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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섹션 : 표지이야기 | 등록 2003.06.26(목) 제465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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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두려움 없는 김&장 파워 대형화·전문화 선도하는 기업형 로펌으로 우뚝… 정·재계에도 입김 행사·법률시장 독점 지적도
대형 로펌은 ‘종합병원’이다. 원스톱 토털서비스가 이뤄진다. 종합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과목별로 전문의의 치료를 받고 퇴원하듯 로펌은 일단 사건을 의뢰받으면 응급조처와 함께 분야별 종합검진에 들어간다. 단순한 사건 하나를 소송을 통해 해결하고 끝을 내는 개인 법률사무소와 로펌이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여기에 있다. 그래서 대형 로펌의 주요 고객은 대기업을 비롯한 기업들이다.
토탈서비스 제공하는 글로벌 로펌
예를 들어 외국기업 국내 진출의 경우에는 시장전망, 정부정책은 물론 관련 업종의 노조 분위기까지 검토사항에 포함된다. 현지공장 건설을 위한 터 매입과 국내에 상주할 외국인 대표자의 숙소도 알선해줄 정도다. 미국에서 날아든 고객의 팩스 한장으로 국내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완제품을 생산하도록 하기까지 ‘턴키베이스’ 방식의 일괄서비스가 이뤄진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사건을 단순히 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안이 가지는 의미와 해법, 이를 위한 전략과 전술 등을 전방위적으로 해결하는 만능해결사 또는 컨설턴트로서의 기능도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김&장은 대형 로펌 가운데서도 대형화와 전문화가 가장 앞서나가는 곳으로 꼽힌다. 김&장 홈페이지(www.kimchang.com)에 열거돼 있는 업무분야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크게만 나눠도 △기업업무 및 국제거래업무 △금융 관련 업무 △지적재산권 관련 업무 △소송·중재 업무 등이 있다. 기업업무나 금융 관련 업무를 또다시 세분하면 10가지가 넘는 개별 영역들이 등장한다. 김&장이 이들 세분화된 영역을 감당해낼 수 있는 힘은 전문인력 풀을 확보하면서 30년 동안 쌓은 인적 네트워크 구축 노하우에 있다. 변호사만 해도 국내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가 190명에 가깝다. 여기에 미국 변호사를 중심으로 한 외국 변호사들이 50명 안팎이다. 공인회계사·변리사·세무사 등 각 분야의 전문가까지 포함해 300명이 넘는 전문가들이 일하고, 전체 직원은 1천명이 훨씬 넘는다. 전문가들은 프로젝트별로 팀을 이뤄 결합했다가 흩어지는 것을 끊임없이 반복하면서 노하우를 익혀간다. 국내에서 네 번째로 세워진 로펌인데도 다른 곳을 앞지르고 규모를 이렇게 키울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설립 당시인 1970년대 초반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인재에 대한 투자 철학이 남달랐기 때문이라는 게 법조계의 일치된 견해다. 당시만 해도 국제변호사 하면 으레 외국유학을 먼저 다녀오는 게 필수요건이었지만 김&장에서는 사법연수원을 마친 젊은 변호사들을 데려다 직접 국제변호사 일을 가르치고 외국유학을 보냈던 것이다. “로펌이야말로 얼마나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라는 창업자 김영무 변호사의 철학이 초기부터 관철된 결과였다. 김&장을 거친 변호사들이 로펌 문화를 선도한다고 해서 김&장에는 ‘변호사 사관학교’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고위급 인사 영입해 ‘중간다리’로 삼아
변호사들의 경우 초특급 엘리트 군단이라는 특징도 지니고 있다. 신입 변호사들 가운데 사법연수원 성적이 상위권(5% 이내)에 들지 않으면 이곳에 들어오기 힘들다. 최근에는 판·검사에 대한 미련을 일찌감치 버리고 사법연수원을 졸업하자마자 로펌으로 직행하는 수석·차석 연수원생들도 많다. 윤택한 생활이 보장되는 충분한 보수, 끊임없이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전문성의 추구,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대형사건의 핵심에 관여하고 있는 보람 등이 이들을 이끄는 유인요인들이다. 검사나 판사 출신 변호사들 역시 검찰이나 법원에서 상당한 경력을 쌓은 이들로 구성된다. 그 정도는 돼야 송무사건에서 실제 ‘힘깨나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몇년 전부터 대형 로펌들이 힘을 쏟고 있는 또 다른 분야는 고위관료 출신 인사들이다. 김&장만 해도 전 재경부 장관, 전 과기부 장관,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전 건설부 장관,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전 청와대 경제비서관, 전 재경원 경제정책국장 등 고위관료 출신 고문들이 즐비하다. 중량급 있는 인물들만 가득 차 있어 ‘애프터 캐비닛’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법도 하다. 이들이 주로 하는 일은 로펌쪽과 정부 당국자, 그리고 로펌쪽과 다른 업계의 중요인물 등을 연결해주는 ‘중간다리’ 구실을 하는 것이다. 로펌의 한 관계자는 “이를테면 중요한 일이 있을 때 해당 부처 장관을 10분이라도 볼 수 있게 만드는 일”이라고 귀띔했다. 이들은 또 금융기관이나 기업의 사외이사를 맡거나 정부 산하 각종 위원회 등에 참여함으로써 정부나 경제계에서 유통되는 고급정보들을 수집하고 로펌이 ‘촉수’를 뻗칠 여지가 있는지를 미리 파악하기도 한다. 영입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형 로펌들의 고문제도는 ‘신(新) 전관예우’라는 비아냥도 터져나오고 있다. 로비스트와의 경계선이 애매할 정도로 이들의 활동방식이 위험수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그것이다.
“독점 폐해가 너무 크다”
김&장은 이 밖에도 △외국기업의 일에만 너무 치중하지 않는가 △‘이윤 제일주의’로 사회정의를 상당히 고려해야 하는 변호사 직업윤리에 어긋나지 않는가 △시장독점의 폐해가 너무 큰 것 아닌가 등의 비난을 자주 받고 있다. 실제 김&장은 1997년 7월 기아그룹의 의뢰를 받아 모두 16건의 화의 및 회사정리신청을 내면서 33억원(나중에 28억원으로 재조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대한변협 윤리위원회의 징계 심의를 받은 적이 있다. 김&장의 한 변호사는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와서 주변이나 소외된 곳을 보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우리 사회에 로펌 문화를 뿌리내리는 데 주도적인 구실을 한 것에 대해서는 인정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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