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프로그램 진행자)와의 인터뷰는 1300만명이 시청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책을 펴낸 뒤 거의 매일 방송출연과 인터뷰가 이어지면서, ‘불출마 선언’을 했음에도 그가 차기 대통령 선거에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 역대 대통령 부인으로는 처음으로 선출직 공직자의 길에 나선 지 2여년 만에 스스로 백악관을 향해 가고 있는 그는 대체 어떤 인물인가？
보수세력은 ‘안티 힐러리’ 운동
사진/ ‘내친 김에 다시 백악관으로？’ 회고록을 펴낸 뒤 최근 인기가 치솟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AP연합)
힐러리 로댐 클린턴은 1947년 10월26일 일리노이주 파크리지에서 태어났다. 역대 미국 여성 지도자 상당수를 배출한 명문 웰레슬리여대를 거쳐 예일대 법대를 졸업한 그는 일찌감치 연방정부를 무대로 현실정치에 뛰어들었다. 변호사 자격증을 손에 넣자마자, 1972년 일찌감치 조지 맥거번 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거운동에 뛰어들었고,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탄핵 과정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던 그가 남부 알칸소주에서 정치인의 꿈을 키우던 법대 동창 빌 클린턴과 결혼한 것은 1975년이다. 이후 클린턴 부부의 정치인생은 탄탄대로였다. 주 의회를 거쳐 1980년 남편 빌 클린턴이 알칸소주 주지사에 당선된 뒤 12여년 동안 클린턴 의원은 주지사 부인이자 법률가로서, 그리고 여성·아동·복지 분야 전문가로 맹활약했다.
1992년 남편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도 그의 정치참여는 이어졌다. 자신의 전문분야를 살려 연방정부 보건복지제도 개혁안 마련을 주도한 것이다. 그러나 “영부인이 법적 근거도 없이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공화당 다수파의 반발에 밀려 그의 개혁안은 끝내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리고 2000년 11월, 그는 뉴욕주 출신 첫번째 여성 상원의원으로 당선되면서 화려하게 워싱턴으로 복귀했다.
그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백악관 시절부터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라며 그를 비난해온 보수세력은 그가 상원의원에 출마하자 뉴욕으로 몰려와 '안티 힐러리'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이번 회고록도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여론떠보기용으로 내놓은 거짓말투성이 소설책"이라고 폄하한다.
민주당 지지그룹 내부에서도 그를 '개혁파의 상징'이라고 여기는 시각에 반대하는 이들도 있다. 상원에 진출한 뒤에도 그는 선거자금법 개정을 주장하는 민주당 개혁파들의 주장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며 반대했는가 하면,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을 드러내놓고 지지해 비판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에 대항해 마땅한 경쟁자가 없는 민주당으로선 최근 상종가를 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의 대중적 인기와 지명도가 끌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인지 힐러리 클린턴 의원이 결국 2004년 대선에 출마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는 이들이 많다. 미국의 유력지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6월11일치 기사에서 “1992년 대선 당시 거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빌 클린턴이 민주당 경선에 뛰어든 이유는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려 차기 도전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뜻밖에도 당내 후보 경선은 물론 대권까지 거머쥐는 성과를 거뒀다. 힐러리 클린턴 역시 2008년 대선을 겨냥해 2004년 당내 후보 경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