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버스토리 ] 2003년03월06일 제449호 

박태준, 유상부에 배신당했다?

DJ 정부 출범 이후 ‘한 다리 건너뛴 후배’ 심었으나 ‘유상부 권력’ 공고해지면서 관계 소원


사진/ 92년 노태우 전 대통령과 포스코 시설을 둘러보는 박태준 전 회장. (한겨레)


지난해 연말 대선을 앞두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한나라당의 집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던 상황에서, 그의 입당은 다시 한번 포스코의 실권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비쳤다.

박씨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의해 발탁돼 포스코를 설립했다. 그는 포스코를 성공적으로 설립했고, 빠르게 성장시키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이후 포스코는 그의 아성이었다. 그러나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자 상황이 바뀌었다. 대통령 후보 선출과정에서 박씨가 김영삼 후보와 대립했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뀌자, 포스코는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만제(현 한나라당 의원)씨에게 넘어갔다. 박씨와 그의 직계 후배들은 포스코에서 사실상 추방됐다.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박씨는 다시 화려하게 돌아왔다. 김대중-김종필-박태준 연대의 전리품이었다. 박씨 자신은 총리를 맡고 포스코 경영은 후배들에게 넘겼다. 유상부 회장은 박씨의 후배 가운데 이른바 ‘한 다리를 건너뛴 사람’이다. 그것은 박씨가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그러나 유 회장이 포스코의 경영을 확실히 장악하면서 박씨와의 관계는 소원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 회장이 경영을 맡는 동안 포스코는 정부 지분이 매각되고 민영화됐다. 이 때문에 전윤철 전 경제부총리가 “포스코가 사장 위에 회장을 두는 등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정부가 민간기업의 경영에까지 간섭한다는 반론이 나오기도 했다. 포스코 주주들은 민간기업의 경영진 선임에 정부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포스코 경영진 스스로 정부와 정치권의 입김을 자초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많다. 대선에서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자 포스코는 유 회장의 연임을 위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쪽에 줄을 대려고 애쓴 것으로 전해졌다. 한 투신사 관계자는 “포스코가 권력으로부터 진정 독립하려면 경영진 스스로 자리를 위해 정치권에 기대는 일부터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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