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지이야기 ] 2003년06월05일 제462호 

“남북공동어로구역 지정하자” -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인터뷰

당장 시행 불가능하다면 일단 꽃게잡이철에라도… 분쟁수역으로 남겨두면 불상사는 계속



“분쟁의 화약고에 평화의 뱃노래가 울려퍼지게 하자.”

북방한계선(NLL)을 둘러싸고 해마다 되풀이되는 군사적 긴장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꾸준히 나오고 있는 “서해 5도 주변수역을 남북공동어로구역으로 만들자”는 제안에 대해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의 설명을 들어봤다.

-올해도 예외 없이 서해 NLL에서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999년과 2002년 두 차례 교전사태가 보여주듯 서해 5도는 언제라도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지역이다. 남북한이 NLL을 평화적으로 관리하려는 노력보다는 자신의 주장만을 강조하면서 문제를 방치해 온 탓이다.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남북한의 대결구도 속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선, 서해 5도 주변수역에서 남북공동어로를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공동어로 제안을 “NLL을 무력화하려는 북한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는데.

=NLL 주변을 서로의 일방적인 주장 속에 분쟁수역으로 계속 남겨둘 경우, 앞선 2차례의 서해교전과 같은 불상사는 재현될 수밖에 없다. 얼마나 더 많은 남북한의 젊은이들이 생떼 같은 목숨을 잃어야 하는가. NLL의 법적지위 문제는 평화협정 체결과정에서 중장기적으로 풀어나가고, 우선 꽃게잡이철에라도 남북한이 공동으로 어로작업에 나서 분쟁 가능성을 줄이고 민족화합의 계기로 만들자는 것이다.

-공동어로를 하자는 얘기가 나온 것은 오래됐지만,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것은 없는 것 같다.

=현재 시민단체가 내놓은 안은 이렇다. 공동어로구역 활용방식으로는 △특정기간 동안 공동어로구역에서 남북한 어선이 공동으로 조업하는 방식 △남북한 어선이 하루씩 교대로 조업하는 방식 △남한이 북한에 대가를 지불하고 공동어로구역을 사들이는 방식 등이 있다. 어떤 방식이든, 남북한 합의 뒤 양쪽의 NLL관리 해군함을 ‘비무장’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이는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구축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군비통제의 초석이 될 수 있다.

-북한 핵문제로 남북관계마저 삐걱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이는데.

=서해 5도 주변수역의 공동어로화는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위기의 시대에 분쟁의 화약고인 NLL 수역을 평화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면, 남북관계는 물론이고 한반도 위기 예방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국회 일각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공동어로에 대한 진지한 모색을 통해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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