추대나 당권 도전과 관련해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결정도 안 된 상태인 만큼 중론이 모아지면 그때 가서 결정하겠다”며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따라서 한나라당의 위기 수습책으로 급부상한 ‘박근혜 대안론’이 현실화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2월23일 최병렬 대표가 임시 전당대회와 무관하게 선대위 구성 의지를 피력하고 나선 것이나, 당내 중진인 김덕룡 의원이 “임시 전당대회가 정치적으로는 신당 창당을 위한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오랜 침묵기를 거친 당내 중진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한 점도, 박 의원에게는 달갑지 않은 ‘조짐’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