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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불패? 대통령도 불패!” 정치적 효과 큰 서민용 아이템… 노무현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에 집착하는 이유
현 정부에서 가장 강력한 부동산 투기억제 의지를 지닌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으로 볼 수 있다. 이런저런 현실론을 대며 때로 미적거리는 정부 관료들을 그가 강하게 독려해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노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에 전력투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집에 얽힌 개인적 설움
그는 우선 ‘집에 얽힌 개인적 설움’을 종종 이야기한다. 그는 9월3일 경기도 의왕시 임대주택 단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모두 25번 이사를 했다. 하숙, 자취, 가정교사를 전전하면서 옮겨 다녔다. …셋집에 살면서 항상 우리 집을 갖고 싶은 큰 소망을 갖고 있었다. 한번은 아내와 함께 15평짜리 친구 집에 갔다가 궁궐처럼 좋아보여 돌아오면서 아내와 아파트 한 채를 꼭 사자고 약속했다. 당시 시내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면서 산기슭에 세워진 아파트를 바라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는 또한 부동산 가격안정이 국가경쟁력의 기초라는 논리도 제시한다. 그는 10·29 대책을 다룬 관계부처 회의에서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임금이 오를 수밖에 없고 기업에도 큰 부담이 되는 등 부동산 가격은 경쟁력의 핵심요소 가운데 하나”라며 “기술혁신으로 흡수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 만큼 비장한 각오를 가지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현실 정치인인 만큼 정책에 얽힌 정치적 측면도 함께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측근은 “노 대통령은 불법 대선자금 수사의 계기가 마련된 정치개혁 문제와 함께, 부동산 가격 안정을 자신의 양대 업적으로 남길 생각을 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권은 사실 ‘비주류 서민 정권’의 성격을 안고 탄생했다. 따라서 서민을 일으켜세워 사회세력간 균형을 맞추는 게 정권의 숙명적 과제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노사 문제에 관한 한 우여곡절 끝에 정권이 친사용자쪽으로 치우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노동계한테 받게 됐다. 경제불황으로 기업의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운 현실이 일차적으로 작용한 탓으로 볼 수 있다. 반면에 부동산 문제는 기업의 이익과 직접 충돌하지 않으면서 서민의 요구를 수렴할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 6공화국 정부가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 처분 조처를 밀어붙일 때의 부동산 문제가 기업의 문제였던 때와는 사정이 다른 것이다. 노 대통령의 부동산 드라이브에는 이런 고려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소한 퍼주기’보다는 ‘올 베팅’ 전략
어쨌든 일부 청와대 참모들은 “노 대통령의 국정평가 지지율이 최근 8~10%가량 회복됐다”며 “이 가운데 4% 정도는 부동산 대책 덕분으로 본다”고 말하기도 한다. 최근 부동산 대책의 정치적 효과를 굳이 숨기지 않는 셈이다. 과거 정권들이 총선, 지방선거 등을 앞둔 시점에서 대체로 특정 지역과 계층을 겨냥한 예산배정 등 선심성 정책을 폈던 것과 비교해도 흥미롭다. 노 대통령은 소소한 ‘퍼주기’ 정책보다는 판을 크게 흔들어 승부를 본다는 ‘올 베팅’ 전략을 시도하는 것 같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의 부동산 대책은 자산계층의 반발을 비롯해 일대 사회적 논쟁을 촉발할 여지를 안고 있다. 그는 11월28일 SBS 국정진단 프로그램에서도 “강남불패 문제에 관한 한 대통령도 불패로 간다”며 좌고우면 없이 밀고 나갈 뜻을 밝혔다.
박창식 기자 cspcs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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