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지이야기 ] 2003년06월26일 제465호 

쌍방을 대리하는 ‘이해충돌’

소송 당사자 겹치는 상황에 대형 로펌 골머리… 인수·합병이나 법정관리 등 기업간 분쟁에 많아

흔히 법조계 안팎에서 ‘쌍방대리 금지’라는 용어로도 불리는 ‘이해관계 충돌’(Conflict of Interest) 문제는 최근 대형 로펌들이 가장 골머리를 앓는 사안이다. 변호사가 한명이거나 10명 안팎인 조그만 사무실에서는 소송 당사자가 겹치는 일이 거의 없지만, 기업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대형 로펌일수록 의뢰인들 사이의 이해관계가 충돌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특히 인수·합병(M&A)이나 법정관리·화의 등 기업간 종합분쟁의 경우 여러 당사자가 관련되고 이해충돌의 위험 및 회피의 범위가 확장되기 때문에 이런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로펌업계에서는 이해관계 상충 여부를 점검하는 것을 간단히 ‘컴플릭트 체크’라고 한다. 그리고 로펌별로 나름의 방식을 활용해 점검한다. 내부에 몇명의 중견 변호사가 참여하는 위원회를 두고 그때그때 전체적인 사건 수임 현황과 비교하면서 점검하는 로펌이 있는가 하면, 수임 신청이 들어올 때마다 이메일로 모든 변호사들에게 회람시키는 곳도 있다. 어떤 방식을 쓰든지 간에 결국 대부분의 로펌에선 최고경영진이 사건의 전체 수임현황을 관리하면서 수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로펌 관계자들은 전한다. 그러나 로펌의 한 변호사는 “그같은 시스템을 동원한다고 모든 사건이 점검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빈틈이 있음을 인정했다.

대한변협 징계위원회가 1998년 12월22일 내린 징계는 로펌업계에서 ‘이해관계 충돌 금지의 법리’를 적용한 첫 케이스. 사보이호텔의 신성무역 인수·합병과 관련해 신성쪽에 자문을 제공한 적이 있는 법무법인 세종의 김아무개 변호사에게 과태료 200만원을 부과한 것이다. 이의 신청을 거쳐 과태료 징계 결정은 견책으로 바뀌었지만, 로펌의 사건 수임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파장은 만만치 않았다.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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