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지이야기 ] 2003년06월26일 제465호 

의뢰인을 보호하라!

이해관계 충돌에 관한 미국 변호사의 충실 의무… 동의요건 절차 복잡하고 원천봉쇄 장치도 많아

미국에서는 의뢰인에 대한 변호사의 충실 의무를 대단히 강조한다. 대표적인 것이 의뢰인과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경우에 사건 수임을 금지하는 윤리규정이다. 이를 ‘Conflicts of Interest’라고 부르는데 이는 미국 변호사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윤리규정 중 하나이다. 이해관계 충돌에 해당하는 사건을 수임한 것이 밝혀지면 중도에 탈퇴해야 하며, 상대방 변호사의 신청에 의해서도 법원이 해당 변호사를 그 사건에서의 대리인 자격을 상실시키게 된다[ABA Model Rules 1.7,1.16(a)(1)].



이해관계 충돌의 유형은 다양하다. 먼저 ‘의뢰인들 사이의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이해관계 충돌’이 있다. 의뢰인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충돌되는 경우 원칙적으로 사건 수임이 금지되고, 예외적으로 의뢰인들의 동의가 있을 때는 허용된다. 다만, 우리나라와 달리 ‘동의요건’은 아주 까다롭다. 변호사는 이해관계에 해당하는 모든 관련 사실을 충돌 관계에 있는 모든 의뢰인들에게 알려야 하고, 의뢰인들로 하여금 이해관계가 없는 제3의 변호사 자문을 받은 결과 사건을 맡겨도 좋다는 결론이 난 뒤 동의를 했을 때만 허용된다.

같은 로펌에서 일하는 변호사는 ‘이해관계의 충돌’이라는 측면에서는 ‘동일체’(single unit)로 취급하기 때문에(ABA Model Rule 1.10(a)), 같은 로펌의 한 변호사에게 이해관계 충돌이 되는 사건은 같은 로펌의 다른 변호사도 그 사건을 맡을 수 없다. 변호사는 원·피고 양쪽을 동시에 맡는 것은 절대로 허용되지 않는다. 이 점에서도 같은 로펌의 변호사들은 ‘동일체’로 취급되므로 양쪽을 같은 로펌에서 맡을 수 없다.

변호사는 또 한 사건에서는 자기 의뢰인을 대리하고, 다른 사건에서는 자기 의뢰인의 반대쪽을 대리해서는 안 된다[ABA Code Dr-5-105(A)]. 법적인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의뢰인을 대리할 경우 어느 한쪽이 불이익을 입게 된다면 반드시 이해당사자 모두의 동의 없이는 사건을 맡아서는 안 된다(ABA Model Rule 1.7).

여기서 문제 하나를 풀어보자. 미국 변호사 K는 B를 상대로 한 민사사건에서 원고 A를 대리했다. 그 과정에서 변호사 K는 잠재적 의뢰인 C가 찾아와 A를 상대로 한 다른 민사사건을 맡아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변호사 K는 이 사건을 맡을 수 있을까. 전 의뢰인 A와 잠재적 의뢰인 C에게 모든 사실을 설명하고, 전 의뢰인 A로부터 알게 된 모든 비밀정보를 노출시켜도 좋다는 동의를 받은 경우에만 가능하다.

또 다른 문제 하나. 변호사 S와 T는 로펌 Q의 공동 파트너이다. 변호사 S는 피해자 C를 대리해 회사 D를 상대로 한 제조물책임소송을 맡게 됐다. 그런데 공동파트너 T는 평소에 D회사의 보험회사로부터 제조물 책임소송을 당하는 피보험회사들을 방어하는 사건을 수임해오고 있다. 변호사 S가 맡은 사건에서 변호사 T는 회사 D를 대리할 수 있을까. 이 경우는 같은 로펌의 변호사가 원·피고를 동시에 맡는 것이므로 절대로 허용되지 않는다.

배금자 | 변호사, 미국 뉴욕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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