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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섹션 : 커버스토리 | 등록 2002.12.12(목) 제438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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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누가되든 지금보단 해피할거야” 부산지역 30·40대 직장인 7명의 술자리 토론… 부산·대구·광주 사람들 다함께 정신차려야
12월5일 저녁, 이번 선거 최대의 격전지라는 부산을 찾았다. 한쪽에선 ‘디비진다’고 하고, 다른 한쪽에선 ‘택도 없다’고 하는데, 부산사람들의 속내가 궁금했다. 그 가운데도 고민이 많다는 30대 후반과 40대 초·중반의 직장인 7명(여성 1명 포함)과 만나 술잔을 기울였다. 이들은 서로 안면이 있기도 했고, 초면인 경우도 있었다. 자리를 주선해준 선배에게 이회창 후보 지지자와 노무현 후보 지지자, 부동층이 고루 섞이도록 각별히 부탁했다. 동래구 온천장 곰탕집에서 저녁을 먹을 땐 분위기가 어색하고 서먹서먹했다. 하지만 호프집으로 옮겨 선거얘기가 나오자 이내 얘기보따리가 술술 풀렸다. 그들은 할말이 많아 보였다. 3시간 남짓 호프집 방담이 이어지는 동안 서로 상대의 말허리 끊기에 바빴다.
<참석자> 김종달 채상기 이종걸 박금식 서정철 유아무개 손아무개(익명을 요구한 참석자의 이름은 밝히지 않음)
박 노무현 후보가 부산 처음 내려왔을 때 노랑 마후라 맸던데, 그기 좀 눈에 거슬리더라. 유 민주당 상징색깔이 노랑색 아이가. 박 난데없이 노랑타이를 차고 나오니까 좀 실망했다. 지역색이 많이 희석돼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옛날 떠올리게 되더라.
정치인들이 심리학과를 나온다면…
유 색깔은 지지자들 중심으로 일체감을 조성시키자는 것이다. 노 후보 이미지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은 부각하기 위한 전략이지 않겠나. 김 이 자리가 노무현 반대쪽만 모아놓은 자리는 아이제. 난 이쪽도 아이고 저쪽도 아니고, 잘 모르겠는데. 채 일제시대 순사라카면 얼마나 우리 민중들을 많이 괴롭혔겠나. 그런데 이회창 후보의 아버지가 일제시대 검찰을 했다. 도덕성의 문제다. 노 후보는 인품을 보고 실망을 많이 했다. 너무 개천에서 용난 스타일이다 보이까, 그런 중압감 때문에 정상적인 코스를 밟은 사람보다 쫌 그런 것이 있다. 유 노 후보가 안 나왔다면 선거에 대한 관심이 낮았을 것이다. 채 지금은 지방색이 많이 없어졌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왜 지방색을 선동하는가 했더니 그렇게 하면 선거가 격렬해지고 논쟁이 벌어지고 그런다. 그런데 이번엔 그렇게 격렬하지는 않더라. 정치하는 사람들이 이런 것을 이용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법대나 상대를 나올 게 아니라 심리학과 나오면 잘 할 것이다. 박 난 중증 정치혐오증 환자다. 지방색을 많이 얘기하는데, DJ가 처음엔 노무현씨를 후보로 만들려다가 중간에 반대가 있고 하니까 왔다갔다한 흔적이 보인다. 그 점이 지방색을 이용하려고 한 점이 아니었는가 싶다. 노무현씨가 아니면 영남표를 흡수할 사람이 없으니까 내보냈는데, 여러쪽의 반발이 많으니까 왔다갔다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 서 대한민국은 정당정치다. 민주당의 5년을 심판해야 한다면 당연히 탈락시키고 한나라당에 줘야 한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왜 노무현을 찍어야 하느냐 하면, 그 사람이 좀 젊다. 민주당 심판보다는 젊은 세대가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젊은 40대와 50대가 사회의 기둥이 돼 있는데 정치에는 60대와 70대가 쫙 깔려 있다. 민주당은 탈락시켜야 돼. 하지만 앞으로 국가와 정치의 장래를 봐서 노무현이 좀 젊으니까, 민주당의 옛 세력 다 몰아내고 새로운 결속력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다. 민주당은 이미 심판받았다. 노무현이 민주당의 지금 분위기를 계속 이끌어나간다면 찍을 필요가 없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후보들 옆에 붙어있는 인간들이 싫다
채 노 후보가 대통령 돼 가지고 얼마나 민주당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가 문제다. 민주당의 킹메이커들이 자기들의 것을 버릴려고 할지 모르겠다. 서 민주당이 이때까지 해온 것을 답습한다면 한 사람도 안 찍을 것이다. 국민의 요구는 좀더 색다른 것이다.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 해온 그런 것들을 좀 타파해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 그런 점에서 노무현이 제격 아이가. 그는 젊고, 동교동파도 아니다. 부산사람들은 국회의원도 안 된 사람이 어찌 대통령 되려 하느냐는 분위기가 강하다. 그런데 민주당에서 싸워서 후보가 됐다. 그가 강한 소신 가지고 정경유착이나 부조리, 게이트 같은 것들을 타파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염원이 있다. 그가 민주당 대표라면 분명히 심판해야 한다. 박 개인적으로 생각하면 노를 굉장히 좋아하고 존경한다. 노사모 같은 단체가 생겼다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런데 민주당은 분명히 심판받아야 한다. 이회창씨 되면 가신과 측근 등 인의장막에 둘러싸여 세상을 제대로 못 본다. 그래서 권영길 후보를 생각하게 된다. 권 후보에게 한표를 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근로자나 소외계층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것도 괜찮지 않겠나 하는 고민을 한다. 물론 되지는 않겠지. 채 노 후보가 부산시장 떨어지고 국회의원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예를 들어보자. 축구 잘하는 애한테, 동네축구 풀백시켜놓으면 갸가 골 못 넣는다. 그런데 진짜 좋은 클럽에서 골게터 시키면 골 넣는다. 국회의원 떨어진 것은 상관없다. 이 난 조그만 토공회사 임원인데 5년 동안 입을 다물고 있었다. 이 정권 때문에 소외감 많이 느꼈다. 나도 노무현씨한테 관심은 많은데 과연 민주당에서 자유로울 수 있느갸 그게 문제다. 김 77년인가 투표권이 생긴 이후 투표를 아직 한번도 안 했다. 이번엔 한번 가볼까 하고 생각한다. 누가 돼도 좋은데…. 그런데 두 후보 옆에 붙어 있는 사람들을 보면 또 투표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다. 국무총리도 해보고 감사원장도 해본 이회창 후보가 더 좋은데, 옆에 붙어 있는 사람들이 싫다. 한나라당이 옛날 민정계부터 시작된 것 아이가. 그것이 싫다. 이런 것을 보면 또 투표 못 하러 가겠다. 아직 정치권의 줄대기가 숱하게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무현이 되든 이회창이 되든 무슨 상관 있나. 정치얘기 하니까 또 열받네. 채 한꺼번에 충족시켜줄 사람은 없다. 그러면 1%나 5%라도 나은 사람 찍어야 한다. 그러면 앞으로 좋아지지 않겠나.
둘 다 태생적 한계… 비전을 봐야
채 한집안에 잘난 자식도 있고, 못난 자식도 있다. 그런데 가장만 바로 서면 잘살 수 있게 만든다. 가장이 시원치 않으면 집안 안 된다. 아버지의 구실이 중요하다. 서 정권을 한번 바꿔봤다. 대권에 엄청난 이권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누가 잡더라도 이권은 엄청나다. 정도의 차이지 누구 하나 결백한 사람이 없다. 노무현이가 대통령이 되려면 어느 정도 민주당과의 결별을 선언해야 한다. 그에 대해 분명히 자신의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채 그런데 민주당의 자산과 부채를 다 인수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말 잘못한 것이다. 서 민주당이 구제금융 극복했다고 3척동자도 인정하지 않는다. 국민이 극복한 것이지 민주당이 정치를 잘하고 효과적인 약처방을 잘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노무현이 대통령 되려면 민주당과 결별 내지 차별화를 분명히 내세워야 한다. 이 부산은 한나라당 텃밭이다. 그런데 노 후보가 대통령 되면 설마 고향인데 저버릴 수 있겠느냐는 막연한 기대가 있다. 10일 정도 고민을 좀더 해보겠다. 토론도 2번 보고 결정하겠다. 사실 고민이 많다. 누가 더 적합할지…. 채 대통령은 경영자(CEO)를 뽑는 것이다. 이윤 남겨서 국민에게 도움 주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권위 내세우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 손 둘 다 태생적 한계는 있다. 비전을 봐야 한다. 비전을 실현할 능력을 봐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는 노 후보가 좀더 실천적일 것 같다. 이 후보는 좀 나이가 많다. 그 나이면 사람이 변하기는 힘들다. 그런데 노 후보가 지역의 실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더라. 채 인사를 잘하면 된다. 대통령이 다 잘할 수는 없다. 얼마나 개혁적 인사를 단행하느냐를 보면 된다. 서 국가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선 누가 되든 큰 차이가 없다. 다만 국민이 정치를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정치판을 쇄신하면 된다. 지금 부산경제를 논할 필요는 없다. 국민이 보기에 정치판이 조금 나아지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노무현이 민주당과 결별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표시하면 100% 노무현 찍는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개인적 인품이나 마인드로 보면 이회창이 앞선다. 그런데 한나라당에 속한 정치권 사람들을 보면 정치판을 변화시키고 새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의아심이 든다. 채 국민은 열심히 잘살 겁니다. 그러니까 국민 실망시키지 않는 정치인만 나오면 됩니다. 이 YS는 부산에서 식상해 있다. 이 후보 지지했다는데 별 영향이 없거나 오히려 반감이 있다. 이인제씨 붙는 데는 표가 더 떨어진다. 유 부산사람들은 정치에 대해 실망한 사람들이 많다. 정치에 대해 관심을 안 가지려는데, 부산사람인 노무현이 나왔다니까 고민을 하는 것이다. 이 청문회 때, 마, 난리였다 아입니꺼. 서 개인적으로 놓고 보면 두 사람 다 존경할 만한 자격이 있다. 문제는 정치는 자기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정치라는 것이다. 이 민주당을 보면 대선후보는 노무현인데, 대표는 한화갑이고, 청와대 실세는 박지원이고, 헷갈린다. 후보는 단일화돼서 노무현인데, 민주당에서는 한목소리를 못 낸다.
마, 즈그 맘대로 찍어라
박 단순히 사람으로 보면 이회창이 낫다지만 난 반대한다. 물론 학벌이나 자란 환경으로 보면 이회창이 더 낫다. 난 노 후보한테 점수를 주고 싶다. 이회창씨는 대쪽 이미지로 컸다. 노 후보는 청문회 스타였다. 나도 굉장히 헷갈린다. 이 후보는 옛날 이미지는 좋은데, 표를 얻기 위해 자기가 싫어한 가신정치 답습하고 그런 게 싫다. 인간적으로는 노 후보한테 호감이 있지만 노 후보한테 표를 주기엔 너무 민주당이 싫다. 차라리 권영길 후보 찍고 싶은 생각도 있다. 고민을 하고 있다. 요즘엔 세명을 놓고 고민이다. 서 민주당 5년은 분명히 심판해야 하지만, 전라도도 박통·전통·노통 시절에는 많이 핍박당했다. 한편으론 이해된다. 누구를 선택하든 이런 부분과 결별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이 그런 때가 됐다. 노무현이 되든 이회창이 되든 정치가 좀더 해피하고, 비전을 제시하고 그래야 한다. 유 YS 됐을 때 부산에 본사를 둔 기업이 잘나간 적 없다. DJ가 됐을 때 광주도 마찬가지다. 부산 출신으로 서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나 호남 출신으로 서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덕봤다. 이젠 광주·부산·대구 사람들이 정신차려야 돼. 지역사람들 살릴 대통령 뽑아야 되는 거야. 서울공화국을 해체해야 한다. 이 노 후보는 젊고 참신하다. 하지만 대통령 됐을때 부산에 국회의원 하나 못 내는 민주당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이회창 후보는 한나라당 국회의원 많다. 박 두 후보가 제시한 공약이나 청사진을 보니 우리가 수십년 동안 들어본 것들이다. 실행도 안 된 것들이고. 인기발언만 한다. 유 선물거래소를 서울에서 가져가려는데 이 부분에 대한 공약이 양쪽 다 불명확하다. 손 지역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노 장관은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런 부분에선 이회창씨가 높다. 서 노무현이 되든 이회창이 되든 지금 정권보다는 나을 것이다. 노가 좋으면 노 찍고, 창이 좋으면 창 찍어라. 유 부산사람들은 이회창을 찍으려고 했다. 민주당에 대해 한번 화끈하게 뽄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누가 ‘잠깐, 부산사람 노무현이 있잖아. 한번 생각해봐.’ 이러는 거야. 이게 부산의 분위기다.
한화갑은 뭐하는 사람인가
서 민주당이냐 한나라당이냐 하면 헷갈릴 게 없는데, 노무현이냐 이회창이냐 하니까 헷갈린다. 김 노무현은 국민경선이라는 것을 했다. 그러면 노무현도 다르고 민주당도 달라야 한다. 그런데 우습다. 권노갑씨도, 아들도 정리했지만 한화갑씨는 도대체 뭐하는 사람인가 그 사람 뭐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왜 노무현을 잡아놓고 지지율 오르면 지원하고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여러 가지로 흔들어댔다. 이런 것을 보니 노 후보의 한계가 너무 빤히 보인다. 대통령이 돼서 무엇을 할 것인지. 이회창은 안타깝다. 5년 전에 됐어야 할 사람인데, 옛날 사람들 데리고 있는 점이 싫다. 이회창씨는 점진적인 발전을 할 수 있는데, 노무현은 힘들다고 본다. 서 그런데 시대적 흐름이나 노무현이 지금까지 단일화를 이뤄온 과정을 보면 참 운명적이다. 민주당 후보가 됐단 말이야, 될 수가 없었는데. 그게 궁금한 거야. 부산에서 국회의원·시장 떨어진 사람이 대선후보가 돼서 돌아왔다 이거거든. 참, 아이로니컬한 이야기인데…. 김 부산에선 누가 되든 흔쾌하다. 해피하다. 서 타이거 우즈도 우승 못 할 때가 있다. 상대한테 신바람이 불면 우즈도 예선탈락할 때가 있다. 이번엔 노무현이 되지 않겠나 하는 예감이 든다. 그런데 집사람과 만날 싸운다. 집사람은 이회창 팬이다. ‘어느 부모가 애새끼 군에 보내고 싶겠느냐’며 ‘그게 무슨 문제냐’고 그런다. 손 난 노무현 안 될 것 같아. 이회창씨가 될 것 같다. 김 노 후보도 사람은 좋다. 별 불만 없다. 박찬종씨를 더 좋아한다. 노무현이 정말 개혁하고 싶으면 왜 민주당 간판으로 나오나. 민주당에서 그리 핍박받으면서. 왜 민주당 간판으로 나오나. 이해가 안 된다. 서 그래서 자기가 되면 ‘노무현당’이라고 하지 않나. 그래 안 되겠나. 이 민주당은 노무현 밀어줄라카면 화끈하게 밀어줄 것이지. 그게 뭐냐. 노무현이 바꿀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민주당 탈당해서 새로운 당 후보로 나오면 모르겠는데. 손 요번에 민주당 뽑아주면 저그들이 잘한 줄 알 거 아이가. 유 자, 이제 그만 합시다.
부산=임석규 기자 sky@hani.co.kr·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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