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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엔고를 어떻게 볼 것인가 일본 제조업 경쟁력 향상의 반영일 뿐…‘저금리 · 엔강세’ 호조건에 취하지 말아야
“기업들을 상대로 적정환율을 조사해보면, 언제나 현재 환율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나온다.” 한국은행 관계자의 말이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똑같이 나오는 말이다. 수출기업들은 언제나 자국 통화의 가치가 떨어지는 쪽을 바란다. 그것이 수출시장에서 쉽게 기업의 채산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율 상승에 취해 경쟁력을 높이지 못하면, 자국 통화의 가치가 급격히 올라갈 때 수출기업들은 이를 감당하기 어렵게 된다. 올초 원화가치의 급격한 상승에 호들갑을 떨던 기업들이 요즘 들어 침묵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비교적 높은 수준에서 지난 9월 이후 큰 변동이 없기 때문이다. 11월21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186원이다. 그런 가운데 엔화가치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자 기업들은 이를 반기고 있다. 엔 강세가 해외시장에서 일본 기업들에 비해 유리한 위치를 확보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엔 환율은 지난 9월 초까지만 해도 100엔당 1천원 안팎이었다. 그러던 것이 엔화의 상대적인 강세가 이어지면서 지금은 1090원 안팎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그것에 마냥 즐거워할 때는 아니다. 우리 경제는 1987년부터 1990년 초까지 이른바 ‘3저 호황기’를 맞았다. 3저는 달러 약세(엔 강세)·저금리·저유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런 조건 아래서 한국 경제는 단군 이래 최대 호황을 구가할 수 있었다. 1994~1995년에도 엔고 환경에서 반도체 호황이 겹쳐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저금리와 엔 강세라는 지금의 조건은 그때와 비슷하다. 하지만 외부 환경의 일시적인 호전이라는 달콤한 약은 순식간에 독으로 바뀌기도 한다. 3저호황 뒤의 막대한 무역적자나 1997년의 외환위기가 이를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엔고를 보는 시각에도 이제 교정이 필요할 듯하다. 일본 경제의 회복이 제조업 경쟁력의 향상에서 시작되고, 엔 강세는 단지 그것의 반영일 뿐이라는 점에 먼저 눈을 돌려야 한다는 얘기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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