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ww.hani.co.kr/h21 |
|
| 기사섹션 : 표지이야기 | 등록 2003.05.29(목) 제461호 |
|
[표지이야기] 6월엔, 개성으로 출근한다 개성공단 연간매출액 200억달러 예상… 북-미, 북-일 관계가 개선 안되면 ‘꽝’
평양에서 열린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남북은 개성공단 착공식을 사업자간 합의에 따라 6월 하순에 열고 공단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는 방향으로 개발되도록 적극 협력하자고 했다. 개성공단은 야심찬 남북 경협 프로젝터다. 개성공단이 활성화되면 위탁가공과 단순교역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남북경협이 합영, 단독투자 등 본격적인 투자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개성공업지구법을 채택해 주요 협력대상이 남한임을 분명히했다. 북한에서 비공식적으로 진행되어온 남북경협이 제도화되는 계기도 된다. 대북경협 종류는 크게 3가지다. 단순교역과 위탁가공 사업, 투자(합작·합영·단독) 사업이다. 이제까지 대규모 투자사업은 4건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대우 남포봉제공장과 태창의 금강산샘물 사업 등 2건은 이미 중단됐고, 현대아산의 금강산관광사업과 평화자동차의 남포자동차공장 사업은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를 빼면 북한에 본격적으로 투자한 대기업은 없다. 북한의 투자환경이 불확실한데다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현대아산은 개성공단이 순조롭게 개발되면, 개성공단 연간매출액이 2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1년 북한의 국민총생산이 157억달러였다. 한국 기술자들이 아침이면 경의선을 타고 개성으로 출근하고 저녁에 서울로 퇴근하면 자연스럽게 남북이 일일생활권이 된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 일본과의 관계를 풀지 못하면 이런 장밋빛 꿈도 깨진다. 개성공단이 성공하려면 남한 시장뿐만 아니라 수출 판로를 확보해야 한다. 개성공단 입주업체가 생산할 제품은 현재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원산지 판정기준으로 볼 때, 북한산으로 판정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북한은 세계 최대의 시장인 미국에서 다른 나라제품과 가격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 미국의 대북경제제재 조처의 하나로 미국은 북한에 차별관세인 칼럼 2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 관세율이 적용되면 칼럼 1 관세율이 적용되는 국가보다 최소 2배에서 최대 35배의 관세를 물어야 한다. 개성공단에서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북한과 일본은 관세협정이 없다. 북한은 일본과 거래하는 아시아 국가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특혜관세를 적용받지 못하고 국정세율과 기본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품목에 따라서는 다른 나라 제품에 비해 2배에 가까운 관세를 물어야 한다. 핵문제, 일본인 납치문제 등으로 얽힌 북-미, 북-일 관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개성공단의 미래도 흑빛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