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버스토리 ] 2003년04월04일 제453호 

“그래도 전쟁이 두려워요”

<한겨레21> 여론조사서 한반도 전쟁 가능성 29.9%… 미국의 핵시설 선제공격 반대 의견 77.3%


사진/ 정말로 이라크 다음은 한반도일까. 많은 사람들은 전쟁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면서도 전쟁이 발발할 경우 전면전으로 치달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용호 기자)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은 “이라크와 북한은 다르다”며 미국이 이라크에 이어 북한을 공격할 가능성이 적다고 말한다. 그러면 우리 국민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것일까.

<한겨레21>은 지난 2월2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플러스에 맡겨 전국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먼저, 미국이 이라크에 이어 북한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는지 물었다. 63.6%가 공격할 가능성이 적거나(45.3%) 전혀 없다(18.3%)고 답했다.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을 낮게 보는 낙관적 견해가 높다는 얘기다. 하지만 공격할 가능성이 매우 많거나(5.1%) 많은 편(24.7%)이라는 의견도 29.9%로 나와 적잖았다. 이 가능성에 대해선 남성(25.5%)보다 여성(34.2%)의 염려가 더 컸다. 다수 국민이 이라크와 북한을 다르게 인식하며,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을 낮게 보지만, 10명 중 3명은 미국의 북한 군사공격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공격하면 한반도 전체가 전장화

순전한 가정이지만 만일 이라크에 이어 미국이 북한을 공격한다면 한반도는 어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할까. ‘북한과 남한 등 한반도 전체로 전쟁이 확산될 것’이라는 의견이 42.7%에 이르렀다. ‘북한 전역과 남한 일부지역까지 전쟁이 확산될 것’이라는 응답도 22.3%로 나왔다. 국민의 65%가 일단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면 남한의 일부 혹은 전체가 전쟁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염려하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더라도 남한까지는 전쟁이 번지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26.3%였다. 국민의 다수는 미국의 북한 공격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지만 막상 전쟁이 일어나면 한반도 전체가 전장으로 변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미국의 매파 강경론자들이나 국내 일부 보수층에선 북한의 핵무장을 막으려면 미국이 북한의 핵처리 시설에 제한적 선제공격을 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한 견해를 물어봤더니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77.3%)이 압도적이었다. 동의한다는 의견은 17.5%에 그쳤다. 50대와 60대 이상에서도 반대의견이 각각 64.9%와 65.2%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민간인 3명이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막기 위한 인간방패로 참여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와 연관지어 만일 미국이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결정할 경우 이를 막기 위해 인간방패로 참여할 뜻이 있는지 물어봤다. 놀랍게도 40.0%가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부정적 의견(53.3%)이 더 많았지만 어쨌든 상당수가 자신의 몸을 희생하더라도 미국의 북한 선제공격을 저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은 국군을 이라크에 파병해야 하는 주요한 이유로 북한 핵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내세운다. 이에 대해 국민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봤더니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47.0%)과 ‘도움이 안 된다’는 견해(45.9)가 팽팽하게 맞섰다.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는 한나라당 지지층(59.1%)과 국군 파병을 찬성한다는 응답층(63.6%)에서 더 높았다.

이번 조사의 오차한계는 95% 신뢰수준에서 ±3.7%포인트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이화주 기자/한겨레 여론조사팀 hol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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