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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웃자! 건강과 행복을 위한 <한겨레21>의 새해 제안… 심신 치유 효과에 삶의 윤기 제공하는 묘약
위기를 웃음으로 바꾼 기지가 빛나는 유머다. 온 가족이 모여앉아 부침개를 부쳐먹는 설. <한겨레21>은 웃음과 행복을 얘기하기로 했다. 그리고 웃음과 행복이야말로 ‘잡초부침개’와 같다고 주장하기로 했다. 왜 그렇냐고 먼저 남들보다 많이 웃어온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자.
웃음은 질병을 잡는 ‘호르몬 축제’
“뭘 먹었느냐고요 특별하게 먹은 거 하나도 없습니다. 한순간도 불안해하지 말자, 무조건 웃자고 생각했어요. 사람들은 모두 내가 며칠을 버티지 못할 거라고 했지만, 아내와 나는 태평했어요. ‘왜 하필 나야’라고 생각했으면 벌써 죽었을 겁니다. 부정적인 사고가 모든 스트레스를 불러오거든요.” 김 목사는 “지금도 일주일에 두번씩은 섹스를 한다”며 자랑스럽게 웃었다. 의사들은 현대의학으로는 이해하지 못할 일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위가 없어 누우면 먹은 것이 모두 역류하기 때문에 10년 동안 앉아서 잠자는 고행을 겪었다. 하지만 일주일에 3~4번씩 설교를 하고, ‘암을 이기는 이들의 모임’을 만들어 암환자들을 위해 애쓰고 있다. 웃음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의학적으로도 입증된 사실이다. 코미디 비디오를 본 사람들에게서는 바이러스와 암세포 등에 대항해 싸우는 자연살상세포의 활동성이 뚜렷하게 증가한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특히 근육이 움직일 정도로 크게, 유쾌하게 웃으면 면역세포가 왕성한 활동을 시작하고, 그렇게 해서 늘어난 항체는 12시간이 지나도 줄지 않는다. 강직성척추염(목뼈·허리뼈가 달라붙어 로봇처럼 뻣뻣해지는 병)에 걸린 노먼 카즌스가 통증을 느낄 때마다 코미디 영화를 보거나 유머가 담긴 책을 읽는 ‘웃음요법’을 통해 병을 극복한 사례나, 영국 웨스터버밍엄 보건국이 ‘웃음소리 클리닉’을 개설한 일 등은 이미 알려진 대로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윌리엄 프라이 박사는 사람이 한바탕 크게 웃으면 몸 속의 650개 근육 가운데 231개 근육이 움직이는데, 한번의 웃음은 에어로빅 5분의 운동량과 맞먹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당신의 ‘백만불의 웃음’을 찾아라
만택정형외과 노만택 원장은 “배꼽 잡고 웃는다는 말처럼 힘차게 웃으면 그동안 폐에서 순환하지 못하고 쌓여 있던 공기가 걸러진다. 심장도 빨리 뛰어 운동하는 효과가 난다. 얼굴과 목둘레 근육에도 적당한 자극이 오고, 횡경막이 크게 움직이면서 내장근육과 복부근육도 좋은 자극을 받는다. 광대뼈 근육이 움직이면서 면역체계를 조절하는 갑상선 근처의 흉선을 자극해 면역력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웃는 얼굴이 사람들에게 어떤 호감을 주는지는 대머리 치료제나 가발 광고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들 광고간판을 자세히 본 독자들은 알겠지만, 같은 사람이 대머리일 때는 표정이 굳어 있고, 가발을 쓴 쪽은 활짝 웃고 있다. 얼굴표정이 밝은 것이 순전히 가발 덕분인 것처럼 속이는, 웃음의 효과를 광고에 교묘하게 이용하는 전략이다.
살벌한 영업현장에서 웃음으로 살아남아 매니저에 이른 보험맨 5년차 윤경일(38·ING라이프)씨도 마찬가지다. 구제금융시기 경영하던 여행회사가 부도가 나자 무작정 보험업에 뛰어든 그는 첫달엔 단 한건도 계약을 맺지 못했다. “한마디로 질척거렸죠.” 게다가 그는 ‘최수종의 미소’로 불리는 매끈한 용모의 손씨와 달리, “잘봐줘야 ‘노무현과 닮았다’고 할 정도였다.” 그가 바닥을 치고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웃음이야말로 고객들에게 ‘프로’라는 신뢰감을 준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부터”였다. “보험을 잘 팔려고 덤비면 안 팔려요. 난 당신 앞에서 이렇게 웃을 수 있는 프로컨설턴트다, 이런 자신감이 전달돼야 하거든요.” 윤씨는 처진 입꼬리를 자꾸만 올리려고 노력했다. 실적도 차츰 올라갔다. 수의사들을 주고객으로 삼고 있는 그는 “제주도까지 포함해 전국 각 도시마다 고객이 한명 이상 있을 정도”라고 말한다.
웃음은 주위를 빛내는 사회봉사 활동
경주의 한 호텔에서 벨보이로 시작한 김동주(45·서울로얄호텔 식음료과장)씨도 “웃음으로 기회를 잡았다”라고 한다. 호텔 입사 첫해엔 하루종일 웃어야 하는 스트레스 때문에 집에 돌아가고 나면 관자놀이와 광대뼈 근육이 덜덜 떨리는 안면경련을 겪기도 했다. 더욱이 까무잡잡한 얼굴에 유달리 짙은 눈썹 때문에 “웃지 않고 있을 땐 보통 조폭 그나마 잘 봐줘야 형사로 봤다.” 하지만 흰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는 선량한 웃음은 그를 딴 사람처럼 보이게 했다. 일본 관광객들은 그에게 ‘미스터 니코니코’(스마일이라는 뜻)라는 애칭까지 붙여줬다. “벨보이 3년, 객실 판매원 3년, 6년 동안 웃었더니 어느 날 정말 행운이 웃어줬죠. 간부들이 저를 ‘스마일 사원’으로 뽑아준 덕에 일본 연수를 1년 동안 다녀왔습니다.” 일본에서 돌아온 뒤 그는 서울의 호텔에서 일하며 대학을 다니고 1·2급 지배인 자격증을 차근차근 땄고, 지난해엔 마침내 총지배인 자격증을 손에 쥐었다. 그는 “외동아들로 태어나 외롭게 자랐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손님이 집에 놀러오면 자고 가라고 떼써서 별명이 ‘자고가’였다”며 “어릴 적 별명이 숙박업이라는 평생직업으로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다”고 활짝 웃었다.
이씨는 2001년 12월, 지인들과 함께 ‘웃음 주는 사람들’이라는 봉사단체를 만들었다. 주로 독거노인을 찾아 목욕을 시켜주고 잔치도 베푼다. “밤새 사골국물을 끓여다드리면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드셔요. 그럴 때 가장 보람을 느끼죠. 이렇게 한번 하고 나면 기쁨이 정말 오래 가요. 여유가 있어 돕는 건 아니예요. 누군가에게 웃음과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게 중요하죠. 앞으로 큰 식당을 열어 이런 분들에게 한달에 한번씩이라도 무료식사를 제공하는 게 꿈이에요.”
끊임없는 근육단련으로 복을 만들자 잘 웃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한항공 서비스아카데미에서 친절교육을 맡고 있는 강사 임숙영(29)씨는 마음이 열린 사람들일수록 잘 웃는다고 한다. “가장 잘 웃는 분들은 자원봉사자예요. 같은 얘기를 해도 자원봉사자들은 박장대소를 하죠. 남을 도우려는 분들이라 마음이 열려 있어서 그럴 거예요. 그분들에게는 제가 오히려 배우고 옵니다.” 잘 웃으려면 자주 웃어야 한다. 운동선수가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근육을 단련하는 것처럼, 얼굴근육도 자꾸 써야 근육이 부드러워져 어색하지 않게 웃을 수 있다. 독자 여러분! 웃으면 복이 옵니다. 건강도 함께 오고요. 자, 거울을 보고 따라해보세요. 위스키~..^-^
*웃음에서 행복을 찾은 이들은 모두 잡초부침개를 부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잡초부침개’로 정리되는 이들의 인생관은 이렇다.
1.부추가 없어도 부침개는 부쳐야 한다고 믿는다. 이재성 기자 firib@hani.co.kr,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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