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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섹션 : 커버스토리 | 등록 2003.01.15(수) 제44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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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DJ랑 반대로 가리라” 언론과의 화해시도 없이 타협 안 해… 영남권·재벌 정책도 다른 접근법
“DJ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 삼으면 길이 보인다.” 노무현 당선자가 소수정권의 한계를 뚫고 개혁적 기조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김대중 정권이 실패한 경험들을 거울로 삼고 있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DJ정권이 범한 실수와 시행착오를 찬찬히 뜯어보면 새 정부의 갈 길이 보인다”고 말했다. 대북 포용정책과 경제정책의 기조 등 DJ정권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면서도 시행착오에서는 교훈을 얻겠다는 것이다. 출범 초기 보수·기득권 세력을 달래고 타협하려 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때를 놓친 현 정권의 전철을 되밟지 않겠다는 의중이 최근 노 당선자의 행보에서 묻어난다. 노 당선자는 언론사 과징금 취소에 대한 감사원 특검 요청 등 언론문제에 대해 초반부터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조선일보>에 대해서도 타협불가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이와 달리 김대중 대통령은 당선 직후인 1998년 1월 당선자 신분으로 방우영 <조선일보> 회장의 고희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방 회장이 변함 없이 한길을 걸으며 대조선일보를 만들어내고, 문화사업과 사학 발전에 큰 업적을 남긴 것을 높이 평가해 마지 않는다”고 화해를 모색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DJ정권 흔들기’를 멈추지 않았다. 김 대통령은 뒤늦게 세무조사라는 칼을 빼들었으나 정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이미 힘이 부친 상황이었다. 노 당선자는 영남권에 대해서도 DJ정권과 다른 접근법을 쓸 것으로 관측된다. 김중권 비서실장 등 영남출신 옛 여권인사 기용이나 박정희 기념관 건립 등이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이정우·권기홍·김대환·김병준·성경륭 교수 등 영남권의 개혁적 학자들이 인수위에 대거 포진한 점, 이강철·김두관씨 등 영남권 인사들이 민주당 개혁특위 위원으로 진출한 점 등은 새 정부의 영남정책을 짐작하게 해준다. 영남인사 가운데도 국민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개혁적 인물을 중용하고, 총선에서도 개혁적 인물을 공천한 뒤 정면으로 영남민심의 심판을 받겠다는 것이다. 재벌정책에서도 마찬가지다. DJ정권은 ‘빅딜’ 등 제도에 입각하지 않은 권력의 논리로 경제정책에 접근한 측면이 있다. 또 정치 일정에 맞춰 정책의 일관성을 상실하면서 재벌들이 버티기로 맞서게 하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결국 후반기엔 출자총액제한제도 완화 등 재벌개혁 의지를 상당부분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는 현대그룹 살리기로 비치면서 정치논리에 따라 특정기업을 봐주려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노 당선자는 이런 실패를 거울삼아 재벌개혁 문제에 관해 권력이 아니라 제도로 접근하겠다는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인수위도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예외조항 축소, 재벌계열사 보유주식 의결권 완화조처 재검토 등 재벌개혁 제도안을 선보였다. 새 정부의 새로운 인사원칙으로 선보인 다면평가제에서도 DJ정권의 실패한 인사를 반면교사 삼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인사를 제도화해 근거를 남김으로써 정실인사나 지역편중인사 시비를 불식하겠다는 것이다. 다면평가제도는 또한 연공서열을 초월한 발탁인사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다. 30대와 40대의 젊고 유능한 관료를 중용해 개혁의 주체세력을 형성하면서 관료사회의 보수성을 무너뜨리겠다는 것이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다면평가제에 담긴 숨은 의미를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이 밖에 야당 대표와의 정례회동 추진 등 야당에 대한 유화적 손짓은 DJ정권의 대야관계가 1998년 정계개편 이후 극도로 꼬인 점을 반면교사로 삼은 듯하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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