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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표지이야기 등록 2003.07.03(목) 제466호

[표지이야기] 누가 무자킬을 죽였는가

가족들 “자와 말 쓰는 복면괴한들이 끌고 가”… 비슷하게 죽은 아체 사람들 1만명도 넘어

“그런 일이? 부하들을 파견해 조사해보겠다.”

기자들은 해병 대대장 림보에게 산 속에서 잔혹하게 살해당한 무자킬 사건을 전했지만, 그는 모른 척했다. 마을사람들이 모두 아는 사실을 림보 중령이 모르고 있었다는 뜻일까 400여명에 이르는 해병대원들이 하루종일 온 마을과 주변 산악을 수색하고 있는데도. 무자킬 주검 앞에서 실신해버린 어머니 대신 누나 파레다(25)가 증언했다. “어젯밤 8시15분쯤 검정색 군복 차림에 복면을 한 괴한 4명이 문을 차고 들어와서 무자킬을 다짜고짜 끌고 갔다. 말리는 내 얼굴에도 주먹질을 하고서. 문 밖에도 여러 명이 지키고 있었다.”

아버지 압둘라 아담이 덧붙였다. “그들은 정확한 자와 말을 썼다. 아체 사람들은 자와 말을 못한다.” 이웃사람들도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무자킬은 자유아체운동 조직원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코란을 가르치는 좋은 선생님이었을 뿐.”

그렇게 끌려간 무자킬은 다음날 오후, 목이 잘린 채 피투성이로 가족에게 발견되었다.

누가 무자킬을 죽였는가? 해병대가 진을 친 지역에 여러 명의 자유아체운동 게릴라들이 총도 없이 나타나 주민 하나를 살해할 만한 모험을 벌였을까? 가족도 주민들도 저마다 입조심을 했다. 주검을 나무에서 내려놓기 전, 나는 무자킬의 턱을 올려 목 부위를 확인했다. 분명한 건 매우 정교한 흉기로 한번에 목을 베었다는 사실이다. 이런 건 보통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짓이 아니다. 전문적 훈련을 받은 프로페셔널 킬러들이라야 가능한 일이라는 뜻이다.

자, 아체 어디에 그런 프로페셔널들이 있을까?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이슬람 관습에 따라 그날 오후 무자킬의 몸뚱어리는 깨끗이 씻겨 관 속에 들어가고 말았다. 조사는 누가 할 것이며, 수사는 어떻게 한다는 말인가. 그렇게 죽어간 아체 사람들이 1만명도 넘는다. 누가 심판할 것인가?

반다아체·록세우마웨= 정문태 | 국제분쟁 전문기자·아시아네트워크 팀장 asianetwork@ne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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