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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섹션 : 표지이야기 | 등록 2003.11.05(수) 제48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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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임금 떼먹히는 ‘늙은 노동자’ 고령자 임금수준은 갈수록 떨어지는데 젊은층 임금은 올라가지 않아
일본과 한국의 임금 체계는 다른 나라들과는 뚜렷이 구분되는 특징이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많은 보수를 지급하는 이른바 ‘연공’ 임금제가 지금도 뼈대를 이루고 있다. 이런 임금제도는 숙련노동력을 장기간 회사에 붙잡아두자는 데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공임금제 아래서는 노동자 개인의 성과와 임금 사이에 큰 불일치가 생긴다. 대체로 젊어서는 성과보다 낮은 보수를 받다가 노년에 이르러서는 성과보다 훨씬 많은 보수를 받는 것이다. 하지만 젊어서 적게 받은 임금과 나이를 먹어 더 받은 임금의 총액이 같아지는 시점이 ‘정년’이고, 노동자의 정년이 보장되는 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은 다른 임금 체계와 별 차이가 없다. 실제로 1980년대까지만 해도 연령대별로 평균임금 수준을 그래프로 그려보면 나이를 먹을수록 계속 올라가는 모양이 나왔다. 그런데 90년대 들어 그래프 모양이 뚜렷이 달라지고 있다. 노동자들의 임금은 40대 초반에 최고치에 이른 뒤 점차 줄어드는 포물선형으로 바뀌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겼을까? 연봉제와 성과급제의 도입 등으로 연공임금제가 약화되고 있는 것도 물론 원인일 것이다. 지난 99년을 기점으로 노동자의 경력연수에 따른 임금격차는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연공임금제가 뿌리째 흔들린 것은 아니다. 금융보험 업종의 경우를 보면, 나이가 들수록 임금이 올라가는 현상이 여전하다. 그런데도 그래프 모양을 바꿔놓은 핵심 원인은 역시 ‘조기퇴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기업들이 노동자들에게 약속했던 정년 이전에 조기퇴직을 강력히 유도하면서, 많은 고령 노동자들이 고임금을 받을 기회를 박탈당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들이 저임금 노동자로 전락하는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고령 노동자 전체의 평균임금 수준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저절로 임금이 오르는 연공제도는 노동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다고 기업들은 지적한다. 그렇다면 그동안 기업들은 연공임금제도의 문제점을 어떻게 고쳤을까 기업들이 전체 인건비를 그대로 둔 채 성과보수 체계를 강화했다면 고령자들의 상대임금 수준이 떨어지는 만큼, 젊은 노동자들의 상대임금은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와 10년 전인 93년의 통계를 비교하면, 고령 노동자들의 임금수준만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전체 취업자의 1%를 차지하는 10대 노동자의 상대임금만 조금 올랐을 뿐, 다른 연령계층의 상대임금은 거의 변화가 없다. 기업들이 ‘늙은 노동자’에게 젊어서 덜 준 임금을 떼먹고 있는 셈이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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