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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표지이야기 등록 2003.10.07(화) 제479호

[표지이야기] 의욕찬 지방분권, 과연 가능할까

“삼성전자 화성공장 증설 허용”에 불안 눈길… 고속철·수도이전도 부정적으로 작용

김대중 정부는 지역갈등 해소를 위해 주로 영남권에 물적·인적 자원을 집중 투여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대구의 섬유산업 육성을 위한 밀라노 프로젝트에 1999년부터 5년간 6800억원을 지원한 것이 그것이며, 부산·경남 지역에선 노무현 당시 국회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동남지역특별대책위원회를 만들어 가동했다. 동남특위는 중앙정부 예산을 끌어들여 지역사업을 활발히 하기 위한 것이었다.

김대중 정부의 전략은 흔히 ‘동진 정책’으로 불렸는데, 기본적으로 첫 여야간 정권교체 이후 영남권의 상실감과 저항을 완화·흡수하면서, 영남권으로도 집권기반을 넓히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2000년 총선에서 부산에 출마한 노 대통령과 경북 봉화·울진에 출마한 김중권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모두 낙선하면서 ‘동진 정책’은 실패로 마침표를 찍었다.

노무현 정부는 전임 정부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으면서 ‘지방 자율’이란 개념을 분명하게 세웠다. 중앙 차원의 자원 배분이 정치적 시비에 부닥쳤던 점을 중시한 셈이다. 현 정부 지방분권 정책의 기본정신은 “지방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설계한다” “중앙정부는 지방의 아이디어를 존중하면서 행·재정 권한을 최대한 이양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대통령 직속 기구인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위원장 김병준)는 지난 7월 기존 중앙집권적 국가구조를 지방분권형으로 바꾸기 위한 5년간의 로드맵을 발표했다.

그러나 현 정부의 지방분권 정책도 굴곡을 겪고 있다. 경제난 속에서 기업쪽의 ‘투자여건 우선론’이 득세하면서 애초의 ‘지방 우선’ ‘수도권 집중억제’ 방침이 흔들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삼성전자의 경기도 화성공장 증설 등을 허용키로 가닥을 잡은 게 그런 대목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 먼 지역들에선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건철 광주·전남발전연구원 기획연구실장은 “고속철도 개통과 충청권 행정수도 이전까지 완료되면 수도권+충청권 대 그 이남 지역간 대립구도가 조성될 것”이라며 “현 정부 들어 지역간 격차가 오히려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6월12일 대구를 방문해 강력한 지방분권 의지를 천명하면서 245개 공공기관을 연차적으로 지방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두고도 해당 기관들이 “우리만은 가선 안 되는 이유를 앞다퉈 제시하며 버티는 바람에 실제로 이전할 기관은 60여개로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라고 정부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박창식 기자 cspcs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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