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의 대선자금 모은 부시… 민주당 후보 결정되면 융단폭격할 계획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중순, 1억달러 모금을 돌파했다. 역대 대선 사상 최고치이다. 올 11월2일의 대통령선거일까지 총 1억7천만달러를 모은다는 계획을 세워놓았지만, 지금의 추세로는 2억달러도 넘어설 수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본다.
2003년 12월10일 내려진 미 연방대법원의 정치자금개혁법안(매케인-파인골드 법안) 합헌 판결도 부시에겐 단연 유리하다. 이 법안은 기업이나 노조 등이 정당에 수백만달러씩 기부하는 이른바 ‘소프트머니’를 완전 금지했다. 이제 후보자가 개개인으로부터 공식 모금하는, 상한액이 정해진 ‘하드머니’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1인당 2천달러 상한인 이 하드머니를 많이 모금하려면 부유한 개인 지지자들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 아버지 부시 때부터 쌓은 인맥과 부시의 친기업 정책은 개인 지지자의 규모와 충성도를 엄청나게 강화시켰다.
기록적인 자금 모금의 뒤엔 충실한 자금모금책들이 버티고 있다. 부시 진영에선 20만달러 이상의 자금을 모은 이를 ‘레인저’(Rangers), 10만달러 이상 모은 이를 ‘파이어니어’(Pioneers)라고 부른다. 현재 레인저는 100명, 파이오니어는 185명 정도가 있다. 이들 대부분이 기업인이다. 금융산업 분야가 37명으로 가장 많고, 부동산·건설회사 25명, 전력산업 14명 등이다. 미 증권협회 제임스 스펠먼 대변인은 ‘왜 부시 대통령에게 자금을 모아주느냐’는 질문에 “가장 큰 이유는 부시 행정부의 감세 정책이 기업의 수익률을 높이는 데 기여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당내 경쟁자가 없는 부시 대통령은 아직 돈을 쓰지 않고 손에 쥐고 있다. 민주당 경선에서 후보가 정해지길 기다리는 것이다. 3월쯤 해서 후보 윤곽이 뚜렷해지면, 그때부터 여름 전당대회 때까지 텔레비전 광고 등으로 융단폭격을 가할 생각이다. 힘든 경선을 치른 당의 후보는 대부분 경선에서 돈을 다 써버려, 이 시기엔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된다.
1996년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도전했던 공화당의 밥 돌 후보도 이런 식으로 집중 포화를 맞아 반격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치명상을 입었다. 그러나 민주당 경선의 선두주자인 하워드 딘은 올 2, 3월쯤 대대적인 인터넷 모금운동을 벌여 부시에 맞서겠다고 벼르고 있어, 이 전략이 딘에게도 통할지 관심을 끈다.
박찬수 기자/ 한겨레 워싱턴특파원 pc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