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지이야기 ] 2003년08월14일 제472호 

희망을 깨우는 ‘하나 마쓰리’

민단과 총련 뛰어넘은 오사카 동포들의 6·15 3돌 기념축제, 청년들의 힘으로 일구다

지난 6월15일 오사카에서 2000년 6·15공동선언 3돌을 기념하는 ‘하나 마쓰리’(‘마쓰리’는 일본어로 축제라는 뜻)가 열렸다. 9·17 이후 급격히 움츠러든 재일동포 사회에 한줄기 빛과 같은 행사였다. 특히 2000년 이후 급속히 가까워졌던 민단과 총련이 9·17로 멈칫거리는 상황이어서 더욱 값진 것이었다. 실제로 니가타현에서는 두 단체가 아직 공동행사를 열지 못하고 있다. 총련에 대한 일본사회의 비판적 분위기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한국 청년단체와 교류행사도

오사카가 그래도 희망을 보여준 것은 이곳에 기존의 민단이나 총련 조직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젊은 동포세대들의 희망을 찾는 움직임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동포 3세와 4세를 중심으로 하는 재일코리안청년연합을 이끄는 김택수(31)씨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재일코리안청년연합 회원들은 대부분 한국 국적을 지닌 부모 밑에서 지내며 일본 학교를 다녔던 청년들이다. 고등학교 때까지 일본어만 사용했으니 당연히 우리말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동포 선배의 소개로 이 단체 회원이 되었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한 끝에 우리말을 배우기로 결정했다.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정력적인 활동을 벌인 그는 결혼한 뒤에도 단체의 공동대표를 맡아 상근자로 일하고 있다. 이 단체는 해마다 한번씩 한국의 청년단체들과 교류행사를 연다.


사진/ 올해 6월15일 오사카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3주년 기념행사인 하나 마쓰리. 민단과 총련이 합동으로 행사를 열었다.

“이 단체에 가입한 이후에 처음으로 민족의 역사나 사회의 고통, 모순을 배웠다. 우리는 일본이나 한반도 문제뿐만 아니라 세계의 공통 문제인 빈곤문제, 평화문제, 제3세계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민족교육은 물론이고 사회교육의 역할도 하려고 한다. 동포 청년들에게 그런 기회를 주려고 한다. 그래서 슬로건도 ‘재일에 뿌리박고 조국에 참가하고 세계에 연결한다’로 정했다.”

곽진웅(37)씨는 재일한국민주인권협의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재일동포 문제를 인권의 측면에서 연구하고 재일동포 단체들간의 협력과 연대사업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곽씨는 납치사건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인권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납치 피해자들의 인권문제뿐 아니라 그로 인해 생겨나는 재일동포들의 인권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일본과 북이 국교를 정상화하는 과정과 미래를 위한 합의를 하는 과정에서 포괄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는 게 그의 견해다.

“북-일 국교정상화 과정에서 문제 풀어야”

오사카 민족교육문화센터 김광민(32) 사무국장 역시 젊은 활동가다. 그는 오사카에서 민족교육을 하는 강사들의 모임을 꾸리고 있다. 중학교 때 ‘민족학급’(일본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방과후에 모아 한글과 한국어, 역사, 문화 등을 가르치는 학급)을 경험했던 그는 민족성에 대한 자각을 길렀고 조국의 역사를 배우게 됐다. 그는 이후 5년 동안 한국에 유학하면서 지금은 거의 완벽한 한글과 한국어를 쓰고 있다. 그는 민족교육의 제도화와 법적 근거를 만드는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니가타·오사카=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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