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지이야기 ] 2003년08월21일 제473호 

강금실 장관의 정면돌파

가혹행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건, 허위로 판명되건 손해볼 것은 없다?

정몽헌 의장에 대한 검찰의 가혹행위 논란을 대하는 강금실 법무장관의 행보는 당당하다. 강 장관은 함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근거를 제시하면 검찰에서 수사팀을 꾸려 조사하도록 하겠다”며 “만약 제3의 기관에서 조사한다면 응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의 강압수사 의혹이 계속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무 장관으로서 제3 기관의 조사를 선뜻 받아들이겠다고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대응이라는 분석이다.

무엇이 강 장관을 당당하게 만든 걸까?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양수겸장론’이 떠돈다. 우선 제3 기관의 조사 결과 검찰의 가혹행위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날 경우 강 장관의 입지는 더욱 강화된다. 강 장관이 입성한 뒤부터 검찰의 수사 관행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대중 정권 때도 검찰 개혁이 강조됐지만, 검찰의 강압수사 논란은 끊이질 않았다. 조사 결과 검찰의 가혹행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 할지라도 강 장관은 손해 볼 게 없다는 분석이다. 만약 가혹행위가 있었다면, “내가 먼저 책임지겠다”고 공언한 송광수 검찰총장의 입지는 크게 약화된다. 강 장관은 자신에게 허위 보고를 한 검찰 간부들을 문책하면서 검찰 인사의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다. 때문에 검찰 인사 파동 이후 주춤했던 강 장관의 검찰 개혁이 다시 빛을 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강 장관이 이번 논란을 검찰 개혁의 고삐를 당기는 계기로 삼기 위해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




↑Back to th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