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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섹션 : 표지이야기 | 등록 2003.07.03(목) 제466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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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대낮에 경찰이 소녀를 강간하다 계엄치하 조직적 성폭행 성행… 최소한의 저항조차 포기하는 시민들
“학교에서 아침 9시쯤 언니와 함께 서류를 가지러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경찰(준군사 기동타격대 소속)이 경찰서 바로 옆 건물에서 다짜고짜 우리 손목을 잡아끌었어요. 나는 도망쳐 나왔는데 언니는 건물 뒤로 끌려갔고요.” 30여분 동안 큰길가에서 언니를 기다리던 신타 데위(13)는 치마에 흥건히 피를 묻힌 채 돌아온 언니 리프카 라흐마얀티(15)를 보고 기겁했다. 신타는 당시 언니가 끌려들어간 건물 주변에는 몇몇 경찰들이 망을 보고 있었다고 했다. “언니 말에 따르면, 그 경찰이 성폭행하는 동안 다른 두 경찰이 언니 손목을 잡고 있어서 반항을 할 수 없었다고 해요.” 조직적인 성폭행이었다. 직접 둘러본 성폭행 현장들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학교 다음 건물이 경찰서였고, 경찰서 바로 옆 뒷건물이 비어 있는 사건 현장이었다. 한길에서 기껏 5m도 떨어지지 않은 건물. 그것도 경찰초소 바로 옆에서 대낮에 경찰이 소녀를 성폭행했다. “눈 가리고 아웅이었다.” 이건 계엄령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러나 헌병대에서 만난 리프카의 아버지 누르딘 압둘라(50·학교 경비원)는 “조용히 해결하고 싶다”는 말만 했다. 무슬림 관습에 따라 그 경찰이 ‘책임’을 진다면 그냥 넘어가겠다는 말이었다. 책임이란 딸과 결혼하면 된다는 뜻이다. 물론 결정은 딸의 아버지가 내리는 게 무슬림 전통이다. 듣다 못한 베르토스 만데이 기자(수아라 펨바하루안 신문)가 버럭 소리질렀다. “그 경찰놈을 고발하고 법정에서 책임을 지워요. 그렇게 해서는 당신 딸이 행복할 수 없어요.” 그러나 우리는 이내 이방인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경찰들이 가만있겠소?” 누르딘 압둘라는 힘없이 고개를 떨궜다. 아체에서 가장 악명 높은 무장세력인 기동타격대에 밉보일 수 없다는 시민들의 합창을 나는 그동안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꽃다운 아이들과 시궁창을 구분하지 못한 채 계엄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는 무장세력들에게 얼마나 많은 아체의 꽃들이 짓밟힐 것인가.
반다아체·록세우마웨= 정문태 | 국제분쟁 전문기자·아시아네트워크 팀장 asianetwork@ne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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