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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떨고 있니? 이탈리아 정치권 개편한 ‘마니폴리테’… 일본도 정치자금 수사로 자민당 장기집권 종식
정치자금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는, 정치인의 물갈이는 물론 정치권의 대규모 지각변동을 가져오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이탈리아의 부패추방운동인 ‘마니풀리테’(깨끗한 손)이다. 1992년 안토니오 디 피에트로 검사의 본격적인 수사로 시작된 마니풀리테 결과, 1년 동안 무려 3천여명의 정·재계 인사가 체포·구속됐다. 이 가운데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이 1천여명이나 됐고, 전체 의원의 4분의 1가량인 177명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결국 1994년 총선에서는 2차대전 이후 지속된 기민당의 장기 집권과 사회당·공산당과의 3강 체제가 무너지는 격변이 일어났다. 창당한 지 채 두달도 안 된 신당 ‘포르차(전진) 이탈리아’가 21%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킨 것이다. 이 당의 총수인 미디어재벌 출신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는 북부동맹과의 우파연정을 통해 하원 전체 의석(630석)의 절반이 넘는 366석을 차지했고, 상원 선거에서도 315석 가운데 155석을 확보했다. 신당·신인 돌풍의 배경에는, 현역 정치인은 어느 누구도 정치자금을 비롯한 부패로부터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유권자들의 심판 심리가 깔려 있었던 것이다. 그해 총선 이후 진행된 재판에서 기성 정당에서 총리까지 지낸 굵직한 정치인들이 불법 정치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처벌됐고, 사회당의 베티노 크락시 전 총리는 우리돈 300억원가량의 불법 정치자금을 조성한 혐의 끝에 해외로 망명하는 신세가 됐다. 가까운 일본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1992년 도쿄지검 특수부가 유통기업 ‘사가와 규빈’이 기네마루 신 자민당 부총재 등 정치인 10여명에게 21억5천만엔의 정치자금을 제공한 사실을 밝혀냈다. ‘사가와 규빈 스캔들’로 명명된 이 사건으로 인해, 40여년에 걸친 자민당의 장기 집권은 막을 내렸고, 1993년 호소카와 총리를 수반으로 한 비자민연립정권이 탄생했다. 사회당·신생당·공명당 등으로 구성된 이 연립정권은 정치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했고, 이듬해인 1994년 정치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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