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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돈이면 주석궁을 폭파한다” 불법 정치자금에 대한 네티즌들의 풍자… 권영길 후보의 예언이 적중했다?
만남의 광장, 차떼기, 사과상자, 지하주차장, 10분의 1…. 인터넷에서 최근 가장 자주 언급되는 단어들이다. 불법 대선자금 수사가 충격적인 수사 내용을 연일 쏟아내면서 불법 정치자금에 대한 네티즌들의 정치풍자나 토론도 끊이지 않고 있다. 먼저 서민들로서는 천문학적인 불법자금을 엽기적인 방법으로 모은 한나라당에 대한 비난이 양적으로는 가장 많다. 이른바 ‘배춧잎(1만원권 지폐의 속어) 차떼기’에 대한 가장 격렬한 분노는, 소형 트럭을 이용해 생계를 유지하는 서민들로부터 나온다. “우리는 트럭 몰고 하루 종일을 옮겨다니면서도 몇만원밖에 벌지 못한다”는 분노 섞인 하소연에서부터 “돈은 안 줘도 좋으니 그런 차라도 한번 받아봤으면 좋겠다”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이회창 전 후보의 측근 서정우 변호사(구속 중)의 돈 수수 장소가 고속도로 휴게소인 ‘만남의 광장’이었던 것에 대해서는 ‘잘못된 만남’ ‘부적절한 만남의 광장’ 등의 표현이 꼬리를 물었다. 법조계에서는 “서 변호사가 그곳을 선택한 이유는 그가 대표로 있었던 법무법인의 이름이 광장이었기 때문”이었다는 ‘근거 없는’ 우스갯소리도 떠돌고 있다. <인터넷 한겨레> 게시판에는 ‘한나라당 돈먹기에 대한 각계각층 반응 예상’(ID: 돈먹는 하마)이라는 제목의 글이 인기를 끌었다. 가상으로 만들어낸 말들이지만, 촌철살인의 묘미가 있다. 먼저 지난 대선 당시 한나라당을 ‘부패원조당’으로, 민주당을 ‘부패신장개업당’으로 맹비난했던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의 반응은 “내 말이 딱 맞았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되려면 자고로 용기, 판단력 그리고 사과상자”(전두환 전 대통령), “그들은 구제불능… 아직도 배가 고플 것이다”(히딩크 전 국가대표 감독), “비리유혹 DNA 제거한 인간 계획 중”(황우석 박사), “저처럼 다 공개하세요. 국민이 좋아합니다”(연예인 함소원씨), “그 돈이면 주석궁을 폭파할 수 있었다”(조갑제 월간조선 대표) 등이 특히 기발하다.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와 김영삼 전 대통령이 만나 한 얘기도 자주 언급된다. 최 대표가 “그나저나 한나라당은 어려운 상황이다. 차떼기로 돈을 받았다고 TV나 라디오에서 한나라당이 개그 대상이 돼버렸다”고 하자, 김 전 대통령의 반응이 걸작이다. “배드민턴 치러 갔더니 한 여자분이 ‘요새 정치하는 사람들이 돈을 트럭으로 받고 하니까 시중에는 돈이 없어 우리에게는 돈이 없다’고 하더라. 아이고∼.” ‘경기고’에 대한 왈가왈부도 있다. 이 전 후보의 동생 이회성씨,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 서상목 전 의원 등 경기고 출신 인사들이 이른바 ‘세풍사건’에서 활약한 데 이어 이번 사건에서도 경기고 인맥들이 불법자금 수수의 핵심인물로 부각되기 때문이다. 최돈웅 의원, 서정우 변호사 등은 물론이고 이들과 접촉한 각 재벌기업들의 핵심 임원들이 경기고 출신인 점에 대해 “명문고 인맥이 공익을 위한 게 아니라 사적 탐욕을 위한 것임이 입증됐다”(ID: 가랑비)고 꼬집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10분의 1’ 발언은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이른바 ‘소도둑·바늘도둑 논쟁’이다.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은 “기업을 위협하는 방식으로 500억원이 넘는 거액의 불법자금을 만든 이 후보쪽과 노 후보쪽을 싸잡아 비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인 데 반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이들은 “불법은 똑같은 잣대로 봐야 하고, 노 대통령도 검찰의 수사를 통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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