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 정책실장을 잘 아는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이 실장의 소원은 3가지”라고 말했다. 부동산값 안정, 노사관계 개선, 사교육비 문제 해결이 그것이다. 특히 부동산값 안정에 대한 그의 열정은 그가 왜 ‘헨리조지주의자’로까지 불리는지 엿볼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일부 경제 현안에는 청와대 정책실장이 깊이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도 드러났다.

이 실장은 LG카드의 유동성 위기가 재발할지 모른다는 시장의 우려에 대해 “보고는 받았지만,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가 주로 하고 필요한 때는 협의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대답했다. 360만명에 이르는 신용불량자 문제와 관련해서는 “부동산과 비슷해 일이 한번 벌어진 뒤라 돌이키기가 매우 어렵다”며 “시간을 두고 갚아나가도록 하되 빚은 꼭 갚아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와 노동조합, 특히 민주노총과의 대립에 대해 “대화와 타협이 참여정부의 원칙”이라며 “비정규직 문제나 새로운 노사관계 방안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 많은데, 민주노총이 노사정위원회에 아예 나오지 않는 것이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화 이전의 세계에서는 우리나라만 임금이 많이 올라도 상관이 없었지만, 지금은 고임금이 기업의 도태를 낳을 수 있는 시대”라며 “임금인상 압박이 기업경영에 큰 부담이 되고, 그것이 채용을 꺼리게 만드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일자리 창출’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놓고, 이를 위해 임금인상을 자제하는 노·사·정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