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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커버스토리 | 등록 2003.01.08(수) 제442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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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오르는 집값에 눈물만 삼킨다 도시 전셋값 지수 4년 동안 70% 올라… 상위 5%의 부유층이 토지 41.8% 소유
집값이 오르면 집주인의 기분은 좋아질 것이다. 그러나 집값이 올랐다고 해서 삶이 더 윤택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집을 팔고 더 큰 집으로 이사하려면 그만큼 부담만 커진다. 물론 집이 두채 이상 있는 사람에게는 집값이 오르면 실제로 이득이 된다. 한채를 세주면 임대소득이 그만큼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집 없는 사람들에게는 집값 상승은 소득을 갉아먹은 도둑이다. 소득에서 지출해야 할 사글셋값이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99년부터 시작된 전셋값 상승은 집 없는 사람들을 울렸다. 국민은행 통계를 보면, 도시의 전셋값 지수는 98년 11월 87.3에서 2002년 9월 148.2까지 수직상승했다. 상승률이 무려 70%에 이른다. 95년을 기준으로 해도 50% 가까이 올랐다. 집값은 99년 말까지 계속 떨어지다가 2000년 들어 슬슬 올라 평균 28%가량 올랐다. 대체로 소득이 적은 사람은 자기 집을 갖고 있는 비율도 낮기 때문에 집값·전셋값 상승은 저소득층에 가장 큰 타격을 준다. 도시 노동자가구의 자기 집 소유비율은 2002년 말 현재 56%가량이다. 그런데 소득 상위 10% 계층은 자기 집 소유율이 80%를 넘지만, 소득 하위 10%는 40%에도 미치지 못한다. 평균 자기 집 소유비율은 2000년 1분기에 58.3%로 가장 높았는데, 이때가 집값이 가장 안정된 시기다. 이후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노동자가구의 자기 집 소유비율은 다시 떨어지고 있다. 집값이 오르는 이유는 대개 땅값이 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땅의 소유집중 정도를 보면 벌린 입을 다물기 어렵다. 국세청이 세금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땅이 얼마나 소수에게 집중돼 있는지를 정확히 추산하기가 어렵다. 다만 대우경제연구소가 지난 93년 표본조사한 자료를 보면 국민의 상위 5%가 무려 41.8%의 땅을 몰아갖고 있고, 상위 10%가 57.6%를 갖고 있다. 외환위기 때 빈곤층은 빚이 늘었지만, 부유층은 부동산을 더 샀으므로 지금은 소유집중 정도가 그보다 훨씬 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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